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150000% 오른 베네수엘라…300만명 탈출했다
커피 한잔 값 기준으로 물가상승률 측정해 본 결과
1000원짜리 커피가 1년 뒤 150만원 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3년간 300만명 탈출
"인근 국가 포화상태…국제사회 도움 절실"
△베네수엘라 난민들이 11월 9일 콜롬비아 보고타 버스터미널에 마련된 난민 캠프에 있다. [사진=AFP제공] |
베네수엘라정부가 하이퍼인플레이션(물가가 통제를 벗어나 수백% 이상 상승)을 해결하기 위해 새 화폐를 도입했지만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화폐 개혁 이후에도 베네수엘라 물가상승률은 연 15만%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커피 한 잔의 가격으로 물가상승률을 측정한 블룸버그 카페 콘 레체 인덱스(Cafe Con Leche Index)를 인용한 것이다. 커피 한 잔의 가격이 만약 1000원이었다면 1년 만에 150만원이 됐다는 얘기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물가 폭등세 속에 공식 물가통계를 내놓는 것조차 포기한 상태라 이런 간접적인 방식으로 물가 상승률을 가늠할 수밖에 없다.
앞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하이퍼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8월 기존 통화인 ‘볼리바르’를 10만대 1로 액면절하한 ‘볼리바르소베리노’라는 새 통화를 발행했다. 이 돈은 베네수엘라 석유자원을 토대로 한 디지털 가상화폐 ‘페트로’와 연동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 화폐는 처음에는 미국달러 기준 95달러에서 115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12일(현시각) 볼리바르는276.53달러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유엔(UN)은 살인적인 물가와 생필품 부족으로 2015년 이래 약 300만명에 달하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조국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12명 중 1명 꼴이다. 베네수엘라를 떠난 이들은 주로 콜롬비아와 페루로 향하고 있다. 콜롬비아는 약 100만명에 베네수엘라인들을 수용하고 있으며 2021년까지 이 숫자는 약 40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페루가 50만명, 에콰도루는 22만명, 아르헨티나는 13만명, 칠레는 10만명, 파나마는 9만 4000명, 브라질은 8만 5000명을 수용하고 있다.
굶주림에 지쳐 떠나왔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발렌시아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를 하던 조스멜리스 로자다(21)는 이제 쇼핑센터 앞에서 행인들에게 동전을 구걸한다. 베네수엘라 북부도시인 마라케이 출신인 파올라 론도(17)는 현재 현지인들이 기증한 텐트에서 먹고 자고 있다. 그녀는 언젠가 다시 돌아가 학업을 끝마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과 국제이주기구(IOM) 베네수엘라 출신 난민·이민자를 위한 특별 대표인 에두아르도 스태인은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 지역의 국가들은 전반적으로 전반적으로 난민과 이민자에 대해서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면서도 “이미 그 수용 능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