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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집에만 있는 아이들은 사회성을 어떻게 익힐까요?”

도서관 사서들이 추천하는 초등학생 ‘사회성 강화’ 도서

학교생활 경험이 적은 ‘저학년’

다른 성격의 친구 사귀는 법 등 약속의 중요성 알려주는 책 도움

동아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걱정은 아이들의 건강과 학업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로 학교에 못 가고 친구들과의 놀이도 불가능해진 상황이 반 년 이상 지속되면서 제때 키워야 할 사회성을 익히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친구와 교사, 사람 간의 관계 속에서 배우고 키우는 사회성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제 나이에 익혀야 할 중요한 능력이다. 사람을 직접 만나기 어려운 시대인 만큼 책 속의 인물들을 통해서라도 아이들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동아일보는 서울시교육청 산하 도서관 및 평생학습관 사서들에게 ‘코로나 시대 아이들의 사회성 함양에 도움이 될 책’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은 각각 저학년과 고학년 초등학생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들을 엄선해서 보내왔다. ‘집콕’ 시간이 길어지는 온라인 학습기간에 함께 읽고 생각해 볼만한 내용이 많다.


양보연 고덕평생학습관 사서가 추천한 ‘인터넷 숨바꼭질’(이미지·좋은책어린이)은 친구들을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인터넷 소통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아이들에게 인터넷에서의 행동을 되새겨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친구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거짓글을 올리는 주인공의 행동을 통해 익명성이라는 가면 뒤의 말과 행동이 진짜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오명희 서대문도서관 사서가 소개한 ‘오늘부터 문자 파업’(토미 그린월드·책읽는곰)도 고학년들에게 스마트폰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준다.


집안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형제나 부모와 갈등을 겪는 아이들을 위한 책도 있다. ‘잔소리 없는 날’(안네마리 노르덴·보물창고)은 부모님 잔소리와 간섭 때문에 괴로운 주인공에게 딱 하루의 잔소리 없는 날이 생기며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담고 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 경험해야 할 갈등, 그리고 그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책을 통해 접할 수 있는 도서도 여럿이다. 최혜임 노원평생학습관 사서가 저학년에게 추천한 ‘천방지축 룰라와 왕소심 렌카’(폴리 호옌·찰리북)는 서로 전혀 다른 두 친구와 또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갈등과 해소 방안을 보여준다. 잘 싸우는 것,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 혼자 노는 것 못지않게 중요함을 느낄 수 있다.


최상희 고덕도서관 사서가 저학년용으로 꼽은 ‘욕 좀 하는 이유나’(류재향·위즈덤하우스)는 세 보이고 싶어서 욕을 하는 아이들의 속마음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싸움의 해결과정을 기분 좋게 그린다. 고학년용 추천 도서인 ‘짝짝이 양말’(황지영·웅진주니어)은 단짝을 잃고 비로소 주변의 우정, 관계를 생각하게 된 주인공을 통해 당연하게 생각했던 인연, 우정, 이별 등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한다.


학교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저학년 아이들에게 약속과 규칙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이야기도 좋다. 유다운 개포도서관 사서가 추천한 ‘왜 마음대로 하면 안 돼요?’(양혜원·좋은책어린이)는 주인공의 다양한 일화를 통해 약속을 무조건 지키는 게 아니라 왜 지켜야 하는지 알게 해준다. 이솔희 마포평생학습관 아현분관 사서가 제안하는 ‘이럴 땐 어떻게 말할까?’(김은의·위즈덤하우스)는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말과 글의 중요성을 알고 친구들과 잘 지내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대화의 기술을 익힐 수 있게 돕는다.


한초롱 강남도서관 사서가 추천하는 ‘나랑 밥 먹을 사람’(신순재·책읽는곰)은 처음 만난 낮선 사람과 가까워지는 법을 고민하게 한다. 부끄러움이 많아 말 걸기가 힘든 초1 주인공이 다른 친구들처럼 동물병원 놀이, 공기놀이를 하고 싶어서 조금씩 용기를 내 다가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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