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회장부터 이해진 의장까지, 자수성가 CEO 10인
자신의 손으로 성공을 일군 자수성가 CEO
포브스코리아는 매년 ‘한국의 50대 부자’를 선정해 발표한다. 그중 2017년에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위 50대 부자 중 19명, 즉 약 40%가 물려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을 일군 일명 자수성가형으로 밝혀졌다. 10년 전 같은 조사 결과에서 자수성가형 부자의 비율이 약 18%였던 것을 감안하면 그 수가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수성가 CEO에는 누가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NXC 김정주 회장
NXC 김정주 회장 |
NXC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국내 최대 게임 회사 넥슨의 지주 회사로, 김정주 회장은 NXC의 회장이자, 넥슨의 창업주다. 김정주 회장은 카이스트 대학원 시절 26살의 나이로 넥슨을 창업했다. 넥슨은 본래 인터넷 솔루션 개발 업체였으나 당시 PC통신에서 인기를 끌던 온라인게임에 관심을 가졌고, 창업 1년 후 최초의 그래픽 기반 온라인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개발해 이듬해 유료 서비스를 시작하기에 이른다. 이후 명실공히 독보적인 국내 게임업계 1위를 유지해온 넥슨은 2016년 ‘진경준 게이트’로 큰 위기를 맞게 된다. 김정주 회장의 서울대 동기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주식, 차량, 해외여행경비 등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최근 대법원이 김정주 회장에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사건은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그간 김정주 회장이 쌓아온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이사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이사 |
최근 ‘리니지M’의 광고에 직접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은 김택진 대표이사는 리니지M을 만든 엔씨소프트의 수장이다. 서울대 재학 시절 동아리에서 현 한글과컴퓨터 이찬진 대표와 함께 한글과컴퓨터를 만들었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 중 퇴사했다. 이후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로 창업한 엔씨소프트에서 연 매출 55억 원의 대기록을 남긴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만들어 소위 대박이 났다. 이후 2011년 한국프로야구 구단인 NC다이노스의 창단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게임업계에서는 ‘만년 2위’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엔씨소프트는 여전히 ‘벤처기업의 신화’로 불리고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 박현주 회장
미래에셋금융그룹 박현주 회장 |
국내 대표적인 금융 그룹으로 꼽히는 미래에셋금융그룹에는 박현주 회장이 있다. 박현주 회장은 광주에서 태어나 고려대를 졸업한 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박현주 회장은 입사 45일 만에 대리로, 1년 1개월 만에는 과장으로, 그리고 33세의 나이로 전국 최연소 증권사 지점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이뤄냈고, 38살에는 동원증권의 강남본부장 이사가 됐다. 이듬해 동원증권에서 이른바 ‘박현주 사단’을 꾸려 미래에셋증권을 설립했다. 박현주 회장의 승진 스토리와 비슷하게도 미래에셋증권 또한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등 성장 속도가 매우 빨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락앤락 김준일 회장
락앤락 김준일 회장 |
남대문 주방용품 판매 중개업체를 글로벌 주방생활용품 기업으로 성장시킨 사람이 있다. 바로 락앤락 김준일 회장의 이야기다. 김준일 회장은 당시 국내 최고의 수입유통업자로 이름을 날렸지만 제조업 분야에 도전하면서, 밤낮을 새가며 완벽한 밀폐용기를 개발했다.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의 홈쇼핑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 락앤락은 월 매출 5억을 경신하며 글로벌 업체로 자리 잡기에 이른다. 그러나 2017년 김준일 회장 본인과 김창호 전 사장의 경영권을 포함한 보유 지분 전량 약 6293억 원을 홍콩 사모펀드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락앤락은 최근 몇 년간 김준일 회장의 건강에 무리가 오면서 혁신적인 경영체제의 도입이 필요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의장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의장 |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의장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누구보다 이를 악물고 도전했던 사람이었다. 방준혁 의장은 첫 창업이었던 프랜차이즈 컨설팅 사업에 성공을 거뒀지만, 2년 후 돈보다는 명예를 얻고 싶다는 일념으로 벤처 창업에 도전한다. 그러나 연이은 실패로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방준혁 의장은 실패의 경험을 밑거름 삼아 게임 사업에 또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당시 게임 산업에는 넥슨, 엔씨소프트 등 이미 많은 선발주자가 있었다. 그러나 넷마블게임즈는 게임 업계의 비주류로 꼽히던 ‘여성’, ‘아동’ 유저를 공략해 14개월 만에 1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기에 이른다. 현재 넷마블게임즈는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다만 야근을 당연시하는 업무 환경과 직원들의 과로사, 투신자살 등의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네이버 이해진 전 의장
네이버 이해진 전 의장 |
벤처계의 전설로 불리는 네이버 이해진 전 의장. 이해진 전 의장은 삼성SDS의 사내 벤처 제도를 통해 국산형 검색엔진 개발을 시작했고, 삼성SDS에서 독립법인으로 ‘네이버컴’을 설립했다. 당시 1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던 게임 서비스 업체 한게임과의 만남으로 창업 2년 만에 합병법인의 상호를 NHN 주식회사로 변경했다. 한게임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네이버는 지식iN, 타겟 검색 광고, 블로그 등으로 명실상부한 포털 사이트 1위로 등극하게 된다. 이해진 전 의장은 2017년 3월 의장직을 내려놓고, 현재는 네이버 GIO의 위치에 있다.
