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해선 안 될 말 10가지
사진 : KBS2 '쌈마이웨이' |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극도로 주관적이고 사적인 상태에 빠진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배려심이 깊고 섬세한 감수성을 가진 사람도 자칫했다간 그들에게 상처가 될 말을 할 수 있다. 사실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대할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말없이 들어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위로를 해주고 싶다면? 최소한 이 10가지의 문장은 말하지 말자.
1. 잊어버려 / 극복해봐
쉽게 잊어버릴 수 있고 극복할 수 있으면 아마 그 사람도 현재 불안장애로 괴로워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렇게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잊어버리거나 극복하라고 말하는 것은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고통이 마치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적어도 그들의 고통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태도는 취하지 말자.
2. 넌 너 자신을 힘들게 하고 있어
자신의 일은 스스로가 잘 안다. 더군다나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은 이성과 감성이 모두 극도로 예민한 상태다. 그러니 '너 자신을 힘들게 하고 있으니 그만해라'라는 말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그들에게는 이런 말보단 같이 산책을 하자고 제안하거나,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리는 게 더 효율적이다.
3. 그냥 좀 쉬어
불안장애를 겪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해결책은 무척 간단해 보일 수 있다. 그냥 며칠 휴식하면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게 바로 제삼자들의 단순한 생각이다. 하지만 불안장애를 겪는 사람은 그냥 쉴 수가 없는 ‘병’을 앓고 있다. 불안장애 환자에게 그냥 쉬라고 말하는 것은 감기에 걸린 환자에게 기침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
4.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마
불안장애는 사람을 항상 긴장 상태로 만들어놓으며, 모든 상황을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그러니 불안장애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을 겪고 있는 환자에게, 그런 증상을 보이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에게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문장을 보여주는 게 낫다.
5. 술 마시면 괜찮을걸?
술과 같은 특정 종류의 음식이나 활동으로 불안장애를 해결하려 한다면, 일시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나중에는 그에 대한 과도한 의존증을 불러온다. 사실 대부분의 불안장애 환자들은 특정한 '중독'에 걸려 있다. 그것을 해야만 잠시라도 불안이 사라지기 때문. 그러므로 불안을 없애기 위해 (중독될 가능성이 높은) 무언가를 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6. 스트레스받지 마
스트레스와 불안은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불안 증세를 털어놓는 이에게 단순히 "스트레스 받지 마"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스트레스는 어떤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지, 그 사람의 뜻에 따라 찾아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럴 땐 오히려 "네가 하는 말 듣고 있어.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할 때, 내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려줘."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7. 나도 스트레스 받아
이것은 불안장애 환자뿐 아니라 누군가와 대화할 때 써서는 안 될 표현이다. 누구나 자기만의 아픔과 스트레스가 있고, 각자의 것이 가장 고통스럽기 마련이다. 그러니 불안장애 환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면 아무런 판단 없이 들어주고, 공감해주자.
8. 작은 것에 연연해 하지 마
불안장애 환자에게는 사실 사소한 것이랄 게 없다. 그들에겐 모든 것이 심각하고, 두렵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가 불안 장애 환자를 마주할 때 취해야 할 마땅한 태도는 아무런 판단 없이 들어주고, 그들의 불안에 공감해주는 것이다.
9. 다른 사람들은 더 심해
이 말은 불안장애 환자에게 "너의 증상은 사소한 것일 뿐이니 그만 징징대라"라는 말처럼 들릴 수 있다. 이는 불안장애 환자들에게 죄책감만 더 심어줄 뿐 상황을 더 좋게 하지는 않으니 조심하자.
10. 네가 너 스스로를 문제로 만들고 있네
이런 말은 불안장애 환자가 겪는 감정이 사소하다고 비난하는 것일 뿐 아니라, 환자가 말을 하는 행위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이다. 즉, 스스로가 그런 말들로 상황을 더 문제시하고 있으니, 그런 말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것. 그 사람에게 좀 더 좋은 친구가 되고 싶고, 그의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면, 이런 말은 하지 말자.
글 : 최다미 press@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