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매일의 도전…자연서 즐기는 사이클은 기쁨 100배”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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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이나 다니던 외국계 회사를 3년 전 그만두고 한옥호텔 ‘청연재(淸緣齋)’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우연히 한눈에 들어오는 한옥집이 매물로 나오자 덜컥 사들여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집이 있는 서울 강남에서 청연재가 있는 북촌까지 오가며 365일 일하는 게 버거웠다. 건강을 위해 오래전부터 요가와 필라테스 등을 했지만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을 막지는 못했다.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더 강해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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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부터 매일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지혜 청연재 대표(46)는 이젠 ‘철인’을 꿈꿀 정도로 강한 체력으로 중무장해 즐겁고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이 대표는 주 2회 웨이트트레이닝 퍼스널트레이닝(PT)을 받는다. 주 2회 사이클 라이딩 혹은 마라톤…. 수영도 주 2회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이후 감각만 유지할 정도로 하고 있다. 이 대표의 운동 스케줄은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꽉 차 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피트니스센터로 가거나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을 서울 잠실대교 밑에서 만난다. 사이클 타고 경기도 양수리나 양평을 갔다 오거나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달린다. 일요일은 가급적 쉬려고 노력한다.
운동선수도 아니고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이 대표는 “한달에 사이클 600km까지 타봤어요. 달리기는 250km까지 했죠. 사실 솔직히 제가 이렇게까지 운동에 매진할 줄은 몰랐죠. 체력이 좋아지고 건강해지다보니 뭔가 새로운 도전을 계속 하고 싶어 졌어요”라고 했다. 그는 “매일 도전하는 기분으로 운동을 합니다. 5km를 달리고, 양수리를 사이클 타고 다녀오고, 운동 하나 하나를 마치면 해냈다는 자신감에 가슴이 뿌듯합니다. 이 쾌감을 느끼기 위해 매일 새벽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고 했다.
2년 전까진 이 대표도 삶의 고된 사이클에 밀려 힘겹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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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다닐 때도 매일 운동하긴 힘들었지만 주말에는 요가나 필라테스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어요. 그런데 호텔 운영은 더 힘겹고 지쳤어요. 숙박업이다 보니 365일 돌아가야 합니다. 오히려 주말에 더 바빠졌어요. 운동을 못하다보니 체중도 불었습니다. 이러다 안 되겠다는 생각에 웨이트트레이닝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과체중은 아니었지만 평소보다 찐 살을 빼기 위해 PT를 받았다. 다이어트의 효과를 높이 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과 유산소운동을 함께 했다. 근력운동을 하고 5km, 10km를 러닝머신에서 달리는 식이다. 달리는 게 좋았다. 이 대표는 “체력이 좋아지면서 20~30세 때보나 체력이 더 좋아졌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렇다보니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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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서울달리기에서 21.0975km 하프코스를 달렸다. 2시간 1분 53초. 5km와 10km는 수없이 달렸다. 훈련 삼아 35~38km까지도 달렸다. 42.195km 풀코스를 완주하려면 30km 이상 달리는 LSD(Long Slow Distance)를 해줘야 한다. 올 3월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기 위해 지난겨울 한 달에 250km를 달릴 정도로 강 훈련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 19 탓에 모든 마라톤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풀코스 완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올해 철인3종에도 입문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수영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모든 마라톤대회가 취소됐고 수영하는데도 제한을 받으면서 당초 목표를 수정해야 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실내스포츠가 제한을 받게 되면서 자전거가 ‘코로나 19시대 최고의 스포츠’로 떠올랐다. 비대면 스포츠이면서 2m 이상 떨어져 달리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적기 때문에 ‘자전거 열풍’이 불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이 대표도 사이클에 눈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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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피트니스센터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마치고 유산소 운동으로 고정식 자전거를 많이 탔지만 로드 사이클은 처음이었습니다. 너무 좋았어요. 신세계였습니다. 4월에 사이클을 구입해 11월까지 사이클에 집중했죠. 6월부터 월 300km, 7월부터는 월 600km를 탔어요. 주중에는 짧게 달리고 주말에 100km를 달렸죠.”
사이클 라이딩은 근육을 키우고 달리고 수영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서울 북악스카이웨이와 남산, 한강공원, 인천 아라뱃길, 통일동산, 임진각은 물론 양수리, 양평, 동부 5고개, 춘천 등 사이클을 타고 가지 못하는 곳이 없었다. “사이클을 안 탔으면 이런 곳을 어떻게 알았을까”라며 즐겁게 페달을 밟았다.
