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구속 후폭풍…카카오엔터 75억 날렸다, 3대 주주 정찬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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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가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이 회사에 투자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BS미디어넷은 수십억 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 반면 김호중과 함께 구속된 이광득 대표, 개그맨 정찬우 등 창업자들은 수십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주식은 작년 말 기준 이광득 대표가 28.4%, 최재호 이사 29.7%, 정찬우 28.3%, 카카오엔터 10%, SBS미디어넷이 3.6%를 보유하고 있다.
생각엔터는 2018년 1월 이 대표와 최 이사, 정찬우가 3분의 1씩 출자해 공동 설립한 회사다. 이 대표는 SBS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김호중과는 친척 관계다.
정찬우는 김호중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던 날 스크린골프를 함께 했다. 다만, 정찬우는 이후 저녁 식사 자리와 유흥주점에는 동행하지 않고 귀가했다고 소속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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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의 음원 판매와 콘서트 수익 등으로 인해 생각엔터의 매출이 256억원에 달하던 2022년, 카카오엔터는 75억원을 투자해 이 대표와 정찬우의 지분 5%씩 총 10%를 매입했다. 생각엔터의 몸값을 750억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엔터는 트로트 시장의 장래가 밝다고 보고 이 회사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각엔터에는 김호중 외에도 ‘미스트롯2′ 준우승자 홍지윤, ‘미스터트롯2′ 우승자 안성훈, 금잔디, 영기 등이 소속돼 있다.
이 대표와 정찬우는 각각 37억5000만원의 매각대금을 손에 쥐었다. 설립 당시 출자 자본금(1억원)이 1명당 약 3300만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수년만에 수십억원 차익을 거둔 셈이다.
2023년에는 SBS미디어넷이 최 이사의 지분 3.6%를 인수했다. 생각엔터 기업 가치를 1000억원으로 보고, 36억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생각엔터는 김호중이 구속되면서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됐다. 24일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공연 출연이 무산됐고, 6월 1~2일 김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도 취소됐다. 대형 콘서트의 경우 공연 무산에 따른 위약금을 내야 한다. 생각엔터의 작년 현금보유액은 16억원인데 반해, 공연 등으로 벌어들일 수익을 미리 받아둔 선수금은 126억원에 달했다.
이에 생각엔터는 27일 임직원 전원 퇴사와 대표이사직 변경을 결정하며 폐업 수순에 들어갔다. 정찬우는 김호중 사건이 터지기 전 SBS미디어넷이 책정한 몸값을 바탕으로 지분을 넘겼다면 283억원을 손에 쥘 수 있었지만,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됐다. 카카오엔터와 SBS미디어넷 역시 생각엔터가 문을 닫으면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카카오엔터는 “생각엔터에 75억원을 투자한 것은 맞다”면서도 “정확한 피해 규모나 향후 계획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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