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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by 조선일보

[아무튼, 주말] 만둣국·빈대떡에 화이트와인? 뜻밖의 궁합에 ‘깜놀’할걸요

와인전문가의 단골

이민우 카비스트 대표


서울 대치동 와인숍 ‘카비스트’ 이민우 대표는 국내 손꼽히는 와인 전문가다. 프랑스 생테밀리옹 와인양조학교에서 고등기술 자격증을 취득하고 3년간 와인 산지를 누비다 귀국해 15년 동안 와인 수입사 바이어·마케터, 와인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했다.


이러한 경험과 경력을 바탕으로 와인을 즐기는 데 필요한 상식과 재미난 배경을 가진 와이너리를 알기 쉽게 풀어 쓴 ‘와인, 와이너리 여행'(은행나무)을 펴낸 이 대표에게 “와인을 즐기기 알맞은 맛집을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좋은 와인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론 80점에 불과하다. 가게의 개성과 음식을 빛내 줄 수 있는 와인을 갖춰야 100점”이라며 4곳을 추천했다.


선주후면 어만두


“만둣집에 무슨 와인이냐고요? 드셔 보세요. 이 집 이지웅 대표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와인 전문가죠. 와인 리스트도 훌륭하지만, 리스트에 없는 뛰어난 와인이 많아요.”


이 대표가 추천한 프랑스 ‘부르고뉴 알리고테’ 화이트와인이 만둣국과 절묘하게 어울렸다. 얇은 만두피 속에 칼로 다진 각종 채소와 돼지고기를 채운 만두, 맑으면서도 진한 국물로 가득했던 입안에 와인 한 모금이 들어가자 봄꽃처럼 화사한 향이 피어 올랐다.


이 대표는 “와인을 좀 드시는 분들에게는 드라이한(단맛이 거의 없는) 알리고테를, 와인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보다 마시기 편한 미국 ‘콜럼비아 크레스트’ 샤르도네를 권한다”고 했다. 둘 다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드는 화이트와인. “와인 하면 레드(red)라고 아는 분들이 많지만, 한식은 대개 화이트와인과 어울립니다.”


냉면, 녹두부침, 어복쟁반 등 이북 음식을 두루 낸다. 저녁은 와인을 들고 가도 비용을 받지 않는 ‘코키지 프리(corkage free)’로 운영된다. 개풍만두국 1만3000원, 김치만두국 1만5000원, 홍삼보쌈 3만3000원, 어복쟁반 5만5000·7만5000원, 민어만두 7만원.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2길 37 S-Trenue빌딩 지하 1층


마토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 출신 오너셰프(주인 겸 요리사)가 운영하는 집입니다. 한식을 기본으로 와인과 어울리는 다양한 음식을 직접 만들고 냅니다.”


와인별로 어울리는 음식과 맞춰 먹는 페어링(pairing)을 깻잎전, 탕평채, 감자채전, LA갈비 등 한식으로 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곳이다. 식빵 사이 다진 새우를 넣고 튀긴 중국 음식 멘보샤, 스파게티, 오므라이스 등 국적을 가리지 않고 와인과 맞는 음식을 두루 낸다. 물론 치즈, 스페인 햄 하몬 등 전형적인 와인 안주도 있다.


고추·깻잎·감자채전 1만5000원, 탕평채 1만5000원, 민물새우튀김(새우깡) 2만5000원, 멘보샤 3만5000원, LA갈비 1만8000원, 홍합라면 8000원, 로제소스 오므라이스 2만5000원. 서울 강남구 선릉로146길 23


하프패스트텐


“같은 와인이라도 어떤 온도에서, 어떤 잔에, 어떻게 디캔팅하느냐에 따라 맛이 다릅니다. 이곳은 세계 최고 수준의 와인 핸들링(다루기) 기술로 서비스합니다. 코로나 불경기로 셰프가 없어서 간단한 음식만 주문할 수 있다는 단점은 아쉽지만요.”


2016년 한국소믈리에대회 우승자인 양윤주 소믈리에가 운영하는 와인바. 매장에 들어서면 와인바인지 연구소인지 헷갈린다. 여기저기 와인병과 상자, 전문 서적이 쌓여있는 데다, 와인 산지 지도와 사진이 벽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편한 분위기에서 와인을 제대로 맛보고 즐길 수 있다. 소믈리에 추천 보틀 하우스 와인 5만원, 이달의 추천 와인 7만7000원, 마르게리타 피자 2만2000원, 시저 샐러드 1만8000원, 3종 간단 와인 안주 1만8000원. 서울 용산구 이촌로64길 26


엘초코 데 떼레노


“와인이 많진 않지만, 와인에 가장 어울리는 음식을 내는 곳입니다. 스페인과 호주, 영국, 두바이 등 세계 곳곳에서 경험을 쌓은 신승환 셰프는 어떤 음식이 와인과 어울리는지 잘 이해하고 있어요.”


서울 북촌에 있는 미쉐린 1스타 스페인 레스토랑 ‘떼레노’에서 운영하는 바스크 스타일 그릴바(grill bar). 가스가 아닌 숯불만으로 식재료의 맛을 고스란히 살려낸다. 다진 마늘과 레몬즙으로 만든 소스를 바른 흰살 생선을 숯불에 노릇하게 구운 아라인(Arrain)은 껍질은 바삭하면서 속살은 촉촉하고 부드럽다. 바스크어로 ‘왕갈비’란 뜻의 출레톤(Txuleton)은 어떤 고기 마니아라도 만족시킬 맛이다.


아라인(생선구이) 4만원, 출레톤(소갈비등심 스테이크) 16만원(1㎏), 치비아(숯불에 구운 갑오징어·완두콩·완두순·감자 콩피) 1만5000원.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73 성아맨숀 1층 2호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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