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가 아니라서 놀라운 영화 속 장면들
CG 아니었어? CG 없는 영화 속 유명 장면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특수 효과는 영화의 리얼리티를 제대로 살려준다. 시각적인 비주얼을 더욱 돋보이게 하면서 마치 실제와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이로 인해 보는 사람들은 더욱 리얼리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사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는 장면에는 보통 CG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연히 CG였을 것이라고 생각한 장면이 아닌 경우들도 있다.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의 노력과 수고로 만들어진 영광스러운 장면, CG 없는 영화 속 유명한 장면을 소개한다.
<이터널 선샤인>의 식탁 밑 어린아이 장면
수많은 영화팬들이 인생 영화로 부르는 이터널 선샤인은 헤어진 연인의 기억을 지워갈수록 더욱더 깊어지는 사랑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로 인해 기억과 사랑에 대한 고찰을 더욱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는데 이 영화를 만든 미셸 공드리 감독은 특수효과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의 내용에 보면 조엘이 기억 속에서 클레멘타인을 잊기 위해 이곳저곳을 도망 다니는 장면 중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에 들어오는 장면이 있다. 식탁 밑에 숨어 있는 어린아이처럼 작게 보이게 했는데 CG가 아니라 초창기 촬영 기법을 사용했다. 같은 가구 같지만 사실은 테이블 크기를 뒤로 갈수록 커다랗게 제작했고 조엘 옆 냉장고는 3m 크기로 제작해 훨씬 커 보이게 만들었다.
<연인>의 두 남자가 싸우는 들판 장면
금성무와 유덕화, 장쯔이 주연의 영화 연인은 장예모 감독의 작품으로 쇠퇴기에 접어들고 있는 당나라에서 반역 집단을 잡기 위해 첩보 행각을 시작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여기에 이중 스파이와 화려한 액션이라는 감칠맛을 더했다. 음향과 영상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 장예모 감독의 평소 스타일을 고스란히 반영한 듯 금성무와 유덕화가 싸우는 들판 장면은 가히 명장면이라고 꼽을 수 있다. 특히 꽃과 풀들을 직접 심어 만든 배경으로 유명한데, 도중에 한 번 시들어 다시 만들어 찍었다고 전해진다.
<인셉션>의 호텔 복도 무중력 장면
인셉션의 감독, 크리스토퍼 놀런 역시 CG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호텔 복도에서 조셉 고든 레빗이 무중력 상태로 달리는 연기를 보면 감독의 리얼 액션 사랑을 가늠할 수 있다. 저게 과연 가능할까 싶지만 CG 없이 세트를 만들어 촬영했다고 한다. 보기에도 굉장히 복잡해 보이는 세트장인데 이 세트장에서 촬영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조셉 고든 레빗은 몇 주간 강도 있는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다람쥐 쳇바퀴 같은 원형 통 안에서 균형을 맞추며 끊임없이 달린 것인데 촬영 직후 한동안은 두들겨 맞은 기분이었다는 후문이다.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의 톰 크루즈 대부분 액션 장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중 최단기간 흥행 기록을 한 이번 편 역시 톰 크루즈의 녹슬지 않은 액션 실력이 8할을 했다. 시리즈마다 한계를 뛰어넘는 액션 연기로 전 세계 팬들을 놀라게 하는데 이번 편 역시 헬기 곡예비행이라든가 상공 7,600미터에서 뛰어내리는 스카이다이빙, 70대의 자동차 사이를 거꾸로 질주하는 오토바이 레이싱 등 57세의 나이로는 선보이기 힘든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 특히 이번 영화를 위해 헬기 조종을 직접 배웠고 헤일로 점프(높은 고도에서 뛰어내려 낮은 고도에 착지, 공중에서 목적지에 잠입하는 액션)를 시도한 최초의 배우라고 한다.
<인터스텔라>의 60만 평 옥수수밭 장면
인셉션에서도 CG에 인색했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인터스텔라에서도 CG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장면을 실제로 촬영했는데 배경으로 등장하는 끝이 보이지 않는 옥수수밭도 CG가 아니었다. 크기는 무려 60만 평에 달하는데 캐나다 알버타주 캘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원래 있던 옥수수밭이 아니라 영화를 위해 실제로 기른 것이라고 하니 감독의 인내심에 박수를 보내야 할 정도다.
