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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by 조선일보

“뭘 플레이리스트에 담는지… 뭘 한번 듣고 마는지도 파악… 한국시장 파고들 자신 있다”

스포티파이 음악사업부 공동대표 얼리치·다이커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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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는 과연 한국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넷플릭스’가 될 수 있을까. 세계 최대 오디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지난 2일 전격적으로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업계는 물론 소비자도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이다. 하필 한국의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본격 성장하려는 시점의 행보라 더욱 그렇다. 경쟁 환경은 녹록치 않다. 음악과 팟캐스트, 오디오북 등 시장 전반에서 국내 토종 서비스들의 시장점유율이 90%대로 압도적이다.


Mint가 지난 13일 스포티파이 음악사업부를 맡고 있는 제러미 얼리치(Erlich·39)과 매리언 리 다이커스(Dicus·42) 공동 대표를 화상으로 만났다. 이들은 스포티파이가 한국 음원 콘텐츠 시장의 ‘창조적 파괴자'가 되기보다,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가 되기를 바라는 쪽에 무게를 뒀다.


◇“영상보다 오디오 소비 시간 더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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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토종 업체들과 비교해 스포티파이의 경쟁력은.


“스포티파이는 그 어떤 서비스보다 이용자 개인의 음악 취향을 잘 파악합니다. 전 세계 가입자가 3억5000만명으로 불어나면서 데이터의 예측력이 갈수록 더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AI(인공지능)의 성능 개선에 오래전부터 엄청나게 투자한 덕분이죠.”


─애플 뮤직의 경우 일부 유명 가수의 음원을 확보하지 못해 점유율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애플 뮤직도 훌륭한 회사지만 우리와는 조금 차이가 있어요. 스포티파이는 그 누구보다 개인 취향을 잘 파악하는 강점이 있어요. 차차 스포티파이만 선보일 수 있는 서비스도 늘려나가야겠죠.”


─스포티파이가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추천해주는 원리는.


“사용자가 선호하는 오디오 콘텐츠의 장르,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간대 같은 기본 데이터뿐 아니라 어떤 음악을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고, 어떤 음악은 듣고 지나치는지도 모두 반영합니다. 이와 더불어 취향이 비슷한 이용자들이 어떤 청취 습관을 갖는지도 파악하죠. ‘오늘 이 노래를 들었으니, 내일 이 노래를 들을 것’ 정도의 예측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개인의 취향을 파악합니다.”


─음악 추천에 사람은 전혀 개입하지 않나.


“아닙니다. 사람도 참여합니다. ‘예상치 못한 새로운 트렌드 변화’를 파악하죠. 알고리즘이 매일 일상적 상황에서 수백만 사용자에게 즉각 추천 곡을 골라준다면, 인간의 몫은 시대정신에 걸맞은 좋은 음악을 발굴하는 것이죠. 음악 시장은 각 나라의 문화 등에 따라 취향도 천차만별입니다. 각각의 시장에서 알고리즘과 함께 일하는 ‘인간 큐레이터’의 통찰력은 필수적입니다.”


─음악 스트리밍뿐 아니라 오디오북과 팟캐스트 서비스도 하는 이유는.


“오디오 콘텐츠는 인간이 좀 더 본능적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그냥 듣는 것보다 다른 무언가를 하면서 듣는 경우가 더 많죠. 따라서 동영상보다 소비 시간이 깁니다. 스포티파이는 이제 음악 서비스 회사가 아니라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 회사입니다. 앞으로 몇 년간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도 늘리는 추세입니다. 시장 기회는 많습니다. 전통적 채널(TV와 라디오 등)의 존재감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죠.”


─나이를 먹으니 새로운 음악을 잘 안찾게 된다. 스포티파이가 날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음악 취향을 파악해 반드시 듣고 싶은 음악을 찾아줄 것이라 믿습니다. 게다가 우리 플랫폼으로 1990년대 어느 까페에서 들었던 듯한 기억이 아련한 곡을 찾곤 하죠. 저도 가끔 이 기능을 쓰다보면 토끼굴에 빠진 것처럼 이것저것 여러 음악을 찾아 보게 됩니다. 지난주에도 한 2시간정도를 크리스 크리스토퍼슨과 돌리 파튼의 노래를 찾으며 옛날 노래에 흠뻑 빠졌어요.”


─한국 시장 진출에선 어떤 기대를 걸고 있나.