쿠팡 김범석 대표이사
쿠팡 김범석 대표이사 |
쿠팡 김범석 대표이사는 하버드 재학 시절부터 잡지 제작에 관심이 많았다. 재학 중에는 ‘커런트’라는 잡지를 만들어 뉴스위크에 매각했고, 졸업 후에도 명문대 출신을 겨냥해 만든 잡지 ‘빈티지미디어컴퍼니’를 설립한 이력이 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하버드 동문들과 함께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을 세웠고, 서비스 시작 4년 만에 월 거래액 2000억 원을 달성했다.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로는 사상 최초로 흑자를 냈고, 글로벌 투자그룹에서 수 억 달러 규모를 투자 받는 등 인정받는 IT 업체로 성장했다. 특히 쿠팡은 ‘로켓배송’과 파격적인 판매가로 유통업계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어떻게 보면 위기를 기회로 바꿔 성공한 기업인으로 볼 수 있다. 대학 졸업 후 삼성전기, 대우자동차 소속으로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다, IMF 외환위기 때 직장을 잃었다. 이후 바이오산업이 유망하다고 판단, 대우자동차 출신 동료들 10여 명과 함께 셀트리온의 전신기업인 ‘넥솔’을 창업했다. 3년 후 서정진 회장은 넥솔의 상호를 셀트리온으로 변경, 회장직을 맡게 됐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부정적 반응 또한 많았지만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와 맺은 사업제휴로 셀트리온은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 기업으로 크게 성장한다. 2016년 셀트리온의 보유 주식 가치는 5조 9천억 원을 기록해 대기업으로 선정됐다.
NHN엔터테인먼트 이준호 회장
NHN엔터테인먼트 이준호 회장 |
NHN은 12년간 네이버, 한게임을 부르던 이름이었다. 이제는 NHN은 NHN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만 남게 됐다. NHN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이준호 회장은 어떤 사람일까. 사실 이준호 회장은 한게임, 네이버컴 시절부터 호흡을 맞췄던 사람은 아니다. 다만 검색 기술에 있어서는 탁월한 전문가로 인정받았고, 컴퓨터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검색 엔진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엠파스의 자연어 검색 서비스의 개발자가 바로 이준호 회장이었다. 이후 네이버 이해진 전 의장을 만나 검색 서비스와 관련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됐고, 네이버의 대주주가 되면서 전 NHN의 경영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NHN이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로 분할되면서 포털 서비스는 네이버가, 게임 사업은 NHN엔터테인먼트가 담당하게 됐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 권혁빈 회장
스마일게이트홀딩스 권혁빈 회장 |
스마일게이트홀딩스 권혁빈 회장은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5대 부호에 꼽히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서강대 재학 시절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면서 졸업 이후 바로 창업을 시작했다. 첫 창업의 실패를 딛고 온라인 게임 사업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하게 된다. 그러나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포화로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다가 중국으로 눈을 돌리게 되면서 ‘크로스파이어’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외에도 권혁빈 회장은 청년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오렌지팜’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