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완전 반한 맛집들
청주는 사실 여행지, 맛집 모두 특별하게 부각 되는 지역은 아니다. 충청북도를 둘러싼 지역이 모두 육지라 해산물 요리가 발달한 것도 아니고 전국을 휘어잡을 독보적 메뉴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청주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몇몇 식당들은 우리나라 최고 반열에 올라가도 손색 없는 곳들이다. 청주에 간다면 꼭 들려볼 만한 맛집들이다.
퍼블릭 골프장에서 즐기는 수준 높은 정찬 그린테이블
골프장 식당의 기본은 고급이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 어류 중심의 메뉴가 인기 있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전혀 다른 골프장 맛집도 있다. 청주시 상당산성에서 외곽으로 더 나가면 필그린 골프클럽이라는 이름의 나인홀 퍼블릭 골프장이 있다. 아담하고 도시 가까운 곳에 있어서 골프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그린테이블은 골프장 초입이자 1번홀 바로 앞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클럽하우스’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청주에서 맛있고 우아하기로 소문난 레스토랑이다. 고전적인 인테리어와 편안한 테이블, 그리고 모든 음식이 홈메이드 방식이라 건강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곡물과 호밀빵을 손님이 고를 수 있고, 야채, 치즈, 햄, 달걀, 토마토를 넣는 ‘클럽샌드위치와 그린샐러드’, 이름 그대로 입맛을 자극하는 ‘베이글, 견과류 크림 치즈 딥과 그린샐러드’(1만 원), 바질페스토, 토마토, 모짜렐라 치즈를 치아바타 빵에 구운 파니니인과 함께 먹는 ‘후레쉬 치즈 파니니와 샐러드’, 머핀빵에 구운 베이컨, 토마토, 치즈, 수란을 얹은 미국식 샌드위치(각각 1만2000원) 등은 빵과 샌드위치 재료의 조화를 이루는 즐거운 맛이다. 마리게리따 피자, 고르곤졸라 페스츄리 피자(각각 1만3000원) 등은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한 든든한 메뉴들이다. 조금 더 든든한 식사를 하고 싶다면 ‘아이러브 그린샐러드’(1만2000원), 치즈돈가스(1만2000원), 매콤한 해산물돈가스(1만3000원), 매콤 달콤한 낙지라이스 덮밥(1만2000원) 등을 먹어보자. 우월한 맛과 분위기 덕분일까. 이곳은 골프 손님은 물론, 순전히 ‘그린테이블’의 메뉴를 맛보기 위해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위치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단재로 2252(낭성면 관정리 113) 운영 시간 10:00~20:00
호강하는 여름, 호강하는 입맛 상수리나무 아래 가마구이
청주시 산성구 산성로는 실개천인 감천과 함께 달리는 도로다. 길을 달리다 보면 싱그러운 상수리나무(도토리 나무)들이 큰 키를 뽐내고 있는 풍경을 만나게 된다. 상수리나무 뒤로는 깔끔한 건물 한 채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상수리나무 아래’이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통갈비 가마구이’. 신선한 돼지 통갈비를 이 집 주인이 직접 만든 가마에 넣어 청주산 참나무를 이용한 훈연 과정에서 기름기를 쪽 빼고 육즙을 살린다. 그러면서도 최상의 맛을 뽑아내는 것이 상수리나무 아래의 발명품이다. 갈빗살 맛도 맛이지만 갈빗대의 풍미는 과연 역대급이다. 상수리나무 아래의 통갈비 가마구이는 천일염으로 밑간을 한 소금구이(1만2000원), 간장 양념으로 맛을 낸 매운맛(1만3000원), 순한맛(1만3000원) 등 세 가지로 나눠진다. 누구나 식성과 기분에 맞춰 촉촉한 고기 맛과 참나무로 익힌 가마구이의 감칠맛을 즐길 수 있는 메뉴들이다. 고기와 함께 나오는 식사는 깔끔한 한정식 스타일로 전체 양을 생각하면 결코 적지 않은데, 그 정갈함에 빠져 먹다 보면 어느새 된장찌개는 물론 냉면까지 뚝딱 해치우게 된다. 일반 메뉴로는 닭곰탕, 비빔냉면, 물냉면 등이 있다.
위치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지산질 7-6(낭성면 지산리 304) 운영 시간 방문 전 문의 *일요일 휴무
대를 이어주는 우람한 맛 오성당
오성당은 청주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 보게 되는 분식 맛집이다. 메뉴는 쫄면(5000원), 만둣국(6000원), 고기만두(3500원), 김치만두(3500원), 고로케(1500원), 꽈배기(1000원), 팥도넛(1000원) 등 모두 인기 메뉴들이지만 대표 메뉴는 역시 꽈배기이다. 오성당의 우람한 꽈배기는 수십 년 전부터 우리 부모님들도 즐겨 먹던 그 맛 그대로인데, 오성당은 일찌감치 꽈배기의 크기를 길이 50cm로 키워 점잖은 청주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쫀득한 식감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주인장의 자랑에 따르면, 주인이 직접 만든 두유로 밀가루를 반죽한 후 하루를 숙성시킨 뒤 일곱 결이 생기게 꼬아주고, 꽈배기를 만들 때 또 다시 일곱 번 비틀어 준다. 그리고 한 번 더 숙성시킨 뒤 닭 육수에 담갔다 빵가루를 묻혀 깨끗한 기름에 튀겨 완성한다. 이 우람하고 촉촉하며 쫀득한 꽈배기는 40년 이상 청주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으며, 요즘 같이 더운 날에는 매콤한 쫄면의 인기도 최고다.
위치 청주시 흥덕구 풍산로 55(가경동 1198) 운영 시간 11:00~21:00 *일요일 휴무
시간이 만든 참치 이상의 그 맛 참치타임
아무리 좋은 참치, 맛있는 부위라 해도 ‘먹는 타이밍을 고려한 디테일한 해동과 요리 시각’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제 맛을 즐기기 힘들다. ‘참치타임’은 사장님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활약한 주방장에게 현장에서 직접 배운 방식으로 운영되는, 그야말로 최상의 맛을 잡아내는 타이밍 전략이 분명한 인기 맛집이다. 참치 메뉴는 모두 4가지로, 부위에 따라 2만9000원, 4만3000원, 7만 원, 그리고 9만 원으로 나뉜다. 4가지 다 먹어본 사람들 증언에 따르면 그 차이는 확실하다고 한다. 가격대별로 여러 가지 참치 부위가 제공되기 때문에 천천히 음미하면 황홀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물론 2만 원대 참치도 얼마든지 맛있게 즐길 수 있다. 4인 기준 9만 원, 3인 7만 원, 2인은 5만 원이다. 초밥, 알밥, 우동 등 사이드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사장님의 후덕한 서비스와 음식 솜씨 때문에 많은 단골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위치 청주시 서원구 산남로24번길 17-1(신남동 430) 운영 시간 17:00~01:00
[글과 사진 이영근(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