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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측근 회사, 靑·정부행사 30억 어치 수주”

일부 언론 보도에, 청와대 "곧 입장 내겠다"

조선일보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작년 4월 26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행사 리허설에서 공연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청와대는 14일 탁현민 의전비서관의 최측근이 설립한 신생 공연기획사 ‘노바운더리’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정부 행사 용역을 22건이나 수주했다는 한겨레신문 보도와 관련, 오전 중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겨레신문은 이날 ‘노바운더리’가 법인 등기도 전에 문 대통령 참석 행사들을 수주하는 등 지난 2년10개월 간 3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고, 이에 업계에선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일감 몰아주기 아니냐’는 취지의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청와대 차원의 입장이 나온 건 없지만 내부적으로 관련 입장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노바운더리’는 과거 ‘탁현민 프로덕션’에서 현장PD로 일했던 이모(35)씨와 기획PD로 일했던 장모(34)씨가 2016년 말 설립한 공연기획사다. 노바운더리는 탁 비서관이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인 2017년 5월까지는 정부 행사 관련 실적이 없는 신생 업체였는데, 2018년 9억5600만원, 2019년 2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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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의전비서관이 2018년 4월 청와대 선임행정관으로 일할 당시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윤상 음악감독(왼쪽),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과 남북합동공연 리허설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노바운더리는 2017년 8월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부터 시작해 지난달 25일 ‘6·25 한국전쟁 70주년 기념식’까지 2년10개월 동안 모두 22건의 청와대 등 정부 행사 용역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탁 비서관이 청와대를 떠나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으로 일한 작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도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공연 등 7건의 계약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22건 중 15건은 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굵직한 행사였고, 이 가운데 5건은 법인 등기(2018년 3월)도 하기 전에 수주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계약 형태는 대부분 ‘수의 계약’이었다. 등기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2017년 11월 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만찬 및 환영 공연’등을 수의계약 형태로 따낸 것이다.


이와 관련, 한겨레는 “탁 비서관이 지인들의 업체에 대통령 관련 일감을 거듭 맡겨 이익을 얻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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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연합뉴스

공연·행사업계에선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는 특혜”란 말이 나왔다. 공연업체 대표 A씨는 한겨레에 “(노바운더리 같은 신생 공연기획사는) 청와대 행사를 수주할 꿈도 못 꾼다”고 했고, 공연기획사 대표 B씨도 “20년 경력의 우리 회사도 대통령 의전 경험이 없어서 행사 계약이 무산된 적이 있다”고 했다.


다만 노바운더리 측은 “행사 수주와 관련해서 법이나 규정을 어긴 게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이씨와 장씨는 탁 비서관과 함께 2012년 8월 ‘공연 행사 제작 매뉴얼’이란 책을 냈다. 탁 비서관은 책에서 “어려운 시절, 어려운 공연 하느라 고생한, 팔자에 없는 책을 엮어내느라 고생한 피디(PD)에게 오랜만에 칭찬을 한다”고 썼다.


탁 비서관은 2013년 5월 쓴 산문집 ‘흔들리며 흔들거리며’에서 이씨와 장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 들어와 맞지만 않았지 온갖 욕을 처들으면서 꿋꿋하게 버텨준 이들”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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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의전비서관이 2018년 8월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 에 앞서 음향과 동선 등 작업 지시를 내리고 있다. /남강호 기자

[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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