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치 11배' 라돈 검출 아파트… "담배 16개비 매일 피는 수준"
(사진=KBS 캡처) |
경기도 신도시의 한 아파트에 1급 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돼 논란이다.
8일 KBS 뉴스는 경기도 신도시의 한 고급 아파트에서 라돈이 검출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형건설사가 시공한 이 아파트는 고급자재를 써 분양가도 높게 책정됐다.
인터뷰에 응한 주민 A씨는 “건설사인 만큼 내부에도 좋은 자재를 많이 썼다고 해서 이번에 좀 좋은 아파트에서 살아보자 해서 대출 엄청나게 받아서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이 아파트가 지난해 10월 기준치 10배 이상의 라돈이 욕실 선반에서 검출된 아파트와 시공사가 같았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A씨가 직접 간이 측정기로 화장실 라돈 수치를 측정한 결과 세제곱미터당 2300베크렐, 공동주택 권고기준보다 11배 이상 높은 수치가 나왔다. 이후 이 아파트 200가구 이상 수치를 측정한 결과 대부분 가정에서 기준치를 넘는 검출량이 나왔다. 주민들은 욕실선반에 사용된 화강석 자재가 라돈 방출 원인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KBS가 전문가 도움을 받아 환경부 권고 방식으로 사흘 동안 라돈 발생 수치를 측정한 결과도 세제곱미터당 최대 433베크렐, 공동주택 권고기준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왔다.
전문가인 박경북 김포대학교 보건정책과 교수는 이같은 라돈 방출의 유해성을 “담배를 한 15개비에서 16개비를 매일 흡연했다. 그 정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문가들에 따르면 라돈이 호흡기로 노출될 경우 폐암 발생 원인이 될 수 있어 대단히 위험하다.
주민들은 이같은 이유로 선반을 모두 교체해주길 원하고 있으나, 시행사와 시공사가 자재 선정 책임을 두고 입장이 갈려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자체에서도 해당 아파트의 경우 실내 라돈 권고 기준이 마련되기 전에 주택사업승인이 나 교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