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에 이미 광고만 20개 찍었던 ‘김희선 아역’의 현재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인기로 의학 드라마에 대한 재평가가 뜨겁습니다. 명작 의학 드라마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하얀거탑>부터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되기도 한 <굿 닥터>까지 같은 의학 드라마라도 다양한 변주가 이루어져 입맛대로 고르는 맛이 있는데요.
그중 의학드라마 부동의 시청률 1위는 바로 안재욱, 김희선 주연의 드라마 <해바라기>입니다. <해바라기>에서 김희선의 아역 배우를 맡았던 배우의 정체가 재조명을 받으며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천재 아역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배우, 김민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드라마면 드라마,
광고면 광고
김민정은 1990년 단막극 <베스트셀러극장 : 미망인>으로 데뷔했습니다. 당시 김민정의 나이 불과 8살이었지만 귀여운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듬해에만 무려 20편의 광고를 찍어 신문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전체 키즈 모델 광고 중 10%에 달하는 수치로, 당시 김민정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죠.
같은 해에는 대하드라마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로 KBS 연기대상에서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그 이후로 매년 최소 1편의 작품을 찍으며 꾸준히 연기력을 키워갔습니다. 1993년에는 이준익 감독의 가족 영화 <키드캅>에 출연해 이재석, 정태우 등 아역 배우들과 연기합을 맞췄습니다. 1995년에는 명작 사극 <장녹수>에서 박지영이 분한 ‘장녹수’의 아역을 맡아 활약하기도 했죠.
아역에서 벗어나
성인 연기자로
모든 아역 배우들의 숙제죠. ‘아역’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어른스러운 성인 연기자의 이미지를 얻는 것은 천재 아역이라 불리던 김민정에게도 힘든 일이었습니다. 드라마 <해바라기>에서 김희선의 아역으로 출연하기도 했지만, 누군가의 아역이라는 타이틀은 여전했죠. 그런 김민정이 선택한 차기작이 바로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였습니다.
김민정은 ‘노홍렬’의 딸 ‘노민정’으로 분해 신 스틸러로 활약했습니다. 미대에 다니는 대학생이자 매사 까칠해 할아버지인 노구와 티격태격하는 개그 캐릭터로 변해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는 김민정에게 사실상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 되었습니다. 성인으로 넘어갈 무렵 선택한 작품이기에 대학생, 청춘스타로 이미지를 굳힐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가 종영한 직후에는 드라마 <라이벌>에서 살벌한 악역 연기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김민정은 2004년 드라마 <아일랜드>에서 ‘아역 배우 출신 에로배우’라는 다소 파격적인 설정의 ‘한시연’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습니다. 2007년에는 ‘제 2의 <하얀거탑>’이라는 극찬을 받은 드라마 <뉴하트>에 출연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습니다. 김민정은 흉부외과 전문의 ‘남혜석’을 연기했는데요. 엄청난 실력을 갖춘 전도유망한 의사여서 냉철하면서도 지적인 매력을 뽐낼 수 있었던 배역이었습니다.
슬럼프? 침체기?
지금은 제2의 전성기
하지만 김민정은 2009년 석회화건염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잠시 방송계를 떠나 투병기를 거쳤는데요. 다행히 반년 만에 복귀하기는 했지만, 이후 출연했던 드라마 <2009 외인구단>, <갑동이>, <장사의 신> 등이 흥행에 부진하면서 잠시 슬럼프를 겪는 듯해 팬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7년, 김민정에게 드디어 반가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드라마 <맨투맨>이 크게 흥행을 하면서 재기에 성공한 것입니다. 이듬해에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쿠도 히나’ 역으로 제 2의 전성기까지 맡으며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편 김민정은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악마판사>에 출연 중입니다. 드라마 <뉴하트>에서 연기합을 맞췄던 지성과의 재회라 팬들의 기대가 뜨거운데요. <뉴하트>에서 동료이자 연인으로 나왔던 반면, <악마판사>에서는 서로 적대적인 관계로 등장해 화제가 되었죠. 김민정은 사회적 책임재단 상임이사 ‘정선아’를 맡아 팜므파탈적인 면모를 뽐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