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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by 조선일보

50년 전 무령왕릉 조사단도 이 국밥 먹으며 발굴했다고?

국립공주박물관 학예사들이 꼽은

무령왕릉 인근 먹거리&볼거리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일부인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옛 송산리 고분군). 가운데 솟은 무덤이 무령왕릉이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40세 늦은 나이에 왕위에 오른 무령왕은 풍전등화에 빠진 백제를 일으켜 세웠다. 당시 백제는 고구려 장수왕의 남침으로 한성이 함락된 후 쫓겨 웅진(공주)으로 천도해 있었다. 무령왕은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여러 번 승리를 거둔 뒤 521년 사신을 양나라에 보내 ‘갱위강국(백제가 다시금 강국이 되었다)’을 선언한다. 올해는 무령왕의 갱위강국 선포 15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국립공주박물관 학예사들이 ‘무령왕의 도시’ 공주를 알차게 즐기는 법을 들려줬다. ‘무령왕릉 발굴 50주년’ 특별전이 한창인 공주박물관에서 차로 3분 거리에 실제 무령왕릉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일부인 ‘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옛 송산리 고분군·041-856-3151)이다. 바닥에 그려진 진묘수 그림을 따라 구릉 위로 올라가면 무령왕릉을 포함해 백제 고분 7기가 있다. 초록으로 뒤덮인 완만한 능선의 고분을 따라 천천히 산책하는 기분도 색다르다.


'고가네 칼국수'의 대표 메뉴인 평양식 만두전골과 보쌈수육.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박물관에서 차로 7분 거리에 있는 고가네 칼국수(041-856-6476)는 학예사들이 만장일치로 꼽은 ‘공주 맛집’이다. 주인 김영란씨가 고씨 집안으로 시집온 뒤, 시댁에서 운영하던 직물 공장을 리모델링해 지금의 칼국수 집으로 만들었다. 개운하고 시원한 평양식 만두전골과 보쌈수육이 인기 메뉴. 한수 관장은 “무령왕 시대의 공주 중심지가 바로 제민천이었다”고 했다.

구도심인 제민천에 조성된 '나태주 골목길'.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인근에 조성된 나태주 골목길에선 소소한 골목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나태주 시인의 시와 그림이 곳곳에 숨어있는 골목이다. 하얀 담벼락에 손으로 써내려 간 시구에서 몽글몽글 감성이 피어오른다. ‘힐링 장소’로 소문난 한옥 카페 루치아의 뜰(041-855-2233)에선 시간도 느리게 흘러간다. 건축가 임형남·노은주 부부가 구도심의 오래된 집을 고쳐 차를 나누는 문화 공간으로 꾸몄다. 도심 골목길 재생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다.

카페 '공다방' 창가에 앉으면 정면으로 보이는 공산성 뷰.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제민천에서 차로 4분만 가면 공산성이다. 공산의 능선과 계곡을 따라 쌓은 성벽인 공산성은 웅진 백제 시기(475~538)를 대표하는 고대 성곽이다. 백제 땐 ‘웅진성’으로, 고려 시대엔 ‘공주산성’으로, 조선시대 인조 이후엔 ‘쌍수산성’으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금강을 내려다보며 공산성 성곽길(2660m) 전체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1시간 30분 걸린다. 매표(어른 1200원, 청소년 800원, 어린이 600원) 후 금서루에서 오른쪽 길로 올라 쌍수정⋅왕궁지⋅진남루⋅영동루⋅광복루⋅만하루와 연지⋅영은사⋅공북루⋅공산정 전망대를 거치는 코스가 정석이다.


성곽길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공산성이 한눈에 들어오는 공다방으로 간다. 안민자 학예연구사는 “정면으로 보이는 공산성 뷰가 예술이라 요즘 가장 뜨는 카페”라며 “창가 자리에 자리 잡으면 공산성 보며 멍 때리기 좋다”고 소개했다. 이름에서 풍기는 레트로(복고) 감성과 달리 내부는 모던한 분위기. 공산성 야경이 예쁘니 밤에 가도 좋다. 월요일 휴무.


‘무령왕릉 발굴 50년’ 특별전을 감상한 이들에겐 공산성 인근 국밥집 새이학가든(041-855-7080)을 추천한다. 50년 전 무령왕릉을 발굴한 조사단이 이곳 국밥을 먹으며 작업했다는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한수 관장은 “서울에서 내려온 김원룡 국립박물관장에게 이 집을 소개한 사람이 김영배 공주분관장”이라며 “65년 전부터 공주시장(市場)에서 유명했던 ‘이학식당’이 이름을 바꿔 현 위치로 옮긴 것”이라고 했다. 푹 고아 녹아 있는 대파와 무가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을 낸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공주에 오면 꼭 들렀다고 한다. 공주국밥 9000원.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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