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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철곤 부부, 신불자 명의 빌려 수질보전지역에 호화별장”

경찰, 회삿돈 200억 횡령혐의 소환… 양평에 2개棟 원주민 명의 등기

오리온그룹, 2년뒤 소유권 가져와

담회장 “회사 연수원… 개인적 안써”

“담철곤 부부, 신불자 명의 빌려 수

경기 양평군 오리온그룹 연수원 근처에 있는 별장의 모습. 강과 산으로 둘러싸여 외부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에 건설됐다. 양평=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담철곤 부부, 신불자 명의 빌려 수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63·사진)과 부인 이화경 부회장(62)이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에 회삿돈 200여억 원을 빼돌려 별장을 지은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담 회장을 소환해 경기 양평군에 별장을 짓는 데 회삿돈을 쓴 배경 등을 추궁했다. 경찰은 올 3월 수사에 착수해 6월에 별장, 7월에 오리온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담 회장은 경찰에 출석하면서 “해당 건물은 회사 연수원이며 개인적으로 쓴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압수수색 및 관련자 조사 결과 이 부회장의 요청에 따라 그룹 총수인 담 회장이 회삿돈을 끌어다가 이 별장을 지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담 회장 부부가 양평의 팔당 대청호 상수원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에 위치한 2개동짜리 별장을 짓기 위해 신용불량자인 양평 주민 A 씨 명의를 동원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지역에 건물을 지으려면 6개월 이상 거주한 경력이 있어야 하는데 담 회장 부부는 서울에 살기 때문이다. 별장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건물은 2010년 9월 A 씨 명의로 등기됐다가 2년 뒤 오리온그룹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본보가 최근 방문한 이 별장은 오리온그룹의 연수원과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별장이 ‘연수원 2동’이라는 오리온그룹 측 주장과 달리 연수원임을 알리는 안내판조차 없었다. 별장 주변엔 폐쇄회로(CC)TV가 9대 설치돼 있었고 입구엔 테니스장과 잔디밭, 벤치 등이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건물 관계자는 “이곳은 5월부터 연수원으로 개조하려고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연수원 건설비는 50여억 원인 반면에 별장 건설에는 200여억 원이 들었다. 별장은 오리온그룹 자회사가 시공했다. 별장을 건설하면서 고급 외제 욕조 등 값비싼 자재를 대거 썼고 인테리어도 일부 바꾸면서 건설비가 늘어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담 회장이 법인 자금을 유용하는 데 최종 책임자 역할을 했고 횡령한 액수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조만간 비공개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조동주 djc@donga.com / 양평=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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