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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경선 합류한 트럼프보다 8배 부자, ‘마이클 블룸버그’

이거 알면 옛날 사람?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가장 성공한 기업가로 꼽힌다. 하지만 기업가로 유명한 정치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한 명만이 아니다. 그보다도 더욱 막강한 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긴 시간 성공적으로 정치인으로서의 커리어를 쌓아온 인물이 존재한다. 바로 뉴욕 3선 시장을 지낸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Rubens Bloomberg)’다. 그는 최근 민주당의 대선 경선 레이스에 참가를 선언하면서, 쉽사리 대선에서의 해답을 찾지 못하는 민주당의 새로운 해법이 되고자 하는 인물이다.

금융인으로 사회생활을 시작, 고속 승진

1942년 2월 14일 보스턴의 유대인 가정에서 부동산 거래업자인 부친과 가정주부인 모친 사이에서 마이클 블룸버그는 태어났다. 1964년 전기공학 학사 학위를 받고 존스홉킨스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는 공학 박사가 아닌 경영학을 선택했다. 그는 하버드대학 MBA 과정에 재직 경력 없이 이례적으로 합격했다. 학업을 마친 1966년 그가 향한 곳은 당시 미국의 4대 투자 은행이었던 살로몬브라더스였다.

회사 내에서도 승승장구한 그는 1973년 주식 거래 및 세일즈 부문의 제너럴 파트너로 승진했으며, 이후에는 회사의 컴퓨터 및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일을 맡게 된다. 지금은 정보 시스템 관리라는 업무가 회사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컴퓨터 관리 업무의 중요성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높은 자리로 고속 승진한 이후, 사실상 한직으로 밀려난 것이다.

블룸버그 L.P의 탄생

그가 다니던 살로몬브라더스는 1981년 핍립브라더스에 인수됐다. 마이클 블룸버그는 필립브라더스와의 인수합병을 반대하다가 15년 동안 다닌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고 만다. 당시 그가 받은 퇴직금은 천만 달러였으며, 39세의 나이에 자신과 같이 살로몬브라더스를 나오게 된 이들과 모여 퇴직금을 종잣돈으로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마이클 블룸버그가 전개한 사업은 살로몬브라더스에서 경험을 쌓았던 정보 기술 분야였다. 기업 재무 및 경제 정보를 가공해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것이다.

당시는 투자사들의 투자 패러다임이 신속한 거래를 통해 차익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던 때였다. 시류를 잘 탄 회사의 소프트웨어는 첫 고객으로 메릴린치를 유치할 수 있었다. ‘마켓 마스터즈 터미널’이라는 이름의 이 소프트웨어는 후일 ‘블룸버그 터미널’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이노베이티드마켓시스템이라는 회사의 이름도 1987년 창업자 마이클 블룸버그의 이름을 딴 ‘블룸버그 L.P’로 변경됐다.

블룸버그 터미널로 막대한 부를 쌓다​

현재 블룸버그 터미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제공하는 조건으로 1년에 2만 달러가량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 미국의 기관 투자가, 전문 투자자들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블룸버그 터미널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현재 블룸버그 터미널에서는 기업의 주가나 실적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국채, 금리, 과거기록, 원유나 귀금속 등의 가격변동 내역, 각종 경제지표를 확인하고 또 비교해 볼 수 있다. 블룸버그는 블룸버그 터미널을 통해 높은 수익을 창출해 내고 있으며, 이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블룸버그는 블룸버그 터미널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운용해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TV, 인터넷, 신문, 라디오 등 다양한 미디어 영역으로 매체 사업을 전개했으며, 현재는 경제뉴스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입지를 가진 미디어로 블룸버그를 성장시켰다. 회사의 성장으로 인해 마이클 블룸버그는 555억 달러(한화 약 64조 2,400억 원)의 자산을 보유한 세계 9번째 부호가 될 수 있었다.

