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에 휩싸인 초등학교… 선생님은 학생 116명부터 내보냈다
서울 한 초등학교 별관에서 화재
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동 은명초등학교에서 화재가 발생, 학교 건물과 차량 10여대가 불탔다. 당시 교사 11명과 학생 116여명이 학교에 남아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26일 오후 4시쯤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가 화염에 휩싸였다. 불은 학교 건물 밖 쓰레기 집하장에서 발생, 주차장에 있던 차량 10여대와 별관 건물을 태운 뒤 1시간 30여분 만에 꺼졌다. 연기를 들이마신 교사 2명 외에 인명 피해는 없었다. /연합뉴스 |
소방·교육 당국 등에 따르면 불길은 이날 오후 3시 59분쯤 이 학교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시작됐다. 치솟은 불길은 바로 옆 별관 1층 주차장으로 옮아 붙어 차량 10여대를 태웠고, 이어 순식간에 5층 규모 건물로 번졌다. 주민들은 "'펑' 하는 소리가 잇달았고, 시커먼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고 전했다. 소방차 80여대와 소방대원 265명이 1시간 30분 만에 완전히 불을 껐다.
이날 학교는 평소보다 정규수업이 일찍 끝나 학생이 상당수 귀가한 상태였지만, 음악·미술 등 방과 후 수업을 듣는 학생 116명이 화재 당시 본관과 별관, 그리고 운동장에 남아 있었다.
소방 당국은 "학교가 평소 진행한 소방훈련과 교사들의 침착한 대응이 인명 피해를 막았다"고 했다. 특히 별관 5층에서 방과후 수업을 진행하던 여교사 김모(32)씨와 권모(33)씨는 학생을 먼저 대피시키던 중 불길 속에 갇혔다가 가까스로 소방 당국에 구조됐다. 둘은 불을 피해 화장실로, 다시 음악실로 이동한 끝에 구조대에 구출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두 사람 모두 연기를 흡입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오후 대형 화재가 발생했던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에서 소방관들이 잔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불이 난 것을 발견한 교사가 처음에 소화기로 불을 끄려 했지만 진화가 어려워 교무실에 알렸고, 곧바로 교감이 수차례 대피 방송을 하자 각 교실에서 수업 중이던 교사들이 신속히 학생들의 대피를 도왔다"고 했다. 특히 "이 학교는 꾸준히 재난안전대피 훈련을 해왔고 이달 초에도 전교생이 훈련을 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6학년 공모(12)군은 "처음에는 검은 연기에 소방훈련인 줄 알았는데, 불이 났다는 교감선생님 방송을 듣고 당황했다. 선생님들이 밖으로 나가는 길을 알려줘 빨리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27일 합동 감식을 벌인다.
▲ [포토]서울 은평구 초등학교 화재…교사 2명 부상·학생 116명 대피
[윤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