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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반짝반짝 브루나이의 7성급호텔

채지형의 여행살롱 4화

이상한 일입니다. 예전에는 멋진 여행지 이야기를 해주면 가보고 싶다는 반응이 돌아왔는데, 요즘에는 다릅니다. 여행지보다 즐겁게 쉬고 온 숙소 이야기에 더 뜨거운 반응을 보이더군요. 올 여름에 당장 가봐야겠다며, 어떻게 가는 지, 어디에서 예약하면 저렴한지 알려달라는 메시지가 날아오곤 합니다. 친구들의 그런 변화가 나쁘지 않습니다. 유명 여행지에 가서 무엇인가를 꼭 봐야하는 의무방어전이 아니라, ‘나를 스스로 기쁘게 할 여행’을 찾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죠. 물론 마당발인 제가 다녀와서 좋았다면, 친구들도 특별히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고요. ‘심하게 기대하지 말 것’을 포함해 주의할 몇 가지와 함께 이런 저런 정보를 알려주곤 합니다. 여러분도 숙소 이야기가 더 궁금하시지 않을까 싶어, 앞으로 한두 번 더 특별한 숙소에 대한 이야기를 드릴려고요. 

기품이 흐르는 엠파이어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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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황금호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세계에서 7성급 호텔은 두 개밖에 없다고 하죠.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과 브루나이의 엠파이어 호텔인데요. 아시다시피, 호텔의 등급은 5성급이 최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성급이라고 하는 것은 다른 5성급과 차이가 날 정도로 자신 있다는 뜻이랍니다.


저를 엠파이어 호텔(The Empire Hotel and Country Club)로 이끈 이유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다르기에, 자신감 넘치게 7성급이라고 자랑을 하나 싶었습니다. 가보고나니,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황금궁전이라고 불리는 것이 무리가 아니었습니다. 공주님이 나오는 순정만화에 들어간 것 같았다고나 할까요. 호텔 전체가 화려함으로 치장되어 있었습니다. 번쩍번쩍 황금색이 보이면, 그 안에는 분명 금이 들어있을 겁니다. 도금이 아니고요. 여러 색을 쓰지도 않았더군요. 왕실을 나타내는 금색과 흰색, 가끔 빨간색이 보일 뿐이더군요. 기품이 흐른다고나 할까요.

살기 좋은 브루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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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나이의 대표사원중 하나인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

잠깐 엠파이어 호텔이 있는 브루나이에 대한 이야기 하고 갈까요? 브루나이는 우리에게 생소한 나라입니다. 크기는 우리나라의 2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죠. 그러나 국민소득은 2만 달러가 넘습니다. 이들은 연말정산을 따로 하지 않습니다. 세금을 거의 내지 않으니까요. 교육도 나라에서 무상으로 제공합니다. 아프면요? 그냥 고쳐주죠. 큰 병이라면 저렴한 비용으로 병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명절날 국왕이 사는 왕궁에 가면, 국왕이 국민들에게 용돈을 줍니다. 현금으로 말이죠. 브루나이의 땅과 모든 재산은 하사날 볼키아 국왕 소속입니다. 그래도 국민들 대부분은 불평하지 않습니다. 불평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학생들에게는 책 보라고 도서 권장비까지 주는 걸요. 브루나이에 가기 전에는 이 이야기를 듣고도 설마 싶었는데, 브루나이 사람들은 그렇게 살더군요. 사회 시스템만 보면 동화 속에 나오는 나라 같았습니다.


‘브루나이’는 ‘평화가 깃든 살기 좋은 나라’라는 뜻이라고 해요. 브루나이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놀라우리만큼 평안한 얼굴에 미소를 듬뿍 담아 보내주더군요. 나라에서 다 지원해주니, 걱정이 없을 것 같기도 하죠. 그러나 막상 현지인들과 이야기 해보니,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더군요. 그들에게도 이런저런 걱정은 있더라고요. 심지어 어떤 이들은 걱정 없는 것이 걱정이기도 하더군요.

