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범 잡은 이천수, 과거 女화장실 몰카범도 뛰어가 잡았다
이천수 씨가 지난 4일 오후 10시 40분경 서울 동작구 동작역 부근 올림픽대로에서 음주사고를 내고 도망가던 뺑소니범을 쫓아가고 있다. 채널A |
한밤중 서울 올림픽대로를 질주해 음주사고 뺑소니범을 잡은 한국 축구대표팀 출신 이천수 씨(42)가 과거 여자화장실 불법 촬영 용의자도 붙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의 아내이자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심하은 씨는 5일 인스타그램에 이 씨가 음주 뺑소니범을 잡은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전날 팝업행사하고 들어온 남편이 바로 기절해서 자더라. 피곤한 줄 알았는데 아침에 전화 오고 기사가 났더라”고 전했다.
심 씨는 “사실 몇 년 전, 여자화장실 몰카범이 차를 타고 도주하는데 (남편이) 뛰어가서 잡았다”며 “그땐 자녀들이 어려서 혹여 무슨 일이 생길까 무서워 쉬쉬했는데 지금 한번 쓱 이야기해 본다”고 밝혔다. 그는 “칭찬해, 이천수”라며 ‘남편 자랑 맞다’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이천수. 소속사 제공 |
이 씨는 지난 4일 오후 10시 40분경 서울 동작구 동작역 부근 올림픽대로에서 음주사고를 내고 도망가던 뺑소니범을 잡아 직접 경찰에 넘겼다.
그는 당시 방송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에 “저 사람 좀 잡아달라”는 고령의 택시 기사를 보게 됐다. 해당 택시와 추돌 사고를 낸 40대 남성 A 씨는 차량을 버린 채 달아나고 있었다.
이 씨는 택시 기사가 애타게 외치는 소리를 듣고 매니저와 함께 즉시 차량에서 내려 A 씨를 쫓기 시작했다.
당시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음에도 이 씨와 매니저는 올림픽대로를 1㎞가량 달린 끝에 A 씨를 붙잡았고 이후 도착한 경찰에 넘겼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이상) 수치였다.
나중에 이 씨를 알아본 택시 기사는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이 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아무도 모를 줄 알았는데 마치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알려져 쑥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등의 혐의로 A 씨를 입건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