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댄서에서 판사까지? 스타 작가들의 독특한 과거
백댄서 출신 드라마 작가?
보통 드라마 작가 하면 방송국에서 개설한 아카데미를 수료한다거나, 각종 공모전을 통해 데뷔하는 코스를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모든 스타 작가들이 처음부터 자신의 직업으로서 드라마 작가를 택했던 것은 아니다. 작가로 데뷔하기 이전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한 이부터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이, 심지어는 인기 가수의 백댄서를 섰던 이까지 그 스펙트럼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그럼 지금부터 스타 작가 10인의 특이한 전 직업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1. <쌈, 마이웨이> 임상춘 - 회사원
사진 : KBS 2TV '쌈, 마이웨이' |
임상춘 작가는 2017년 KBS 2TV에서 방영되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쌈, 마이웨이>를 집필했다. 임상춘 작가는 데뷔하기 이전에는 직장 생활을 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고 한다. 임상춘 작가는 이름에서 오는 이미지와는 30대 초반의 여성이며, 20대 후반의 다소 늦은 나이에 드라마 작가를 꿈꾸기 시작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또한 작가들이 으레 거쳐가는 작가 교육원조차 다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2. <비밀의 숲> 이수연 - 회사원
사진 : tvN '비밀의 숲' |
조밀한 전개와 섬세한 캐릭터로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해낸 드라마 <비밀의 숲>은 놀랍게도 이수연 작가의 입봉작이다. 이수연 작가 역시 임상춘 작가와 마찬가지로 데뷔하기 이전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회사를 그만둔 뒤, <비밀의 숲>을 만들어내기 위해 약 3년간 취재와 집필을 반복했다고 알려져 있다. 대단한 뚝심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비밀의 숲> 이후에 집필한 의학 드라마인 <라이프>에서도 이수연 작가 특유의 꼼꼼함이 잘 드러났다.
3. <킹덤> 김은희 - 김완선 백댄서
사진 : 넷플릭스 |
<유령>, <쓰리데이즈>, <시그널>, 그리고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흥행에 성공한 <킹덤>까지. 김은희 작가는 장르물을 써내는 데에 탁월한 감각을 가진 작가이다. 그런 김은희 작가의 전 직업이 무려 가수 김완선의 백댄서였다고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딱 한 번이지만, 공중파 방송에도 잡힌 적이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김은희 작가는 영화감독 장항준의 배우자로도 유명하다.
4. <인어아가씨> 임성한 - 컴퓨터 강사
사진 : MBC '오로라 공주' |
<보고 또 보고>, <인어아가씨>, <하늘이시여>, <신기생뎐> 등 써내는 것마다 자극적인 소재와 기상천외한 전개로 시청자들을 중독 시켰던 임성한 작가는 데뷔 이전 초등학교에서 컴퓨터 강사로 일했다. 이처럼 드라마와는 전혀 인연이 없었던 임성한 작가가 드라마 작가로 나서게 된 계기가 놀랍다. 그녀는 재미없는 드라마를 시청하다가 “저 정도면 내가 쓰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길로 집필에 들어가 일주일 만에 원고지 300장 분량의 단편 드라마를 써냈다고 한다.
5. <정도전> 정현민 - 국회의원 보좌관
사진 : KBS 1TV '정도전' |
정치 드라마인 <정도전>과 <어셈블리>를 써낸 정현민 작가는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인지 두 작품 모두 ‘진정한 리더란 무엇인가’라는 의제를 가지고 있다. 그는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약 10년간 근무했으며, 당시의 경험을 정치 드라마에 고스란히 녹여냈다고 한다. 또한 정현민 작가는 대학원에서 노사관계학을 전공한 노동전문가로, 그러한 그의 철학 역시 작품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6. <품위 있는 그녀> 백미경 - 영어학원 강사
사진 : JTBC '품위 있는 그녀' |
JTBC의 인기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과 <품위 있는 그녀>를 집필해낸 백미경 작가는 드라마 작가로 나서기 이전, 대구 일대에서 잘 나가는 영어학원 강사였다. 학원 강사였기에 상류층 학부모들의 비틀린 일상과 집착적인 교육열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당시 자신의 모습을 <품위 있는 그녀> 속 학원 원장 역할 캐릭터에 내기도 했다. 백미경은 탄탄한 극본뿐만 아니라, 여느 배우 못지않은 훌륭한 외모의 소유자로도 유명하다.
7. <태양의 후예> 김은숙 - 가구공장 경리
사진 : KBS 2TV '태양의 후예' |
<파리의 연인>, <온에어>, <시크릿 가든>, <태양의 후예>, <도깨비>에 이르기까지 써내는 족족 ‘대박’을 터뜨리는 드라마 작가 김은숙은 한때 강원도 강릉의 가구공장에서 경리로 근무했다. 어렸을 적, 집안 형편이 그다지 좋지 못한 까닭이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뒤늦게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에 진학해서 작가의 꿈을 키우다 명실상부 최고의 스타작가가 된 것이다. 자신이 써내는 작품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온 셈이다.
8. <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 판사
사진 : JTBC '미스 함무라비' |
JTBC의 따뜻한 법정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의 각본을 맡은 문유석 작가는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다. <미스 함무라비>의 법정씬이 생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작가의 직업적 특성에 있었던 것이다. <미스 함무라비>는 드라마로 제작되기 이전 소설로 먼저 출판되었으며, 이 원작 소설 역시 문유석 작가가 써냈다. 문유석 작가는 “<미스 함무라비> 속 고아라와 같은 인간적인 판사가 정말로 존재하느냐?"라는 질문에 “정말로 존재한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9. <엄마가 뿔났다> 김수현 - 라디오 작가
사진 : KBS 2TV '엄마가 뿔났다' |
몇십 년에 걸쳐 활동하면서 수많은 명작을 내놓은 대작가 김수현은 TV가 없던 시절, 라디오 드라마 작가로서 활약한 바 있다. 그녀는 무려 1968년에 작가로서 데뷔했다. 시작은 <그 해 겨울의 우화>라는 극본이 문화방송 개국 7주년 기념 공모전에 당선되면서부터였다. 이후 김수현은 4년간 라디오 드라마를 집필하다가 1972년, TV 드라마 <새 엄마>를 성공시키면서 본격적으로 TV 드라마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10. <응답하라 시리즈> 이우정 - 예능 작가
사진 : tvN '응답하라 1988' |
<응답하라> 시리즈로 케이블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연 이우정 작가는 드라마 작가로 데뷔하기 이전, 이미 예능 작가로 ‘날고 기는’ 인물이었다. 이우정 작가는 <여걸식스>, <1박2일>, <꽃보다 할배> 등 이름만 대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예능 프로그램의 메인 작가로 오랫동안 활약해왔다. 그런 그녀가 드라마에서도 대박을 터뜨리면서, 예능과 드라마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게 된 것이다.
글 : 이희주 press@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