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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식가를 위하여!

한 상 가득 차려 놓은 반찬,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 음식들은 먹기 전부터 기분 좋고, 든든하다. 맛도 중요하지만 보는 순간 마음의 빗장 먼저 풀어주는 인심 후한 맛집들을 소개한다.

▶할머니 손맛 우면산 꽁보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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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근처, 유명 식당 즐비한 서초동 안에서도 맛집으로 손꼽히는 우면산 꽁보리밥. 낡은 간판, 허름한 외관과 입구에서 30년 훌쩍 넘는 맛집의 내공이 느껴진다. 대표 메뉴는 꽁보리밥(8000원)과 제주솥뚜껑꽁삼겹살(1인분 1만4000원). 동그란 원형 쟁반에 가득 담겨 나오는 반찬과 지글지글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등장하는 뚝배기 된장찌개, 이와 함께 먹는 보리밥까지. 그야말로 상다리 부러지게 차린 잔치상 같다. 엄마 손맛으로 조물조물 무친 듯한 각종 나물과 야채 반찬들, 거기에 직접 담가 맛을 제대로 낸 양념 고추장을 한 수저 푹 넣고, 진한 된장국 한두 수저 함께 서걱서걱 비비면 윤기 자르르한 비빔밥이 완성된다. 씹을 때마다 톡톡 터지는 보리쌀의 식감을 즐기며 입안 가득 조화롭게 퍼지는 나물, 생채들이 뿜어내는 감칠맛의 하모니는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비빔밥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낮 시간엔 테이블마다 보리밥을 먹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저녁 시간엔 이곳의 비장의 무기인 커다란 솥뚜껑이 테이블에 장착된다. 솥뚜껑 불판에 두툼한 제주산 생 삼겹살이 올라가고, 반찬으로 나오는 콩나물, 부추무침, 어묵볶음, 묵은지김치를 가장자리에 둘러 함께 구우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플레이트가 완성된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며 나오는 돼지고기의 고소한 기름으로 나물과 김치가 조리되면서 솥뚜껑의 열기가 올라가면, 군침과 식욕도 최고치. 완벽한 이곳의 메인 인기 메뉴 꽁삼겹살 외에도 칼국수(8000원), 김치찌개(8000원), 부대찌개(8000) 맛도 좋다.


위치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30 운영 시간 10:00~22:00 *명절 휴무, 포장 가능

▶양재천 친구네 집 쉐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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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라미’란 친구네 집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프랑스 요리학교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수료한 셰프들이 운영하는 편안한 레스토랑으로 소박하지만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프랑스 식당’이다. 인테리어 역시 앤티크한 액자와 소품들이 아기자기하고 독특하다. 기존 프랑스 음식점과는 사뭇 다른 자유로운 분위기다. 명란오일파스타(1만5000원), 새우먹물크림리조또(1만5000원), 초리초로 매콤하게 맛을 낸 볼로네제 소스와 감자 뇨끼(1만7000원) 등 10여 가지의 단품들이 인기 메뉴. 그런데 이 높은 퀄리티를 지닌 음식들의 양이 이렇게 많아도 괜찮은 건가? 푸짐하게 담겨 서빙되는 그릇의 모양새가 딱 요리 잘하는 친구네 집에 모여 앉아 만들어 먹는 프렌치 한 끼를 닮았다. 심지어 메뉴판 한구석에 ‘양이 부족한 분은 양 많이 가능합니다’라는 문구까지! 어떤 이유에서든 과식이 필요한 사람, 인정에 목마른 사람이라면 양재천으로 향해볼 것.


위치 서울시 서초구 마방로 44-1 운영 시간 11:00~22:00 *포장 가능

▶남대문 칼국수 골목의 원픽 남촌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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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가본 사람은 없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남대문 칼국수 골목. 그만큼 맛도 가성비도 매력적인 곳이다. 칼국수 골목의 식당들은 대부분 칼국수, 보리비빔밥, 냉면, 찰밥까지 먹을 수 있는 세트 메뉴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7000~8000원이면 좁은 테이블 위에 그릇을 올려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종류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좁다란 골목 양쪽으로 6~7개가 넘는 좌판식 칼국수 식당이 나란히 있는데, 다 비슷해 보여도 각자의 손맛이 다르니 입맛에 맞는 단골을 찾는 게 좋다. 필자의 원픽은 안쪽에 위치한 남촌분식이다. 이 집의 장점은 직접 밀고 자른 투박한 손칼국수의 쫄깃함과 진한 멸치 국수 육수 맛이다. 사장님 기분이 내키면 수제비를 뜨거나 손님들에게 비빔밥을 쓱쓱 비벼 주고 요리조리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야말로 엄마 밥상머리 잔소리가 그리울 때 찾는 소울푸드다.


위치 서울시 중구 남대문시장 4길 42-1 운영 시간 08:00~19:00 *포장 가능

▶한국식 멕시칸 푸드 바토스 이태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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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주인은 교포 출신으로, 미국에서 먹어 본 멕시코 음식을 추억하며 음식점을 찾다 결국 직접 식당을 오픈하게 되었다. 전통 멕시칸에 한국인의 입맛을 적당히 플러스 한 ‘김치 까르니따스 프라이즈(1만1900원)’는 출시와 동시에 최고의 메뉴로 등극했다. 바삭하게 튀긴 감자튀김에 잘게 찢어 간을 한 돼지고기와 잘 익은 김치를 볶아 야채와 치즈를 올려 나오는 메뉴인데, 멕시코 본토 맛과 어우러진 김치전 같은 친숙한 조합에 금세 중독된다. 취향에 맞춰 고수, 샤워크림을 듬뿍 넣으면 더욱 이국적인 맛이 완성된다. 맥주 한 병이 그대로 슬러시 컵에 꽂혀 나오는 바로스리타(1만7400원) 메뉴와 찰떡궁합. 그 외에 불 맛 가득한 소고기가 들어간 까르네아사다(2개 9500원), 바삭하게 튀긴 통새우와 치폴레 마요가 들어간 칠리라임쉬림프타코(2개 9500원)가 인기다. 작은 사이즈라 한두 입이면 금세 사라지지만 큼지막한 고기와, 바삭한 새우 튀김의 맛으로 입안의 여운이 계속 남아 추가 주문하게 된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15길 1 2층 운영 시간 11:30~22:00(브레이크타임 14:45~17:00) *포장·배달 가능


글과 사진 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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