“소비자뿐 아니라 아티스트쪽에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아티스트들에게 지금 팬들이 무슨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지, 누가 열성 팬인지를 알려준다. 스포티파이의 이용자들이 어떤 음악을 듣고 있는지, 어떤 음악이 유행을 타고 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창작자 전용 플랫폼인 스포티파이포아티스트라는 기능을 쓰면 됩니다. 음악을 출시한 직후 팬들의 반응을 다양한 각도에서 직접 즉각즉각 받아 볼 수 있어요. 비용은 무료입니다. 스포티파이로 이름을 날리는 K-POP 가수가 더 많이 나타나고 다양한 한국 음악 장르가 세계적으로 알려져 또 다른 생태계가 생겨나길 기대합니다. 물론, 아티스트가 이름을 날리는 주된 요인은 그의 열정과 땀이 주된 원동력입니다. 스포티파이는 재능을 골방에 썩히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모든 음악을 서비스하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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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가 넷플릭스처럼 한국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까.


“넷플릭스에 비견되는 것은 영광이죠.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는 개인 취향을 파악해 미디어의 소비 방식을 바꾼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넷플릭스 덕분에 내 취향에 맞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스포티파이도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차이점도 큽니다.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물에 막대한 투자를 하지만, 우리는 기존 음악을 활용하는 데 집중합니다. 스포티파이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만든 총 7000만곡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궁극 목표는 전 세계 모든 노래를 우리 서비스(플랫폼)에 담는 겁니다.”


─스트리밍이 대세가 된 현재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특징을 요약한다면.


“매일 엄청나게 많은 음악과 오디오 콘텐츠가 쏟아지지만, 게이트 키퍼(DJ처럼 인기 음악을 골라주는 전문가)가 사라진 지 오랩니다. 따라서 대중의 선택을 받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반대로 음악을 즐기기는 과거보다 쉬워졌죠. 갈수록 음악 시장에선 국경이 사라지고 있고, 이런 생태계에선 취향만 제대로 파악하면 누구라도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칠 수 있습니다. K팝 가수들처럼요.”


─한국 음악의 특징과 K팝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나.


“일단 언어와 문화를 초월할 만큼 음악 자체가 좋습니다. 한국 음악계는 지난 수십 년간 산업 자체의 노하우를 쌓아왔고, 특히 아티스트를 수년간 훈련하는 시스템은 전 세계에서도 흔치 않습니다. 여기에 제작사와 배급사 구조가 매우 수직적이고 경쟁도 치열합니다. 시장이 독특한 만큼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한국 진출을 앞둔 지난해 말에도 한국을 직접 찾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BTS 등 한국 가수들의 앨범 광고를 종종 타임스퀘어에 내거는 이유는?


“무엇보다 음악이 너무 괜찮지 않나요. K팝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어요. 한국은 음악뿐 아니라 드라마 등 각종 콘텐츠 분야에서 황금기인듯한 느낌도 들어요. 타임스퀘어는 모든 문화가 한 곳에 응집하는 상징적인 장소죠. 우리는 전 세계적인 인정받는 콘텐츠를 전 세계 팬이 볼 수 있는 장소에 널리 퍼뜨리고 싶었어요. 이처럼 국경없는 음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스포티파이의 목표이기도 하죠.


─한국 시장 진출에선 어떤 기대를 걸고 있나.


“소비자뿐 아니라 아티스트쪽에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아티스트들에게 지금 팬들이 무슨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지, 누가 열성 팬인지를 알려준다. 스포티파이의 이용자들이 어떤 음악을 듣고 있는지, 어떤 음악이 유행을 타고 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음악을 출시한 직후 팬들의 반응을 다양한 각도에서 직접 즉각즉각 받아 볼 수 있어요. 비용은 무료입니다. 스포티파이로 이름을 날리는 K-POP 가수가 더 많이 나타나 생태계가 생겨나길 기대합니다. 물론, 아티스트가 이름을 날리는 주된 요인은 그의 열정과 땀이 주된 원동력입니다. 스포티파이는 재능을 골방에 썩히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3~5년 후 음악계 트렌드는 어떻게 변할까.


“유행하는 음악도 ‘싸이클(순환 주기)’이 있습니다. 과거 몇 년간 힙합 음악이 유행을 탔다가, 최근엔 록 음악의 영향이 묻어나는 음악이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기타 음색이 짙은 노래가 히트를 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기타 소리가 히트송에서 사라진 줄만 알았는데 대중 음악의 세계로 되돌아 온 것이다.”


─K-POP 가수빼고 각각 좋아하는 뮤지션을 꼽는다면.


“전 밥 딜런(얼리치)을 꼽을게요. 전 위켄드와 저스틴 비버(다이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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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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