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감독이 ‘감독의 로망’이라 밝힌 여배우의 데뷔 시절 사진
누구나 한 번 즈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라는 속담을 들어봤을 텐데요. 이 속담은 어려운 상황이 닥쳐왔을 때 살아 나갈 방법은 있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속담에 딱 맞는 한 여배우의 과거를 들려드리려고 하는데요. 그녀는 현재 충무로 최고 배우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과연 이 배우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공부는 못하지만
‘얼굴 천재’ 여고생
임수정은 1979년 서울특별시에서 태어나 올해로 41세를 맞았습니다. 허나 41세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동안 미녀’로 정평 나있죠. 사실 그녀는 학창 시절부터 예쁘다고 소문난 학생이었습니다. 다만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매우 조용한 편이었죠. 그녀의 고교 선생님들조차 ‘공부는 못하는데 아주 예쁜 학생’이라고 칭할 정도였습니다. 또 다른 학생들에겐 “수정이처럼 예쁘지 않으면 공부 열심히 해라”라고 했죠.
너무 조용한 성격을 가진 탓에 임수정은 자신이 연예인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관람했던 연극에 깊은 감명을 받은 나머지 연기자의 꿈을 키우게 됐는데요. 때마침 열린 1998년 잡지 ‘쎄씨’ 표지모델 선발 대회에 출전하고 대상을 받으면서 연예계에 입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함께 모델을 했던 김민희, 이요원, 배두나는 연기까지 시작했으나 임수정은 대기만 하는 신세였죠.
300번가량 오디션 탈락
연기를 하고 싶었던 임수정은 오디션이라는 오디션 현장엔 모두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연기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것과 연기 수업도 받지 않았었다는 사실이 그녀의 발목을 잡았는데요. 때문에 임수정은 무려 300번이나 오디션에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습니다.
다행히 임수정은 2000년 예능 ‘좋은친구들’에 참여하면서 첫 TV 출연을 했습니다. 더불어 가까스로 오디션에 합격해서 드라마 ‘학교4’에도 주연급으로 출연하게 됐죠. 하지만 갈수록 비중이 낮아지고 마지막 회에는 비중이 거의 엑스트라 급이 됐는데요. 연기 경험이 부족한 그녀를 따라다니던 ‘발연기’ 꼬리표가 앞길을 막았던 것이죠. 그렇게 그녀는 주목받지 못한 채 불운한 신인시절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동안 미모로
‘중학생’ 오해받아
임수정은 김지운 감독의 공포영화 ‘장화, 홍련’에 출연하면서 터닝포인트를 맞았습니다. 김 감독은 공개 오디션에서 임수정을 보고 ‘깊은 매력과 내면의 성숙함을 가진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 캐스팅했다고 밝혔는데요. 그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임수정은 앳된 얼굴로 서늘하고 종잡을 수 없는 집착 연기를 완벽히 해냈죠. 그리고 2003년 청룡영화상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임수정에게 신인상을 수여했습니다.
2004년이 되자 임수정은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도 캐스팅됐는데요. 그런데 관계자들의 반응이 다소 차가웠습니다. 관계자들은 아직 대중적인 배우가 아니었던 임수정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제작사에 “임수정은 듣보잡이니까 빼라”라는 말까지 했죠. 임수정의 팬들 역시 그녀가 상처를 받고, 대중적으로 변해서 본래의 매력을 잃을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습니다. 임수정은 전국에 ‘미사 폐인’을 만들 정도로 소지섭과 가슴 절절한 커플 연기를 선보였죠. 다만 인지도도 높지 않고 동안인 탓에 어르신 시청자들에게 “중학생이 연기 참 잘하네.”라는 평을 들었는데요. 2004년 KBS 연기대상 땐 “왜 아역상 후보에 없냐”고 놀림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놀림과 걱정이 무색해지게 임수정은 KBS 연기 대상에서도 당당히 여자 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남자배우와 감독 복 터져
300번이나 오디션 탈락을 경험하던 임수정은 완전히 전세가 역전됐습니다. 독립영화부터 상업영화까지 다양한 장르와 배역에 도전한 덕에 충무로 최고의 감독들에게 러브콜을 받았죠. 그녀는 여배우 중 유일하게 허진호, 최동훈, 박찬욱, 김지운 등의 충무로 최고 감독들과 작품을 했습니다. 영화 ‘타짜’를 만든 감독 최종훈은 그녀를 “감독들의 로망”이라고 칭했죠.
고생 끝에 낙이 오듯이 그녀는 남자 파트너 운까지 좋았습니다. 함께 연기했던 파트너들이 아주 화려하죠. 공유, 김래원, 소지섭, 정우성, 비, 강동원, 현빈 등 많은 탑 남자배우들이 그녀와 연기를 했고,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임수정은 조만간 이동욱과 ‘싱글 인 서울’이라는 로맨스 영화로 돌아올 예정인데요. 연약한 신인에서 충무로의 여왕이 된 그녀가 이번엔 어떤 연기를 선보일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