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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by 조선일보

안중근·아인슈타인·한용운·정주영… 겉은 부드럽지만 강직함 지닌 인물들 많아

토끼띠 인물 누가 있나

조선일보

1909년 하얼빈역의 총성으로 ‘한국 민족은 결코 유약하지 않다’는 것을 세계 만방에 알린 안중근(1879년생) 의사, 약소국 폴란드 출신의 여성 과학자로서 두 차례나 노벨상을 받은 마리 퀴리(1867), 대학 시험에 낙방하는 좌절을 겪었으나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자가 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토끼띠였다.


순한 것 같으면서도 알고 보면 강직한 토끼를 닮아서일까. 토끼띠 인물 중에서는 겉으로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속으로는 단단한 외유내강(外柔內剛)의 모습을 보여주고 반전(反轉)을 이룬 사람들이 많았다. 최근 착한 동네 청년 이미지에서 벗어나 ‘더 이상 당하고만 살지 않겠다’ 선언하고, 영화 촬영을 위해 삭발까지 한 배우 겸 가수 이승기(1987) 역시 토끼띠다.


역사 인물 중에서는 젊은 시절 한때 방탕한 생활을 했으나 말의 목을 자른 뒤 개과천선했으며, 가야 출신이라는 비주류의 설움을 딛고 삼국통일의 영웅이 된 김유신(595)을 들 수 있다. 칼 대신 붓을 들고 일제의 침략에 끝까지 항거했던 ‘님의 침묵’의 작가 만해 한용운(1879)도 있었다.


정·재계 인사 중에서는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며 야당 지도자로서 끈질기게 권력에 맞섰던 김영삼(1927) 전 대통령이 토끼띠 인물이었다. 집에서 소를 판 돈을 훔쳐 가출한 뒤 굴지의 재벌 자리에 올라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고 했던 정주영(1915) 전 현대그룹 회장과 그 아들 정몽준(1951)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도 토끼띠다.


토끼의 부드러운 감성은 문화·예술계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숱한 시인들에게 넘기 어려운 벽으로 여겨졌던 미당 서정주(1915), 여러 작가들이 자신의 문학적 스승으로 꼽았던 소설가 이청준(1939)이 토끼띠였다. ‘헤어질 결심’으로 지난해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1963) 감독도 토끼띠다. 스포츠계에서는 ‘씨름판의 황제’ 이만기(1963),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1975), 메이저리거 류현진(1987),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던 축구 선수 정우영·송민규(1999)를 들 수 있다.


연예계에선 전원주(1939)와 고두심(1951) 같은 선 굵은 중견 연기자를 비롯해 영화 ‘기생충’의 이선균과 ‘정직한 후보’의 라미란, ‘영웅’의 정성화, 개그맨 김병만·이수근(이상 1975) 등이 있다. 1987년생 스타로는 장근석·이민호·문근영·주원, 1999년생은 ‘트와이스’의 채영·쯔위와 ‘악동뮤지션’의 이수현 등이 있다.


해외 스타로는 배우 잉그리드 버그먼(1915)과 로빈 윌리엄스(1951), 한때 부부였던 브래드 피트(1963)와 안젤리나 졸리(1975) 등을 들 수 있다. ‘농구의 전설’이라 불리는 마이클 조던(1963)도 토끼띠다.


[유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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