<마션>의 화성 배경 장면
화성이라면 정말 저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영화 속에서 보이는 배경은 실제 화성 같은 분위기를 준다. 수많은 바위산과 건조함이 느껴지는 분위기, 위험해 보이는 절벽과 협곡 등은 영화의 리얼리티를 더욱 살려주고 있다. 이 배경 역시 CG가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곳으로 붉은 사막이라고 불리는 요르단의 ‘와디럼’이라는 곳이다. 사막의 모래 속 금속이 산화되면서 자연적으로 붉은색을 내고 3억 년 전 바다의 융기 작용으로 자연스럽게 다양한 바위산과 협곡 등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에일리언: 커버넌트>의 행성과 우주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에일리언 커버넌트 편에서 보여준 행성과 우주선이 세트장일 것이라는 것 말이다. 영화 속에서 보이는 장면이 꽤 넓은데다가 매우 디테일하기 때문인데 실제 만들어진 세트장 역시 매우 광활해 스태프들이 길을 잃을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이번 영화의 메가폰을 잡았던 리들리 스콧은 평소에도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감독으로 유명해 작은 부분부터 대형 우주선까지 한 땀 한 땀 모두 제작을 통해 영화의 리얼리티를 확실하게 살렸다.
<분노의 질주 8: 더 익스트림>의 레킹볼 차량 초토화 장면
남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온 분노의 질주 시리즈 중 더 익스트림은 역대급 액션 스케일을 자랑한다. 뉴욕과 아이슬란드, 북극 등 전 세계를 누비며 엄청난 액션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관객을 사로잡았던 명장면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레킹볼로 수많은 차량을 모두 부수는 짜릿한 장면이다. 15톤짜리 강철판으로 특수 제작된 레킹볼을 사용했으며 제작비 추정액 약 2억 5천만 달러(한화 약 2,850억 원) 중 자동차 구입비에 합한 금액만 약 1,700만 달러, 한화로 약 196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차량 모두 폭발되고 떨어지는 정확한 타이밍을 계산하기 위해 몇 번의 시뮬레이션과 자동차 낙하 실험을 하기도 해서 완벽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
<다크 나이트>의 병원 폭파 장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역대 조커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히스 레저의 명연기가 돋보인 다크 나이트의 병원 폭파 장면도 CG가 아닌 실제로 촬영된 장면이다. 폭파 장면을 위해 건물을 직접 지었는데 촬영 전날 병원에 있는 창문을 1층 빼고 도난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벌어져서 창문 일부만 CG로 처리하고 건물을 실제로 터뜨렸다. 영화 장면에서 간호사 분장을 한 조커가 병원에서 빠져나와 건물을 폭파시키는데 한 번에 터지지 않았고 리모컨을 세차게 두드리자 그제서야 건물이 완전히 폭파됐다. 이 장면에서 사람들은 히스 레저의 애드리브라고 했지만 이는 철저히 계산된 크리스토퍼 놀란의 기획이었고 히스 레저의 소름 돋는 연기로 애드리브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파퍼씨네 펭귄들>의 펭귄들
짐 캐리가 열연한 파퍼씨네 펭귄들은 늘 일이 우선이던 워커홀릭인 아빠 파퍼에게 펭귄 6마리가 상속되면서 그의 인생이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지고 그 과정에서 가족의 소중함과 인생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리얼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실제 펭귄들을 출연시키기로 한 제작진은 여러 번의 오디션(?)을 통해 펭귄 6마리를 캐스팅했다. 펭귄의 건강을 최우선시 하기 위해 해양 생태 전문가를 영입했고 세트나 야외 촬영 모두 펭귄 위주로 제작, 촬영됐다. 펭귄들의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실내에서도 영하 촬영은 물론 매서운 추위의 야외 촬영도 마다하지 않았다. 짐 캐리 역시 펭귄들을 길들이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는 후문이 있다.
글 : 공인혜 press@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