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에서 만난 수묵의 멋…한국공예 전시 개최
‘2019 한국공예의 법고창신’ 개최
수묵화를 보는 듯한 공간…공예와 예술 경계 넘어
2019 밀라노디자인위크에서 열린 ‘한국공예의 법고창신’ 전./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
14일까지 열리는 ‘2019 밀라노디자인위크’에 한국 전통공예 전시가 열려 화제를 모은다. ‘2019 한국공예의 법고창신’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한국 공예작가 23명이 참여해 7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수묵의 독백(monochrome monologue)’이라는 주제에 맞게 전시공간을 흑백으로 구성해 한국의 정서를 전달했다. 한쪽엔 먹을 물 들인 대형 명주 작품으로 동양화의 산세가 어우러진 모습을 표현했고, 맞은 편엔 책가도(冊架圖)를 형상화한 투명 사방탁자에 공예 작품을 배치했다. 갓, 나주반, 유기, 누비, 부채, 옥, 옻칠 등 장인들의 작품은 마치 한 작가의 작품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한국의 멋을 극대화했다.
전시를 총괄한 정구호 예술감독은 "먹 하나로 색의 한계를 넘나들었던 수묵화와 같이 흑백이 이루는 색의 대립을 초월해 한국 전통에 대한 경외심을 전하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흑백의 조화로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전시 공간./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
‘법고창신’ 전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2013년부터 밀라노디자인위크에 선보이고 있는 한국공예전시로, 올해는 또르또나 지역의 슈퍼스튜디오로 자리를 옮겨 개최됐다.
지젤라 보리올리 슈퍼스튜디오 디렉터는 "이번 전시는 혁신과 전통을 추구하는 자신들의 주제에 가장 부합하는 전시다. 한국의 공예가 옛것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 산업 혁신을 이끄는 원동력임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밀라노 국립대학교 동양역사학 교수인 로셀라쵸는 "출중한 재료들이 장인의 손길을 만나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오브제로 탄생했다"라며 "공예와 예술,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든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양현승 ‘평양반닫이’, 김윤선 ‘혼선’, 김천우 ‘시작과 끝, 그리고 갈망’, 성파스님 ‘흑(黑)’/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
김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