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결국 무릎 꿇었다... 핀테크 앤트그룹, 中정부 손 안에
WSJ “최근 중국당국에 사업개편계획 제출”
마윈, 중국 당국 비판한 뒤 한동안 잠적해 ‘실종설’ 돌기도
최근 대외 활동 재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금융기술)기업 앤트그룹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감독을 받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앤트그룹에 대한 상장을 준비해오던 지난해 10월 중국 당국의 금융규제를 비판했다 눈밖에 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사실상 항복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주. /뉴시스 |
앤트그룹은 최근 이 같은 구조조정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사가 되면 금융당국의 엄격한 관리·감독을 받고 까다로운 각종 규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앤트그룹은 알리바바의 전자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회사다. 당초 자회사 중 하나를 금융지주사로 만들어 소액 대출 등 금융 자회사를 지배하도록 하고, 모회사 앤트그룹은 당국의 규제에서 자유로운 IT 업체로 탈바꿈한다는 구상이었다. 이 같은 청사진을 바탕으로 마윈은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앤트그룹 본사. /로이터 연합뉴스 |
그러나 마윈이 지난해 10월 23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금융서밋’에서 보수적인 중국의 금융 감독을 비판한 뒤 앤트그룹과 관련한 계획은 전면 중단됐다. 마윈은 지난해 11월 앤트그룹 경영진과 함께 금융 감독 당국에 불려가 면담을 했고, 상하이, 홍콩 증시에 앤트그룹을 상장해 40조원을 투자받으려던 상장 계획도 전격 중단됐다.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실종설까지 돌았던 마윈은 이달 20일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1999년 알리바바를 세운 그는 2019년 회장직에서 은퇴했지만 개인 최대 주주로 그룹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