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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들 위해 써주세요" 재난지원금 내놓은 아파트 주민

서울 논현동 아크로힐스 단지, 11장에 10만원씩 담아서 전달

경비원-미화원 숫자와 정확히 일치, 관리소 "단지 분위기 훈훈해져"


서울의 한 아파트 입주민이 단지에서 일하는 경비원과 미화원들을 위해 자신이 받은 재난지원금 110만원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아크로힐스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입주민 A씨가 쇼핑백을 들고 관리사무소를 찾아와서 경비원과 미화원들에게 전달해달라고 했다.


쇼핑백 안에는 ‘총11매 잘 전달해주세요. 감사합니다’라는 손글씨가 적힌 봉투가 있었고, 봉투 안에는 시중은행에서 발매하는 선물용 무기명 선불카드 11장이 들어있었다. 선불카드의 매수는 이 단지에서 근무하는 경비원과 미화원 숫자와 정확히 일치했다. 각 카드마다 10만원씩 충전돼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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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논현동 아파트 주민이 18일 경비원과 미화원들에게 기부한 재난지원금이 들어있던 봉투. 이 봉투 안에는 10만원씩 충전된 선불카드 11개가 들어있었다. /아크로힐스 관리사무소 제공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A씨가 본인 몫으로 나온 재난지원금 110만원을 아파트 단지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기부하기로 하고, 11개의 무기명 선불카드에 나눠담아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며 “수령자들의 편의까지 세심하게 배려해 더욱 고맙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을 깜짝 기부한 A씨는 평소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자주 왕래가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관리소장은 A씨에게 “직접 전달하시는게 좋지 않겠냐”고 했지만 한사코 마다하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몇 동 몇 호인지만 알려달라는 부탁에도 동수만 말할 정도로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꺼렸다고 한다.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카드를 선물받은 직원들은 크게 고마워하면서 “기회가 되면 나도 베풀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깜짝 기부는 또 다른 기부로 이어지고 있다. 카드를 받은 한 미화원이 "받은 기부금을 혼자 쓰기 미안하다”며 과일 한 박스를 사서 관리사무소에 선물한 것이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이번 기부로 단지 분위기가 정말 훈훈해졌다”고 말했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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