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헐헐’ 세 글자, 4200만원에 팔렸다… 이 곳 어디길래
태싯그룹이 제작한 NFT 작품 ‘CRYPTO 헐헐헐’ 중 한 장면. 실제 작품은 음악이 나오는 1분가량의 동영상이다. /업비트NFT |
‘헐’은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황당한 감정을 드러낼 때 사용하는 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등재돼 있지 않은데,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인 ‘우리말샘’에는 ‘매우 놀라거나 어이가 없을 때에 내는 소리’라고 돼 있다. 최근 이 단어로 만든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 작품이 국내 시장에서 4200만원에 팔렸다.
미디어아트팀 ‘태싯그룹’이 만든 ‘CRYPTO 헐헐헐’이라는 작품은 국내 NTF 거래소 ‘업비트 NFT’에서 0.699비트코인(4일 기준 4205만원)에 팔렸다. 이 작품은 가지런히 놓인 ‘헐’이라는 글자 3개가 음악에 맞춰 1분 가량 움직이는 동영상이다.
태싯그룹 설명을 보면 작품 속에 나오는 ‘헐’은 코인(가격)의 상승과 폭락을 의미하기도 하고, 메타버스에 대한 거부감과 신기함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코인 가격이 상승하면 이 글자가 활기차게 진동하고 음악도 신나지만, 하락하면 글자가 파괴되면서 우울한 음악이 나온다.
이 팀에서 제작한 다른 작품 3점도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100개 한정으로 발매한 ‘헐! BEAT’는 52개 팔렸고, ‘헐! Either’와 ‘헐! Doggy’는 각각 500개 중 363개, 1000개 중 706개 판매됐다. 가격은 작품과 작품 번호마다 다르지만, 판매 수량이 가장 적은 ‘헐! BEAT’가 가장 비싸다.
NFT시장 2년만에 8배↑··· “거품의 정점” 우려도
최근 NFT 시장은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NFT 시장분석 플랫폼 ‘논펀지블닷컴’에 따르면 세계 NFT 시가총액은 2018년 4096만달러(약 480억원)에서 2020년 3억3804만달러(약 3970억원)로 2년 사이 8배 넘게 커졌다.
올해 3분기 거래액은 59억1533만달러(약 6조9860억원)이다.
NFT 거래 플랫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8월 월간 거래액 12억3000만달러(약 1조4600억원)를 기록한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시가 대표적이다. 오픈시는 지난 7월 15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빠르게 성장하는 NFT 시장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아시아 태평양 금융 연구 책임자인 마이클 에브리는 “거품의 정점이자 신격화”라며 “젊은 층의 역동성을 고려해도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말했다.
송주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