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34년 이끈 '전국노래자랑' 떠난다
건강문제 탓 진행 어려워
제작진, 후임 MC 접촉 중
송해(사진=이데일리DB) |
‘국내 최고령 MC’ 송해(95)가 34년간 정든 KBS1 장수 음악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을 떠날 전망이다.
16일 방송가에 따르면 송해는 최근 제작진에 “더 이상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는 게 어렵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도 송해의 하차를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후임 진행자 물색 및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해는 현재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전국노래자랑’ 제작진은 상태가 위중한 것은 아니라 일상적인 검사 수준의 진료를 위한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도 “격주 녹화라 이번 주에는 촬영 일정이 없고 다음 주 촬영 참여 여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송해는 지난 3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완치돼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재개했지만 체력과 소화기능의 저하로 힘겨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조치에 따라 6월부터 재개될 야외 촬영은 송해가 진행을 이어가기에 무리가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뙤약볕에 2시간여 홀로 진행을 하는 게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렵기 때문이다. ‘전국노래자랑’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스튜디오 촬영분과 과거 방송화면을 엮은 스페셜 형식으로 방송을 해오면서 송해가 진행을 계속 맡아왔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과 대본 없이 방송을 진행할 경우 순발력을 기반으로 한 애드리브가 재미를 위한 필수 요소인데 코로나19로 인한 야외 촬영 공백이 길었던 만큼 송해가 그 감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제작진의 후임 진행자 물색에는 이 같은 상황들이 고려된 것으로 관측된다.
1927년생인 송해는 국내 최고령 현역 방송인이다. 1955년 창공악극단을 통해 데뷔했고 1988년부터 34년여간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았다. 1994년 5월부터 약 5개월 동안 김선동 아나운서에게 MC 자리를 내어줬다가 그해 10월부터 다시 프로그램을 이끌며 매주 일요일 낮마다 시청자들과 만나왔다.
KBS는 지난 1월 송해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최고령 TV 음악 탤런트 쇼 진행자’ 부문으로 송해의 기네스 세계 기록 등재 추진에 나서기도 했다. 설 연휴에는 송해의 인생사를 모티브로 한 트롯 뮤지컬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를 특집으로 제작해 선보였다. 송해도 이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했다.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