뉴욕 시장 당선, 공화당에서 무소속으로

사업에서 성공하고 지명도를 드높인 마이클 블룸버그가 다음으로 향한 곳은 정치권이었다. 2001년 뉴욕 시장 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것이다. 마이클 블룸버그의 정치적 성향은 낙태, 총기 규제 등의 사회문제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그리고 금융의 측면에서는 친기업적인 공화당의 성향을 가진 인물로 평가된다. 뉴욕 시장 선거 출마 전까지 그는 민주당에 몸을 담고 있었는데, 낮은 지지도와 치열한 당내 경선을 극복하지 못하고 선거를 불과 몇 달 앞둔 시점에서 당적을 공화당으로 옮기게 된다. 그러나 당시만 하더라도 공화당 소속의 마이클 블룸버그의 당선 가능성은 그다지 높게 점쳐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 뉴욕 시장은 루돌프 줄리아니였으며, 공화당에 몸을 담고 있는 재선 시장이었던 그의 인기는 높다고는 할 수 없었던 편이었다. 그러나 911 테러의 상황에서 단호한 모습을 보여준 덕에 그의 인기는 치솟았으며, 시장 선거에서 그가 마이클 블룸버그의 유세에 가담하면서 선거의 판도가 바뀌었다. 혼란에 빠진 뉴욕을 재정비할 인물로 마이클 블룸버그의 인기는 치솟았으며, 2001년 11월의 선거 결과 50.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뉴욕 시장으로 당선되게 된다. 이후 그는 2013년까지 총 3번 뉴욕 시장에 당선돼 12년 동안 일하며 지명도를 쌓았다. 3번의 선거 중 그는 2번을 공화당 소속으로, 그리고 마지막 2009년의 선거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다시 한번 민주당으로, 대선 경선에 뛰어들다​

뉴욕 시장 시절의 마이클 블룸버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공공보건과 경제, 예산 등의 영역에서 그의 평가는 높은 편이다. 특히 2009년 경기 침체 이후 쌓아둔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덕에 뉴욕의 민간 부문 일자리 증가율은 매년 10%를 웃돌았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 그에 대한 평가는 박한 편이다. 특히 시의 빈곤층에 대한 지표는 이전에 비해 개선된 점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벌어지는 소득 격차의 문제를 더욱 심화시킨 것으로 평가되기에, 중산층에서의 인기와는 달리 저소득층에서는 지지를 받지 못하는 편이다.

공화당을 지나 무소속 정치인으로 활동하던 그가 민주당에 우호적인 사인을 보내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였다. 2007년 공화당을 탈당한 그는 2012년에 치러진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작년에 이르러서는 마이클 블룸버그는 민주당에 복당했으며, 현재는 내년 미국 대선을 위해 민주당 후보 경선에 뛰어든 상황이다. 이제 그는 뉴욕 시장 다음의 꿈으로 ‘미국 대통령’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보다 8배 더 돈이 많은 후보

마이클 블룸버그의 대선 출마는 금번에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에도 그는 무소속으로 대선 레이스에 참가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버니 샌더스가 무소속임에도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것과는 달리, 무소속으로 대선을 치를 계획을 밝혔다. 이는 당의 지원 없이도 대선을 치를 수 있는 마이클 블룸버그의 재력 덕분이었다. 언론에서는 그가 대선을 위해 사용하기로 상정한 금액이 한화 약 1조 원에 달한다는 추측을 보도했다. 양당의 후보를 꺾기는 힘들어도 강력한 제3후보로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됐던 그의 출마는 그러나, 2016년 3월 불출마 선언과 함께 끝이 났다. 무소속 후보로 당선 가능성이 없으며, 그의 출마가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였다.

불출마 선언 후 마이클 블룸버그는 2016년 7월 힐러리 지지선언을 하면서 민주당의 대선을 지지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의 당선으로 나타났다. 그로부터 3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마이클 블룸버그는 다시 한번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출마의 변으로 지금의 민주당 후보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민주당 경선후보로 과거 뉴욕 시장 재직 시절에 인종차별 논란을 야기했던 불심검문 정책을 공식 사과하는 등 과거의 행적을 다잡으면서 앞으로의 기나긴 경선 레이스를 대비하고 있다. 아직 그의 당내 지지율이 유의미하게 나타나고 있지는 않으나, 그는 뉴욕 시장 3선의 경험이 바탕이 된 잠재력을 가진 후보로 평가된다. 과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상의 재력을 보유한 그가 경선에서 트럼프 열풍 이상의 광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이희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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