이보다 더 화려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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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움을 잠시 거두고 엠파이어 호텔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엠파이어 호텔 역시 국왕 것입니다. 원래는 국왕이 나라에 오는 큰 손님들을 모시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브루나이 관광산업을 위해 오픈해, 우리같은 일반인도 묵을 수 있게 되었죠.


엠파이어 호텔이 처음 문을 연 것은 2000년 10월 16일. 6년간 300여명의 장인들이 세계 각지에서 최고급 자재를 수입해서 만들었다고 해요. 브루나이 사람들의 편안한 미소 때문인지, 엠파이어 호텔의 화려함이 그다지 거부감이 들진 않더군요.


호텔에 들어가니, 호텔 본관인 아트리움을 치장하고 있는 황금빛 장식이 때문에 잠시 서 있었습니다. 압도된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더군요. 대리석이 깔린 바닥에는 아라베스크 무늬가 반짝이고 순백색 기둥에는 황금 장식이 더없이 우아하게 펼쳐 있었습니다. 천정은 고개를 90도 뒤로 젖혀야 볼 수 있을 정도로 높았고요. 그 위를 꽉 채운 샹들리에 역시 화려함을 극치를 보여주더군요.

어느 수영장을 가야 하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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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에 들어온 듯한 황홀함이 엠파이어 호텔의 가장 큰 특징이지만, 끝도 없이 넓은 것도 남달랐습니다. 방에서 로비까지 나오려면, 한참을 걸어 나와야 했습니다. 심지어 객실 안도 너무 넓어서 짐을 한 곳에 놔두지 않으면 마구 뛰어다녀야할 정도였어요. 스위트 룸도 아니고 일반 룸이었는데도 말이죠.


수영을 해볼까 싶어 나가보았습니다. 수영장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더니, 어떤 수영장을 찾느냐고 다시 묻더군요. 알고 보니 수영장이 무려 10여 곳이나 있더군요. 야자수가 빙 둘러 있는 메인 풀을 비롯해서 자쿠지에서 수중 안마를 받을 수 있는 풀, 미끄럼틀을 갖춘 어린이용 풀과 하얀 모래가 뒤덮여 있는 인공 해수 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실내 풀까지 종류가 어찌나 다양한지. 수영장만 돌아봐도 하루가 훌쩍 지나가겠더군요. 역시 보통 호텔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어 엠파이어 호텔에서 가장 비싼 방을 구경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에는 방 안에 수영장이 있더군요.


시설이 다양한 것은 수영장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호텔 안에 극장과 공연장, 스포츠센터, 쇼핑가가 마련되어 있어서, 호텔 밖으로 나갈 일이 별로 없더군요. 물론 스파코너도 있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한 초콜릿 스파가 있어 해보았는데요. 이것 참, 이걸 발라야 할지 먹어야 할지 난감하더군요. 독특한 경험이긴 했습니다.


엠파이어 호텔에서 각광받는 곳 중 하나가 골프코스입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인데요.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했다고 해요. 골프채도 빌려주는데, 비용도 무척 저렴합니다. 저는 이용해보진 못했지만, 다녀오신 분들이 엄지손가락을 척 올리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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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은 것은 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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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설이 훌륭했지만, 저에게 엠파이어 호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이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단연 잠자리였다고 대답하겠습니다. 객실 자체의 우아함과 여유로움도 좋지만, 침대 위에 누웠을 때 어찌나 포근하던지 깜짝 놀랐습니다. 어릴 적 엄마 품에 안긴 것처럼 아늑한 느낌을 그 어느 곳에서도 받지 못한 것이었거든요. 이불이 참 중요하구나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기도 했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비슷한 이불을 찾아 돌아다녔을 정도니까요. 결국 못 찾았습니다만. 구름 위를 여행하듯 편연한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 발코니에서 망중한을 즐겼습니다. 행복이 호텔 침실에도 있더군요.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 싶은 순간이었답니다.

엠파이어 호텔 The Empire Hotel & Country Club

Negara Brunei Darussalam, Jerudong, BG3122

http://www.theempireho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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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형
소개글
모든 답은 길 위에 있다고 믿는 여행가. '지구별 워커홀릭' 등 다수의 여행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