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의 화가가 반한 '삼부연폭포'
[인싸핫플]
강원도 철원의 '삼부연폭포'
물이 고이는 못이 마치 가마솥을 닮았다고 해 ‘삼부연’이라고 이름 붙은 ‘삼부연폭포’ |
삼부연은 강원도 철원에 있는 폭포다. ‘철원읍지’에 의하면 삼부연은 용화산에 있으며, 시냇물이 뒤섞여 갈수록 깊고 넓어지다가 절벽에 거꾸로 걸리면서 3층의 물구덩이를 만들었다. 그 깊이를 알 수 없지만, 세 개의 가마솥 모양이니 삼부연이라 했다.
실제로 삼부연은 물이 층암으로 된 바위벽을 세 번 걸쳐 내려온다. 물이 고이는 못이 마치 가마솥을 닮았다. 전설에 따르면 이곳에는 도를 닦던 네 마리의 이무기가 있었는데 세 마리가 폭포의 기암을 각각 하나씩 뚫고 용으로 승천했다고 한다. 그때 생긴 세 곳의 구멍에 물이 고인 것이 삼부연. 상단의 못을 노귀탕, 중간 못을 솥탕, 하단의 가장 큰 못을 가마탕이라 부르고 있다.
물이 고이는 못이 마치 가마솥을 닮았다고 해 ‘삼부연’이라고 이름 붙은 ‘삼부연폭포’ |
삼부연은 정말 편하게 만나는 폭포다. 폭포는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의 군청에서 그리 멀지 않다. 읍내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나가면 바로 폭포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만난다. 보통 산 중턱에 있는 폭포와 달리 길가에 있어 산을 오르는 수고를 덜어준다. 편하다고 해서 폭포의 감동이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거대한 폭포를 가까이 가서 볼 수는 없지만 장쾌함은 그대로 전해져온다. 20m 암벽을 타고 거대한 물줄기가 수직 낙하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이다.
바위를 투박하게 뚫어 만든 오룡굴 앞이 바로 폭포가 있는 자리다. 1970년대 군인들이 뚫은 것이라고 한다. 터널은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않아 동굴의 날것 분위기가 물씬하다. 지금은 확장공사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차 한 대가 들어가면 꽉 찰 정도다. 굴 밖으로 나서면 개울가를 따라 2㎞ 상류에 용화저수지가 있다.
조선 후기의 화가 겸재 정선도 금강산을 그리러 가다 삼부연 폭포를 화폭에 담았다. 정선은 삼부연의 특징을 그대로 시각화했다. 첫 웅덩이를 거쳐 두 번째 웅덩이에서 멈칫하고 마지막 세 번째에서 시원스레 떨어지는 폭포를 연출했다. 폭포 아래 언덕에 서 있는 여행객은 세 웅덩이를 전부 볼 수 없다. 그러나 정선은 ‘삼부’, 즉 세 개의 가마솥을 전부 담고 싶었다. 작가의 의도에 따라 가감하고 편집하는 진경산수화의 특징인 셈이다.
물이 고이는 못이 마치 가마솥을 닮았다고 해 ‘삼부연’이라고 이름 붙은 ‘삼부연폭포’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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