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장에 회칼 들고 찾아와 최민식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무명 배우
<올드보이> 오디션장에 회칼 가져와
당당히 합격한 강혜정
2017년 <저글라스> 이후 차기작은?
빛나는 재능을 가진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인 오디션장에서, 배우들은 누구보다 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신인 배우라면 더욱 그 절실함이 강하겠죠. 신인 시절의 강혜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배우로 활동한 강혜정은 오디션에서 보다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회칼을 들고 오디션장을 찾아 주변인들을 놀라게 했는데요. 오늘은 강혜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강혜정은 1998년 드라마 <은실이>에 출연하며 처음 연기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십 대 시절 강혜정의 풋풋한 미모와 함께 주인공인 ‘은실이’를 괴롭히는 배다른 언니 ‘장영채’ 역으로 독기 서린 연기를 선보여 극찬을 받았습니다.
2002년에는 시트콤 <논스톱 3>의 개국공신으로 각광을 받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드라마의 초반에만 짧게 등장하고 하차해 팬들을 아쉽게 했습니다.
강혜정이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얻은 것은 2003년 영화 <올드보이>부터였습니다.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 중의 명작이자, 세계적으로도 찬사를 받은 박찬욱 감독의 대표작이죠.
강혜정은 <올드보이>의 주인공 ‘미도’ 역으로 캐스팅되어 열연을 펼쳤는데요. 이 작품으로 강혜정은 청룡영화제의 여우조연상을 비롯해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강혜정이 <올드보이>에 캐스팅된 데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있는데요. ‘미도’ 역의 오디션장을 찾은 강혜정은 일식 주방장이라는 ‘미도’의 설정에 맞춰 회칼을 들고 온 것입니다. 심지어 이 회칼도 오디션장 근처에 있는 실제 일식집에서 빌려온 것이라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는데요.
당시 현장에 있던 최민식은 ‘주방장이 목숨처럼 생각하는 회칼을 함부로 빌려줄 리 없다’라며 강혜정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강혜정을 의심한 최민식은 ‘만약 거짓말이면 넌 이 작품을 할 자격이 없는 거다’라는 강수까지 놓으며 조감독을 해당 일식집으로 보내 진위 여부를 확인하게 했습니다.
전말은 이랬습니다. 일식집을 찾은 강혜정은 ‘이 칼을 저에게 빌려주신다면 오디션에 큰 도움이 될 거다’라고 호소해 회칼을 빌려온 것이었습니다. 요리사의 마음까지 움직인 강혜정의 열정은 최민식과 박찬욱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최민식은 ‘연기가 부족하더라도 저렇게 하고 싶어 하는 배우가 하는 게 낫다’라며 강혜정을 완전히 믿게 되었죠. 결론적으로 최민식과 강혜정의 열연으로 <올드보이>는 3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올드보이> 이후 강혜정은 영화 <연애의 목적>과 <웰컴 투 동막골>로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강혜정은 2017년 드라마 <저글러스> 이후 별다른 작품 활동을 하고 있지 않아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는데요. 무려 4년간 이어지는 공백기에 대해 강혜정은 캐스팅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토로해 안타까움을 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