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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잡아갈건가?”… 벨라루스 여성들의 뜨개질 시위

경찰, 시위대에 폭력 일삼자 여성들이 나서 ‘평화시위’ 강조


옛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에서 여성들이 전면에 나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反)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루카셴코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며 26년째 장기 집권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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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시내에서 여성 약 2000명이 참가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여성들은 루카셴코가 즉각 퇴진하고 대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고 요구했다. 벨라루스에서는 지난달 9일 치러진 대선에서 루카셴코가 승리했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국민이 “부정 선거”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시위에서 경찰은 300여 명의 여성을 연행했다. 그중에는 73세 할머니도 포함돼 있었다.


벨라루스 여성들은 옛 국기(國旗) 색깔인 흰색과 빨간색으로 조합된 옷을 입고 시위에 나서고 있다. 일부 여성은 경찰이 다가오면 즉석에서 흰색과 빨간색의 실을 꺼내 뜨개질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평화 시위이니 건드리지 말라는 의미이다. 흰색과 빨간색으로 된 우산을 쓰고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도 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She4Belarus’라는 해시태그(검색을 편리하게 하는 #표시)를 붙여 여성들의 적극적인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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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셴코와 맞붙은 야권 대선 후보도 여성인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였고, 반정부 시위대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도 여성이다. 야권이 투쟁을 위해 뭉친 조정위원회라는 기구에서도 여성들이 주요 간부로 포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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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여성들은 거리에 나온 이유에 대해 경찰이 남성들에게 지나친 폭력·고문을 행사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다고 말한다. 외신 인터뷰에서 여성들은 “구타당한 남성들에게 연대를 표시하고 싶다”고 했다. 비폭력을 강조하기 위해 흰옷만 입고 시위에 나서거나, 경찰들에게 꽃을 나눠주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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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비하를 일삼은 루카셴코에 대한 불만이 쌓였던 것도 여성들이 시위의 주체가 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선 후보 티하놉스카야는 영어 교사였다. 하지만 루카셴코는 그를 향해 “아이들을 위해 저녁 요리에나 집중하라”는 발언을 쏟아내 여성들의 화를 돋웠다. 루카셴코는 “여성은 투표권을 가질 만큼 성숙하지 못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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