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31번 환자, 두 달 만에 퇴원…‘산더미 병원비’ 누가 낼까
대구 첫 코로나19 확진자, 26일 입원 68일 만에 퇴원
경찰, 코로나19 관련 신천지 방역 방해 의심 수사 중
대구시 “법률 검토 거쳐 신천지에 구상권 청구 예정”
대구 지역 첫 코로나19 확진자인 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 31번 환자(61·여)가 입원 두 달 만에 퇴원하면서 이 환자의 병원비 총액과 정부의 지원 여부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지난 3월2일 경기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가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31번 환자, 68일 만 퇴원…국내 확진자 중 ‘최장 입원’
지난 26일 대구의료원에 따르면 31번 환자가 병원에 입원한 지 68일 만에 퇴원했다. 그는 국내 확진자 중 가장 오래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로 기록됐다. 31번 환자는 지난 2월17일 코로나19 확진으로 판명돼 감염병 국가지정병원인 대구의료원의 음압병실에 입원했으며, 그동안 여러 차례의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후 지난 22일 처음으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이후 2차 검사에서도 음성으로 확인돼 퇴원했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완치돼 격리 해제가 되기까지 평균 14.7일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입원 환자만 따로 놓고 보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대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한 환자들이 완치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24.8일로 알려졌다. 68일 만에 퇴원한 31번 환자 사례는 이례적이다.
31번 환자 병원비, 3000만 원 넘을 듯
31번 환자가 두 달 넘게 입원해 치료를 받음에 따라 그간 쌓인 병원비도 수 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병원 측은 병원비 산출 부분에 대해 개인정보 등의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병원비는 3000만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31번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은 대구의료원 음압병실은 하루 병실료가 1인실은 40만 원, 다인실은 22만 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채널A는 “1인실 기준 입원비와 검사비, 진찰료, 시술료 등을 더하면 31번 환자의 병원비는 지금까지 3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부터 17일이 지난 시점에 퇴원했기 때문에 입원비만 다인실 기준 약 374만원, 1인실은 약 680만 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된다. 때문에 31번 환자의 총 병원비는 3000만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13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대구시 제공) |
경찰, 신천지 범법행위 수사 중…대구시 “구상권 청구 검토”
현재로선 수 천만원에 달하는 병원비에 대한 31번 환자의 부담감은 없다.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치료비를 정부에서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정부는 감염병 예방법을 근거로 코로나19 감염증의 검사와 격리, 치료에 필요한 비용을 처리한다. 비용은 건강보험공단과 국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부담한다.
다만 경찰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신천지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기에 차후 수사 결과에 따라 31번 환자를 포함한 신도들의 치료비를 신천지 측이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3일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신천지에 대한 행정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경찰에 신천지 대구교회의 교인 명단을 의도적으로 삭제한 점, 시설 일부 미제출로 인해 역학조사가 방해된 점, 역학조사상 허위진술한 점 등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어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피해상황조사 및 법률 검토를 거쳐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라며 “집회 또는 모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행정명령을 어길 경우, 관계 법률에 따라 엄중조치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역시 코로나19와 관련한 신천지의 방역활동 방해 여부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지난 21일 정동일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은 ‘신천지 강제 해산 촉구’와 ‘신천지 교주의 즉각적인 구속 수사 촉구’ 등 청원 2건에 대한 답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신천지 측의 신도 명단 제출 지연, 고의 누락, 폐쇄된 신천지 시설 출입 등 방역활동을 방해한 점을 발견한 서울시, 대구시, 경기도 등의 지자체는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신천지와 위반 신도 등을 수사기관에 고발했다“며 ”고발 건에 대해 현재 검찰과 경찰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