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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by 조선일보

웹툰 '덴마' 결말에 악플 1만6000개 "떡밥은 뿌렸는데 수습을 못했네요"

'덴마 사태' 부른 양영순 작가

조회수 26억 대작 졸속 완결에 독자 "내 10년 억울하다"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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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덴마' 〈작은 사진〉가 연재 10년 만에 완결됐다. 한국형 우주 만화의 신기원으로 평가받으며 조회 수 26억회를 기록한 대작(大作)의 최종화에는 그러나 1만6000개 가까운 악플이 가득하다. 지난달 29일 완결됐지만 열흘 지난 지금까지 "이건 완결이 아니라 연재 포기"라는 성토가 줄을 잇는다. '덴마 사태'라 불릴 만하다. 만화가 양영순(49)씨의 변(辨)을 들어봤다.


독자 반응 봤나?


"욕먹는 게 당연하다. 중간 과정이 대폭 잘려나가 결말이 느닷없게 느껴졌을 것 같다. '덴마' 하나만 10년 붙잡고 있다 보니 조급함이 생겼다. 내 나이 이제 곧 오십이다. 조금이라도 아이디어 있을 때 다른 걸 해야 할 것 같았다. 올해 중 차기작 '달마건(鍵)'을 내놓을 계획이다."


만화는 초능력 악당 덴마가 8우주의 우주택배회사 실버퀵의 노예로 일하며 겪는 모험담이다. 등장 캐릭터만 100명이 넘고, 10년간 뿌린 떡밥(복선)도 상당수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정리 없이 "이제 8우주 밖으로 나간다!"는 주인공 대사와 함께 이야기가 뚝 끝나버린 것이다. 잦은 지각 연재와 1년의 휴재까지 견딘 충성 독자마저 "내 10년 세월이 억울하다"며 등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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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 작업실에서 만난 만화가 양영순씨는 “연재 끝나면 편안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긴장해 있다”고 말했다. /김영근 기자

이야기 수습에 실패한 건가?


"'은하철도 999' 같은 소년 만화로 구상했는데, 점차 원래 의도와 멀어졌다. 탄탄한 골격을 잡고 시작한 게 아니다 보니, 궁금증을 유발하려고 이야기를 지어내긴 했는데 수습은 안 되고 흩뿌려지기만 했다. 그간의 '떡밥'은 스토리 뼈대를 준비하지 않은 연재 작가의 자구책이었다. 용서와 양해를 빈다."


만화 '누들누드' '1001' 등으로 이름을 알린 양씨는 정시 마감과 거리가 먼 작가로 유명하다. '플루타크 영웅전' 등 미완으로 끝난 작품이 여럿이라 뒷심 부족 평가도 따라붙는다. 양씨는 "연재처에 '정신과 상담 받겠다'는 얘기까지 했었다"고 말했다. "하루는 콘티 작업, 다음 날은 14시간 정도 그림 작업을 한다. 마감도 늦는 주제에 원고까지 이상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그려왔다. 2014년 1년간 휴재할 때는 번아웃 상태였던 것 같다. 물론 구차한 변명이다."


팬들은 그러나 아직 '덴마'를 포기하지 않았다. 결말 예상 줄거리를 인터넷으로 취합해 지난 3일부터 연재 중인 웹툰 '덴큐'(백감독 글·그림)가 그 증거다. 양씨는 "무서운 사람이 많다"고 했다.


차기작은 '덴마' 시즌2인가?


"전혀 다른 작품이다. 동양풍 판타지가 될 것이다. 제자백가(諸子百家) 관련 책을 읽으며 설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엔 착실히 원고를 비축해 '미리 보기' 서비스 수익도 올리고 싶다. 독자들의 허탈감을 채워줄 작품으로 돌아오겠다."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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