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집회' 권장하는 교회 카톡방…"은혜 원수로 갚는 한국"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일본 경제 보복 조치로 한일 외교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극우 집회 참여를 독려한 일부 교회 행태가 폭로됐다.
MBC는 5일 저녁 공개한 영상을 보면 한 목사는 설교에서 한국이 2차 대전 전범국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친다. 이 목사는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로서 일본과 함께 전쟁의 전범이다. (한일 협정으로) 일본이 한국을 독립국으로 인정해준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어 “은혜를 원수로 갚는 대한민국에 대하여 하나님께서는 과연 어떻게 처리하실 거 같냐”는 말도 덧붙인다.
인천 소재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는 “일본이 멸망시키지 않았어도 멸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던 나라가 조선”이라며, “(일본) 가봐라. 얼마나 나라가 좋은가. 깨끗하고. 그런 거는 배워야 한다. 국가권력에 순종하는 거는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사랑침례교회 측은 MBC 스트레이트가 공개한 영상에 대해 “정동수 목사의 강연 영상들을 교묘하게 편집하고 짜깁기 하여 일부 발언을 확대 축소 왜곡하고 정 목사를 일본 찬양론자로 몰아세워 목사 개인과 교회의 명예를 훼손하고 심지어 교회 직원들과 여러 사람들을 물리적 테러의 위협에 직면하게 하였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교회 측은 MBC 스트레이트가 인용한 2개의 영상이 예배 시간 설교 영상이 아니라 다른 교육 시간에 신도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던 중 녹화된 영상이며, 강연 시기 역시 각각 2019년 2월과 3월로 최근 고조된 반일 분위기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교회 측은 “반일 분위기가 고조된 시점에 이 영상들을 무단 도용하면서 조작을 하여 정동수 목사와 사랑침례교회가 친일 행보를 하는 것으로 만들어 방영했다”며 MBC 스트레이트가 허위 보도를 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날 밤 방송된 MBC 스트레이트는 교회의 이같은 행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했다. 스트레이트가 취재한 한 교인에 따르면 2007년에도 교회 장로인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 당선을 위해 교회가 조직적으로 인터넷 여론 조작 활동에 참여했다.
스트레이트는 최근 교인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친일 여론을 조성하고 관련 집회 참여를 유도하는 행태 역시 공개했다.
스트레이트가 확보한 한 교회 단체대화방 메시지 내용을 보면, 현 정부를 비하하고 일본을 찬양하는 조의 메시지가 줄을 잇는다. 이어 일본대사관 앞 극우 집회 정보를 올린 뒤 “중요한 기자회견이니 많이 참석해 달라”, “많이 참석하시는 게 애국”이라는 참여 요청까지 등장한다.
1일 있었던 문제의 집회에는 엄마부대 등 극우 성향 단체들이 대거 참여해 한일 갈등 관련 정부를 비난하는 시위를 가졌다. 참여자들은 “문재인이 머리를 숙이고 일본에 사죄하지 않으면 해결이 되지 않는다”, “아베 수상님 죄송합니다” 등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들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