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도 ‘땀’을 흘린다고?
홍석윤의 AI 천일야화
코넬大 연구진, 땀 흘려 온도 조절하는 인공 근육 발명
코넬대학교 연구원들이 땀을 배출해 스스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소프트 로봇 근육을 개발했다. 출처= Cornell University |
과학자들이 인간의 손을 본 따, 땀을 배출해 체온을 서늘하게 유지하는 부드러운 로봇 근육을 만들어냈다. 뉴욕 코넬대학교 연구원들은 물을 분비해 낼 수 있는 작은 구멍을 가진 유압 제어식 ‘손가락’을 가진 로봇 손을 개발했다. 연구원들은 이 로봇이 ‘담’을 분비함으로써 스스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끈 코넬대학교 기계 및 항공우주공학과 로버트 셰퍼드 교수는 ‘부드러운’ 물질로 로봇을 만드는 데 가장 큰 문제는 ‘과열’이었다고 말했다. 이 유연한 합성 물질이, 열을 빠르게 발산하는 금속과는 달리, 로봇을 가동시키는 내부 엔진에서 나오는 열을 그대로 흡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질을 서늘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부 팬이 필요한데, 그렇게 하려면 불필요한 무게와 부피를 더하게 된다는 문제가 생긴다.
셰퍼드 교수는 코넬대학교 공학과의 에마뉘엘 지아니넬리스 교수와 페이스북 리얼리티 연구소 (Reality Labs, 前오큘러스 연구소)의 연구 과학자 TJ 월린과 협력해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그들은 연구 끝에, 온도가 86도F(30도C)가 되면 자동으로 팽창하고 온도가 그 이하로 떨어지면 닫히는 일련의 작은 모공을 통해 물을 짜내는 하이드로겔 물질을 개발했다. 이런 열 관리 방법으로 로봇이 과열되지 않고 장시간 작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코넬대학교 기계 및 항공우주공학과 로버트 셰퍼드 교수팀은 온도가 86도F(30도C)가 되면 자동으로 팽창하고 온도가 그 이하로 떨어지면 닫히는 일련의 작은 모공을 통해 물을 짜내는 하이드로겔 물질을 개발했다. 출처= Cornell University |
월린 연구원은 코넬이 배포한 보도 자료에서 "땀 흘리는 능력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 중 하나"라고 말했다.
"땀은 흘림으로써 증발된 물의 손실을 이용해 열을 빠르게 발산하고, 주변 환경의 온도 이하로 자신을 냉각시킬 수 있지요."
월린은 "종종 그러하듯이, 생물학은 기술자인 우리에게 훌륭한 지침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학진흥회(AAAS)가 발간하는 로봇전문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이 프로젝트를 기고하면서 연구원들은 “이 발명이 미래에 냉각 이외에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액체 배설물은 표면 사이의 마찰을 변화시켜 부드러운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어다니거나 미끄러지는 로봇의 움직임을 지시하는데 유용할 것이다."
이 기술은 또, 표면에서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것과 같은, ‘분해’와 ‘흡수’에도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연구원들은 이 발명이 또 하나의 잠재적인 도전도 제시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로봇이 땀을 흘리려면 물을 공급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로봇이 땀을 흘려 몸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포유 동물들처럼 물을 마셔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이 부분에 대해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다음과 같이 썼다.
"온도조절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환경으로부터 음식과 물을 섭취하는 동물들과 유사하게, 우리의 로봇들도 작동을 계속하면서 소모한 물을 보충하는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난달에는 로봇이 신체 접촉을 느끼고 반응할 수 있는 인공 피부도 공개한 바 있다.
홍석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