검색

로제 아파트도 추가됐다…역대 ‘수능 금지곡’은?

이투데이

“이 발길이 지금 어디로 향하야 가는 것인가를…그곳은 바로 아파트…아파트! 아파트!”


큰일 났습니다. 수능 지문의 마무리는 그 무한한 아파트의 반복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도무지 이 귓가를 벗어나지 않는 그 멜로디. 아파트의 흥얼거림을 멈출 수 없죠.


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의 새로운 신곡 ‘아파트(APT.)’가 전 세계를 점령 중입니다. 한국의 술게임인 ‘아파트 게임’에서 착안한 노래인데요. 술게임의 리듬감이 얼마나 중독성이 있는지는 역사와 전통이 말해주고 있죠. 대학교 새내기때 선배들에게 ‘실전’으로 배운 그 술게임은 현재 새내기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지고 있으니깐요.


그 중독성을 노래로 만든 로제의 신곡 ‘아파트’는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해 더 큰 시너지를 발산했는데요. 그 덕분(?)에 한국을 넘어 전 세계가 중독성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투데이

12월 6일 발매하는 정규 1집 ‘로지’의 선공개 곡인 ‘아파트’로 로제는 현재 최상단에 입주해 있는데요. ‘아파트’는 발매 직후 국내 멜론 일간 차트 1위에 올랐고 22일 세계적인 음원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의 글로벌 차트까지 정복했습니다. 로제가 한국 여성 솔로 아티스트 최초로 미국 스포티파이 차트 1위, 글로벌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차트 1위에 등극한 거죠.


발매 1주일 만에 스포티파이에서 1억 스트리밍을 달성했고, 뮤직비디오는 공개 5일 만에 유튜브에서 1억 뷰를 넘었습니다. 25일에는 영국 오피셜 싱글 톱100 최신 차트(25~31일)에서 4위를 차지했는데요. 이는 블랙핑크 팀 최고 성적보다도 높은 순위죠.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8위로 올라서는 기록도 썼는데요. 지금까지 ‘핫 100’에서 K팝 여성 아티스트 최고 순위를 기록한 음악은 블랙핑크가 2020년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부른 ‘아이스크림(Ice Cream)’으로, 당시 13위를 올랐습니다. 로제는 솔로로 이 기록을 깬 건데요. 역시 중독성은 나라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유튜브 쇼츠와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아파트’가 가득한데요. 각국에서 로제의 뮤직비디오 속 안무를 따라 하거나 실제 한국의 아파트 게임을 해보는 영상들이죠. 실제 우리가 아파트라 말하는 ‘Apartment’가 아닌 ‘Apateu’ 발음이 그들에겐 독특한 외래어이면서도 귀에 박히는 자음인 듯합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음악이야?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중독성을 표현한 쇼츠도 많은데요. 모두 같은 경험을 공유한 것 같죠. 한국인들 또한 “아니 술게임을 노래에?”, “이게 뭐지?” 등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내 빠져들었습니다. 팝스타 찰리 푸스도 '아파트'가 발표된 직후 자신의 틱톡 계정에 ‘아~파트 아파트’ 부분만으로 영상을 올리며 “이 곡이 머릿속에 영원히 박혀 버렸다”라고 박제했으니 알만 하죠.

이투데이

문제는 이 ‘아파트’가 지금 제일 예민한 그 집단에게도 침투했다는 것인데요. 19년 인생에 가장 큰 시련, 아니 시험을 앞둔 고3이죠.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다음 달 14일 시행됩니다. 앞으로 단 17일이 남았는데요.


이제 막바지 최종 점검에 들어간 이들에게 갑자기 착륙한 ‘아파트’는 그야말로 재앙입니다. 모두 입 모아 ‘수능금지곡’이라고 외치는 중이죠.


‘수능금지곡’은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아 수능 등을 볼 때 문제가 많이 생기게 되는 노래를 뜻하는데요. 이 멜로디가 귓속을 계속해서 맴돌기 때문에 공부에 방해가 되고 집중력이 저하됩니다. 생각지도 못하는 순간에, 나도 모르게, 기억 속에 새겨진 멜로디를 저절로 반복해서 따라 부르게 되는 마성의 노래가 이 리스트에 포함되죠.


특정한 노래가 머릿속에서 계속 울리는 현상을 ‘귀벌레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귀벌레 증후군은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한 뇌의 작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긴장 상태에 있을 때 이를 해소하기 위해 떠올리는 음악이나 문구인데요. 그야말로 수험생들에게 딱 알맞은 현상이죠.


그냥 단순히 반복되는 ‘후크송’이라서 이 ‘수능금지곡’에 등재되는 건 아닌데요. 무엇보다도 높은 완성도와 높은 대중성을 가진 노래여야 하죠. 이것을 충족한다면 가요뿐 아니라 CM송, 동요도 이름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투데이

궁극의 ‘수능금지곡’은 SS501의 ‘유 알 맨(U R Man)’과 샤이니의 ‘링딩동’인데요. ‘수능금지곡’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주인공 격이라고 할 수 있죠.


실제 노래 제목보다 ‘암욜맨’으로 알려진 SS501의 유알맨은 ‘암욜맨’이 반복되는 노래인데요. 단순 반복이 아닌 ‘반음’을 올리며 고조되는 ‘암욜맨’은 입에 한 번 내뱉는 순간 24시간 따라다니죠. 너무나 자연스럽게 반복되는 공포감의 곡이라고들 입을 모읍니다. ‘링딩동’은 그 반복의 극치인데요. ‘링딩동 링딩동 링 디기디기딩딩 링딩동’이란 의미 없는 ‘ㅇ’의 반복이 그야말로 사람을 미치게 합니다. 이후에는 프로듀스101의 ‘픽 미(PICK ME)’와 ‘나야 나’, 김연자의 '아모르파티'도 자주 언급됐습니다.


CM송도 포함되는데요. 동원참치의 ‘참치, 요리로 참치, 조리로 참치, 이건 맛의 대참치’, 오로나민C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로나민C 오로나민C 오로나민C’도 그 중독성으로 ‘수능금지곡’ 대열에 합류했죠.


동요이자 애니메이션 OST인 ‘상어가족’도 빠질 수 없는데요. ‘아기상어 뚜루루뚜루 귀여운 뚜루루뚜루’는 0세부터 중년까지 모두를 아우른다는 평가입니다.


이 엄청난 대열에 ‘아파트’가 포함된 건데요. 2025년도 수능의 막판 장애물이 아닐 수 없죠. 전 세계를 사로잡은 만큼 그 벽은 그야말로 너무 거대한데요. 그래도 조금만 참으면 됩니다. 그 장애물을 이겨내고, 단순 노래가 아닌 ‘술게임’으로 즐길 25학번들의 귀를 막을 ‘인내심’을 응원합니다.

이투데이

기정아 기자 kki@etoday.co.kr

오늘의 실시간
BEST
etoday
채널명
이투데이
소개글
세상을 읽는 진실의 눈,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 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