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책받침 여신’ 2000년대 주름 잡았던 일본 여배우의 리즈 사진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대대적으로 이뤄지면서 한국에는 일본 만화나 영화 등이 쏟아졌습니다. 그 시기와 맞물려 일명 ‘책받침 여신’으로 불리는 일본 배우 계보가 생겼죠. 오늘은 그 시절 우리를 설레게 했던 일본 배우들의 리즈 시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0대, 20대, 30대, 전부 리즈
우에노 주리
영원한 노다메, 우에노 주리가 처음 우리나라에 얼굴을 비춘 것은 2003년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를 통해서였을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년 늦은 2004년에 개봉했죠. 우에노 주리는 주인공 ‘츠네오’의 연인 ‘카나에’를 맡았는데요.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카나에가 조제를 찾아가 뺨을 때리는 장면은 손에 꼽히는 명장면이기도 하죠.
2004년에는 영화 <스윙걸즈>에 출연해 해맑은 고등학생 ‘스즈키 토모코’ 역을 맡았습니다. 우에노 주리는 실제로 영화에 나오는 색소폰을 다루기 위해 3개월 동안 합숙 생활을 하며 훈련을 받았다고 합니다. 2006년 <스윙걸즈>가 한국에 개봉했을 당시 우에노 주리가 한국에 내한해 팬덤 몰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2006년, 우에노 주리는 자신의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에 캐스팅되면서 정상의 자리에 서게 됩니다. 4차원에 엉뚱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노다메’를 완벽히 소화해 ‘만찢녀’ 타이틀을 얻었죠. 2015년에는 우리나라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 특별출연해 한국 팬들을 반갑게 했습니다.
15살에 칸으로
미야자키 아오이
미야자키 아오이는 어린 시절 CF 모델로 데뷔해 연기 신동이라는 소리를 듣는 영재였습니다. 15살 때인 2000년에는 거장 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영화 <유레카>로 칸 영화제에 소개되기까지 했죠. 2005년에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나나>의 주인공 ‘나나’로 캐스팅되어 놀라운 싱크로율을 보여줬습니다.
2007년에는 영화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에서는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연기를 선보여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최근에는 <늑대아이>나 <괴물의 아이> 같은 애니메이션 영화에 성우로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하고 있는데요. 2017년에는 영화 <분노>에 출연해 변함없는 연기력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영원한 우리의 조제
이케와키 치즈루
앞서 설명했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의 주역, 이케와키 치즈루도 빼놓을 수 없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일본 영화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영화이자 이케와키 치즈루의 신들린 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케와키 치즈루는 영화의 주인공 ‘조제’를 맡아 하반신을 못 쓰는 장애인 연기부터 사랑에 냉소적이면서도 어딘가 아련한 멜로 연기를 완벽히 해내 평단과 대중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이케와키 치즈루는 2009년 한일 합작 영화 <오이시맨>의 주인공으로도 유명하죠. 상대역인 이민기와의 ‘어른 멜로’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습니다. 2018년에는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에 조연으로 출연해 오랜만에 근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17살에 아카데미 9관왕
나가사와 마사미
나가사와 마사미는 12살의 나이에 일본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53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우승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습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장신의 키에 독보적인 비율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죠. 그 이후로 여러 작품의 단역으로 활동하다 17살 마침내 자신의 출세작이자 인생작,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 출연하게 됩니다.
나가사와 마사미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고등학생 ‘아키’로 분해 삭발을 감행하는 열정을 보였습니다. 결국 영화는 흥행수입 85억 엔을 기록하는 대박을 치고, 일본 아카데미 9관왕의 쾌거를 거두며 나가사와 마사미는 일본의 국민 첫사랑에 등극하게 되었죠. 나가사와 마사미는 그 이후로도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바닷마을 다이어리> 등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일본의 대표 연기파 배우로 우뚝 서게 됩니다.
초등학생 시절 길거리 캐스팅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카호는 신인 시절부터 일명 ‘일본의 기적’으로 불리며 엄청난 미모를 자랑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작품에 조연과 단역을 가리지 않고 출연하며 연기력을 갈고닦아 2009년 영화 <미래를 걷는 소녀>에서는 물 익은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죠.
한동안 청순한 이미지를 유지하던 카호는 2015년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며 명품 배우의 길을 나아가고 있습니다. 카호는 4자매 중 셋째 ‘치카’를 맡아 열연을 펼쳐 호평을 받았습니다. 작년에는 우리나라 배우 심은경과 함께 영화 <블루 아워>에 출연해 여전한 매력을 선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