“운동을 더 열심히 하려고 동호회를 찾다보니 철인3종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철인들이 끌어주는 페이스에 맞춰 사이클을 타고 100km를 시속 35km로 달리다보면 눈물 콧물 다 나오지만 제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에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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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사이클 타는 게 다른 운동보다 기쁨 100배라고 했다. “자연과 내가 하나 된다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두 바퀴에 의지해 페달을 밟으면 도시, 산, 강변 못 가는 곳이 없다. 가는 느낌이 봄에 다르고 여름, 가을에 다르다. 그는 “지금은 추워서 스마트롤러에 즈위프트를 연결해 집에서 타기도 합니다”라고 했다.
자전거 시뮬레이션 앱인 ‘즈위프트’는 스마트롤러를 장착한 자전거에 센서를 달고 컴퓨터나 모니터에 연결한 뒤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전 세계 이용자들과 온라인으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실내서 타지만 혼자서 탈 때의 심심함을 전혀 느낄 수 없고 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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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다시 달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진 점도 있지만 달리기와 사이클 라이딩은 쓰는 근육도 달랐고 주는 재미도 달랐다. 사이클도 업힐라이딩을 하면 숨이 목까지 차지만 달리면서 숨이 목까지 차는 느낌과는 또 다르다. 기구 없이 온 몸으로 자유럽게 힘껏 달린 뒤 느끼는 쾌감이 짜릿하다.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서 ‘운동 친구’와 함께 하고 있다.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게 더 즐겁고 재밌기 때문”이라고 했다. 동호회에서도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지만 운동하는 모습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친구가 되면서 조우한 운동친구도 많았다.
“지난해 몽골 고비사막마라톤 250km를 완주하고 온 강윤영 이란 친구를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만났습니다. 함께 달리는 등 운동도 함께 하고 생각도 공유하고 있죠. 그 친구는 세계 6대 마라톤도 완주했습니다.”
강윤영 씨(41)는 2019년 8월 17일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된 인물로 사막마라톤에 도전하고 있고 세계 6대 마라톤도 완주했다. 지난해까지 보스턴 베를린 시카고 도쿄 뉴욕을 완주했고 올해는 런던이 코로나 19로 취소됐지만 버추얼레이스(Virtual Race)로 달려 완주 메달 6개를 모았다. 이 대표는 운동친구들과 남산을 한바퀴 도는 트레일러닝과 북한산과 도봉산 18km를 달리는 트레일러닝 등 산악마라톤도 함께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만 없었다면 벌써 사막이나 세계의 도시를 달렸을 것입니다. 코로나 19가 빨리 종식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사라지면 사막도 달리고 세계 6대 마라톤에도 차근차근 출전하겠다고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도 갈 계획이다. 철인3종(트라이애슬론) 올림픽 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를 찍고 킹코스(철인코스·수영 3.9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를 17시간 이내 완주하는 것도 꿈꾸고 있다.
이 대표는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5000명이 넘는 ‘속칭’ 인플루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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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한 뒤 제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립니다. 그럼 팔로워들이 ‘나도 그렇게 할 수 있나요?’라고 물어요. 그럼 ‘제가 할 수 있으면 다 할 수 있습니다’고 합니다. 미력하지만 저 때문에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면 좋겠습니다.”
그는 SNS 상에서 “운동은 내가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직접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합니다”고 강조하고 있다. 운동의 효과가 좋지만 직접 땀 흘리지 않으면 절대 건강해질 수 없는 게 진리기 때문이다.
운동은 삶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운동은 하루의 귀중한 시간을 할애에서 해야 합니다. 그래야 더 집중할 수 있고 더 잘하고 싶기도 합니다. 열심히 하면 건강해져 아파도 잘 견뎌낼 수 있습니다. 정신력도 좋아집니다. 몸과 정신은 함께 갑니다. 호텔 운영도 잘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코로나19로 호텔 운영이 힘들지만 운동 때문에 잘 버티고 있습니다. 2년 전 제 정신 상태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용감해지고 과감해졌죠. 더 커졌다고 할까요.”
이 대표에게 운동은 100세 시대를 즐겁고 건강하게 사는 ‘필수품’이다.
“다치지 않고 오래오래 운동하는 게 목표입니다. 운동을 안 하면 몸이 아파요. 아프지 않기 위해 운동을 합니다.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종일 활력이 넘칩니다. 삶도 즐겁습니다. 평생 이렇게 건강하고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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