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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훈 100억짜리 흑석동 건물 철거 위기…왜

문턱 확 낮춰진 공공재개발…상인 동의 없이도 추진

서장훈 7층 건물도 흑석2구역 재개발 대상

낮은 동의률로 상가·신축빌라 소유주 등 반발 우려

“정부 개입으로 갈등 중재 필요”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이 ‘공공재개발’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방송인 서장훈씨의 건물이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서씨의 건물이 있는 흑석2구역은 상인 등의 반대로 10년 넘게 재개발 추진이 어려웠던 곳인데, 정부의 도움으로 재개발 추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상인 동의 없이도 흑석2구역 재개발 가능…서장훈, 최소 5억 손해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흑석2구역 재개발추진위원회는 이날부터 시작하는 공공재개발 공모에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흑석2구역은 2009년 3월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설립했으나 11년 동안 조합설립을 하지 못하고 있다. 9월 기준 조합 설립에 동의한 동의률은 70%에 불과해 설립 요건(75%)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재개발은 다르다. 주민 66.7%(촉진지구 및 조합설립 구역의 경우 50%)만 동의하면 사업 추진이 가능해 흑석2구역 주민들은 공공재개발을 노리고 있다.


문제는 상인들이다.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주민 중 20%가량이 흑석2구역 상인인데, 이들은 재개발에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흑석2구역 ‘알짜자리’에 상가건물을 가지고 있는 서장훈씨도 마찬가지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서장훈씨를 포함해 상인 대부분이 앞서 조합설립에 찬성하지 않아 사업 추진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상인들이 재개발 추진에 반대하는 이유는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착공하는 수년 동안 장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건물주들은 더 손해다. 임차한 상인들은 영업이익에 따라 일정 부분 현금보상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건물주들은 임대료 보상을 전혀 받지 못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상가 보상은 직접 장사를 하는 상인을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중개업계는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인 서씨 건물 임대료를 월 3000만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철거부터 입주까지 대략 2~3년 걸린다고 볼 때 최소 5억원 이상의 임대료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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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새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상가와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긴 하지만, 시세가 아닌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분양이 이뤄지기 때문에 큰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시세보다 감정평가액이 통상 작기 때문이다.


이 건물의 연면적은 1782㎡으로 1991년에 지어진 노후 건물이다. 서씨와 가족이 공동명의로 소유 중인 이 건물은 2005년 매입 당시 시세가 58억원이었으나 2020년 약 120억원으로 평가된다.

밀어붙이기식 가능…여기저기 ‘마찰음’

일각에서는 주민 66.7%의 동의만으로도 사업 추진이 쉬워지는 공공재개발 특성상 주민간 갈등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반 재개발사업에 비해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건물주와 상인 외에도 신축 주택 소유주 등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공공재개발을 고민 중인 성북1구역도 신축 빌라 소유주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성북1구역 재개발추진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구역의 신축 빌라는 전체 가구 수의 25%로 추정된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최신 건물을 허물어야 하는 소유주들의 입장에서는 공공재개발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신축 빌라소유주를 제외하고 나머지 주민 54%는 공공재개발에 동의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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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민간 재개발과 달리 공공재개발 사업은 정부가 갈등 조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안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이제까지 민간 재개발 사업지에서 주민간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흔했다”며 “공공재개발은 동의률이 더 낮은 만큼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갈등 조정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 전문 김예림 변호사도 “상가의 경우 상인들이 별도의 기구를 마련해 자신의 이익을 요구하는 등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지의 여러 이해관계를 살펴 사업 계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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