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창호 판사 대단하다"...김경수, '희생양' 우려가 현실로?
“설마 그럴까 했는데 우려가 재판 결과 현실로 드러났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30일 1심에서 자신에게 실형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 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와 관련해 한 말이다.
이날 김 지사는 이른바 ‘드루킹’ 일당과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
선고 후 변호인이 대독한 입장문에서 김 지사는 성 부장판사와 사법농단 혐의로 구속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특수관계를 거론했다.
김 지사는 “재판장이 양승태 대법원장과 특수관계인 것이 이번 재판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주변에서 우려했다”며 “그럼에도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진실이 있는데 설마 그럴까 했는데 우려가 재판 결과 현실로 드러났다”고 적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가 30일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순위 조작에 가담한 사실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그에게 댓글조작 혐의에 대해선 징역 2년의 실형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진은 이날 실형을 선고받고 호송차로 향하는 김 지사(왼쪽)와 오전에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드루킹’ 김동원 씨 (사진=연합뉴스) |
성 부장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에서 근무하는 등 대표적인 ‘양승태 키즈’로 분류된다.
법원행정처 인사관리심의관에 이어 인사심의관을 지낸 성 부장판사는 대법원장 비서실 부장판사로 2년간 근무했다.
성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연루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영장전담 판사로 재직할 당시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 영장을 복사해 법원행정처에 보고해 공무상 비밀누설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주진우 시사IN 기자는 “양승태가 구속된 후, ‘보복’ ‘복수’ 운운하는 판사님들이 있다. ‘사법농단’ 판사들은 아직도 법봉을 휘두르면서 법을 유린하고 있다”며 “김경수 지사가 ‘사법농단’ 판사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를”이라고 트위터에 남기기도 했다.
또 일부 김 지사 지지자들은 성 부장판사가 과거 쓴 글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정치 편향적인 내용을 퍼나르며 그에 대한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성창호 부장판사 (사진=연합뉴스) |
성 부장판사는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와 공천 개입 혐의 1심 재판에서 8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에 대한 영장도 발부했다.
한편,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더케이타워에서 열린 자서전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를 마친 뒤 김 지사의 법정 구속에 대해 “(판결을 내린) 판사가 대단하다”며 “난 무죄를 줄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