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초원의 꿈같은 여행 `굴업도`
백패킹의 성지 굴업도 개머리 언덕
연평산과 덕물산에서는 등산의 묘미
드넓은 초원에 반짝이는 것은 제철 맞아 피어난 수크렁이다. 끝이 보이지 않게 길게 펼쳐진 초원 가운데 오솔길을 걷다 보면 이리저리 엄지손가락보다 큰 풀무치들이 튀어 오른다. 좌우로 보이는 해안 절경에 빠져 꿈을 꾸듯 풀숲을 헤쳐나가다 만나는 아찔한 절벽. 허겁지겁 가운데 길로 돌아오는 우리를 경계하는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이 있다. 꽃사슴이다!
백패킹의 성지 굴업도 개머리 언덕
백패커들이 ‘한 번쯤은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꼽는 굴업도 개머리언덕은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지녔다. 몇 곳을 제외하고는 키 큰 나무도 없어 끝없는 풀밭이 이어지고 그 끝은 바다다. 천적 없이 불어난 백여 마리의 사슴들은 언덕 곳곳에서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어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불빛이 전혀 없는 캄캄한 초원의 밤하늘을 밝히는 것은 하늘에 떠있는 달과 수많은 별뿐이다.
다음날 새벽 가파른 능선을 오르느라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을 때 아침 안개 속에 서리 맞은 것처럼 하얗게 언덕을 빛내고 있는 것, 수크렁이다. 안개 속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보이는 것이라고는 하늘과 맞닿은 수크렁 뿐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는 그들 사이에 낯선 이방인을 경계하는 사슴의 따가운 시선도 있다.
연평산과 덕물산에서는 등산의 묘미
굴업도 선착장 오른쪽에 불어오는 바람에 쌓인 모래가 만든 아름다운 해변 목기미 해수욕장이 있다. 그 뒤로 우뚝 솟은 연평산과 덕물산은 해발 128미터와 138미터 밖에 되지 않으나 쉽게 볼 산이 아니다. 섬 특성상 모래가 많은 흙과 암봉들이라 무척이나 미끄럽다. 가파른 경사를 올라갈수록 수직에 가까운 비탈길이라 줄을 잡아야만 올라갈 수 있다. 어렵게 올라 간 정상에서 맞는 시원한 바람과 눈앞에 펼쳐지는 붉은 모래해변과 섬 전체의 풍광은 오랫동안 기억 속을 맴돈다.
이곳 이외에도 물때가 맞지 않아 가보지 못한 토끼 섬은 한때 토끼를 방목해 길렀다는 섬으로 파도와 소금바람에 침식된 해식지형이 장관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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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포인트
1. 굴업도로 불리는 것은 현재는 ‘한국의 갈라파고스’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나 처음 이곳에 정착하러 온 사람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척박한 땅을 일구고 야산을 개간하여 채소, 땅콩 등을 재배하는 등 땅을 파는 일을 업으로 하였다 하여 굴업(掘嶪), 또는 섬 모양이 사람이 구부리고 엎드린 형상이라 하여 굴업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2. 가는 길
인천에서 90킬로미터 떨어진 섬으로 직접 가는 배가 없다. 인천 연안부두나 대부도 방아다리 항에서 덕적도까지 1시간 10분, 덕적도에서 굴업도까지 다시 1시간 남짓 배를 타고 가야 한다. 올해 말까지 근해 도서 섬 나들이 여객운임을 50%까지 지자체와 여객선사가 지원하고 있으므로 섬 나들이 계획이 있다면 올해 안에 가보자.
3. 숙박 및 식사
숙박은 주로 개머리 언덕에서의 캠핑이나 큰말 해수욕장에서 민박이 가능하다. 깨끗한 모텔이 아닌 시골집 방 한 칸으로 5만 원에 식사는 8천 원 정도다. 항구부터 개머리 언덕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있으므로 식사는 민박집에 예약하여 민박집 트럭을 이용하여 가는 것이 좋다.
4. 편의 시설
큰말해수욕장 입구에 화장실과 샤워장이 있으나 개머리 언덕 위에는 아무 편의 시설이 없으므로 아래까지 내려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민박집마다 간단한 음료, 주류, 스낵은 있으나 다양하지 않으므로 비상약과 함께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불볕 같은 더위가 가시고 파란 하늘에 구름이 예쁜 요즘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인천에서 반나절 가면 만날 수 있는 사슴들이 뛰어 노는 푸른 초원으로의 꿈같은 여행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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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트립in 신영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