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발전 위해 써달라" 카이스트에 100억 땅 기부
곽성현 한국링컨협회 이사장과 남편 김철호 아이팩 회장
물려받은 분당 정자동 토지 쾌척… 대학 "4차 산업혁명 기지로 활용"
"카이스트(KAIST)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대학으로 커가길 바랍니다." 곽성현(74) 한국링컨협회 이사장과 남편인 김철호(69) 아이팩(IIPAC)조정중재센터 회장 부부가 카이스트의 새로운 '기부 천사'로 나섰다. 카이스트는 3일 대전 본원 행정본관 회의실에서 곽 이사장·김 회장 부부로부터 33만㎡(10만 평) 규모 토지를 학교 발전기금으로 기부받는 내용의 약정식을 가졌다.
곽 이사장은 고(故) 곽명덕 전(前) 대한변호사협회장과 고 한자영 전 대양산업개발 대표의 장녀다. 이번에 기부하는 토지는 곽 이사장이 모친에게서 물려받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분당서울대병원 인근 임야다.
곽성현(앞줄 오른쪽에서 둘째) 이사장과 김철호(그 오른쪽) 회장 부부가 3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부동산 기부 약정식을 갖고, 신성철(앞줄 왼쪽에서 둘째) 총장 등 카이스트 관계자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카이스트 |
이 땅은 현재 보전녹지지역이라 당장 개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학교 용지로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공시지가가 49억원에 달해 실제 가치는 100억원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2월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이 취임한 이후 최고액이다. 곽 이사장 부부에 앞서 카이스트에 100억원 이상 발전기금을 기부한 사람은 8명이다.
이화여대 음대를 졸업한 곽 이사장은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2017년 '누구에게나 악의 없이 대하고, 모두에게 베풀며, 옳음에 대해선 확고하라'는 미국 16대 대통령 링컨의 정신을 토대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정신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한국링컨협회를 설립했다. 변호사로 활동한 남편 김 회장은 지식재산 분야 조정·중재 전문가 양성 등을 목표로 하는 사단법인 아이팩조정중재센터 회장을 맡고 있다.
곽 이사장과 김 회장 부부는 물려받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방법을 고민했다고 한다. 신 총장은 지난 1월 곽 이사장 부부를 초청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카이스트의 사명과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곽 이사장은 "카이스트가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어 기부를 결심한 것"이라고 밝혔다.
곽 이사장은 '자녀와 상의했느냐'는 질문에 "주부인 딸이 미국에서 교육을 받아선지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고 전했다. 카이스트는 기부자의 뜻을 살려 해당 토지를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연구하고 교육·연구·기술사업화가 융·복합된 시설 부지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전=우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