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특이한 본명 때문에 예명으로 활동할 때보다 더 떴다는 배우들
학창시절, 독특한 이름은 선생님의 관심을 받기 딱 좋을 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연예인들에게도 독특한 이름은 큰 고민거리 중 하나입니다. 대중들에게 쉽게 각인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지만, 이미지와 안 맞는 이름 때문에 예명을 사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죠. 오늘은 특이한 본명 때문에 예명으로 활동하는 배우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예슬이→한예슬
유독 연예인 중에서 한 씨 여배우가 많아서 그럴까요? 의외로 한예슬이 예명인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배우 한예슬의 본명은 ‘김예슬이’입니다. 2001년 슈퍼모델 선발대회로 데뷔할 때까지만 해도 본명으로 활동했죠. 실제로 한예슬의 영어 이름도 본명과 비슷한 ‘Leslie’입니다.
‘김예슬이’가 ‘한예슬’이 된 것은 모델 활동 후 잠시간의 휴식기를 가지고 드라마 <논스톱4>부터였습니다. <논스톱4>에는 장근석, 이윤지, 신화의 앤디, 전진 등 당시 신인 배우들을 대거 등용했었는데 한예슬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중간부터 투입되었지만 고양이 상 미모에 푼수 같은 성격이 큰 인기를 얻었죠.
이후 한예슬은 드라마 <환상의 커플>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꼬라지 하고는’이라는 유행어를 남기기도 했죠. 한예슬은 극중 오만한 재벌녀 ‘조안나’와 조안나가 기억상실증에 걸려 탄생한 ‘나상실’을 오가는 열연을 펼쳤습니다. <환상의 커플>하면 빠질 수 없는 게 한예슬의 짜장면 먹방인데요. 몸을 사리지 않은 먹방에 ‘호감 배우’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송승복→송승헌
눈썹 미남의 대명사, 배우 송승헌의 본명이 ‘송승복’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송승헌은 1995년 모델로 데뷔 후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을 걸으며 예명이었던 ‘송승헌’으로 개명했습니다. 약 20년 전 일이라 대중들에게 잊혀진 사실이죠. 송승헌은 드라마 <남자 셋 여자 셋>으로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잘생긴 얼굴과는 반대로 썰렁한 개그를 치는 그의 반전 매력이 큰 인기를 끌었죠.
그리고 지금의 송승헌을 만든 드라마 <가을동화>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습니다. 선이 굵은 연기에 드라마의 아련한 분위기가 만나 ‘송승헌 앓이’가 시작된 작품이기도 하죠. 송승헌은 송혜교가 맡은 최은서와 가슴 아픈 사랑을 하는 윤준서 역으로 등장해 열연을 펼쳤습니다. 아직도 송승헌의 대표작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작품 중 하나죠.
2011년에는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에서 자상하면서 허당끼 있는 외교관 박해영으로 등장해 김태희와 합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방영 전에는 송승헌의 연기력 논란 때문에 우려가 많았던 작품이지만, 탄탄한 스토리에 깨알 같은 재미로 평균 시청률 15%를 기록했습니다. 최근에는 드라마 <보이스4>의 주인공으로 물망에 올라 팬들의 기대를 높였습니다.
어남선→류수영
연예계 대표 애처가 중 한 명인 배우 류수영도 예명을 사용하는 배우입니다. 사실 류수영의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어남선’으로 유명하죠. 예능에서도 ‘어남선생’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곤 합니다. 어 씨는 1만여 명 정도 되는 희귀 성 씨라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류수영이라는 예명을 채택한 듯합니다.
류수영은 1998년 데뷔 후 단역과 조연을 오가다 2002년 드라마 <명량소녀 성공기>에서 냉정하고 날카로운 재벌 2세 오준태로 등장해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습니다. 이후 드라마 <서울 1945>, <불량 커플>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등장해 연기파 배우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러다 예능 <진짜 사나이>에 나와 의외로 섬세한 반전 매력을 선보여 인기몰이를 했죠.
류수영의 두 번째 전성기를 연 작품,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류수영은 상사에 치이고 시청률에 목매는 방송국 PD 차정환으로 등장해 사회인의 고충을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여기에 이유리가 맡은 독선적이면서 카리스마 있는 변혜영과의 케미 돋는 커플 연기가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습니다.
신순기→신구
86세의 나이에도 연극, 브라운관, 스크린을 종횡무진 하는 배우 신구도 사실 예명을 쓰는 배우입니다. 신구의 본명은 신순기인데요. 청년 시절 연극 아카데미에 다닐 때 극작가 유치진이 지어준 예명이라고 합니다. 이 인연 덕분일까요? 신구는 유치진이 지은 <소>라는 연극에 출연하여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신구의 인생 캐릭터으로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의 ‘노구’를 꼽기도 합니다. 신구는 꼬장꼬장하지만 매 편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하며 큰 인기를 끌었죠. 신구는 이 이미지를 살려 롯데리아 CF에 출연해 ‘니들이 게맛을 알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드라마 종영 후에도 변함없는 인기를 누렸습니다.
최근에는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에서 배우 박소담과 합을 맞추기도 했죠. <앙리 할아버지와 나>는 전국 순회공연이라 노익장에게는 힘들 수 있었지만, 신구는 과감하게 연극 일정을 소화해 내 관객들과 동료 배우들의 존경을 받았습니다. 작년에는 드라마 <카이로스>에서 때로는 온화했다가 때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동전의 양면 같은 연기를 선사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