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슈타트에 머물다
Austria Hallstatt
내내 우중충했던 하늘 때문이었을까. 할슈타트의 첫인상은 소문만큼 대단하지 않았다. 별로 그림같지도 않았고 동화같지도 않았다. 볼거리도 많지 않았고 마땅히 할 것도 없었다. 어쩌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스위스를 먼저 다녀와서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 정도로 압도적인 경치를 자랑했던 스위스에 비해 할슈타트는 조금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때까지도 나는 '관광지엔 화려한 무언가가 있어야만 한다'는 태도를 떨치지 못했던 것 같다. 비행기를 타고 열 몇 시간을 날아가서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힘들게 찾아간 곳에는 반드시 난생 처음 경험하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고 그게 없다면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나쁜 태도.
아무도 내게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말을 건넨 적이 없다. 나도 그렇다. 자기계발서가 불티나게 팔리고 너나 할 것 없이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기만 하는 분위기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정체된 것이고 무능력한 것이고 바보들이나 하는 짓으로 여겨지니까. 하지만 여기에서만큼은 그래도 괜찮을 것 같았다. 잠깐의 침묵이 죄가 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물결이 지는 것도 모를 만큼 잔잔한 호수와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에서는 시간조차 다르게 흐른다. 걸음을 빨리 하면 모든게 멈추고 잠시 멈춰서면 그제야 움직인다. 그저 쉬어가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안식처가 있다면 그건 아마 여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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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천천히 흐르는 할슈타트지만 여느 관광지가 그렇듯 기념품 숍만큼은 언제나 분주하다. 기념품 숍 창문 너머 나란히 놓인 예쁜 유리병에는 색색의 알갱이가 가득 차있다. 모두 짭짜름한 소금이다. 소금 광산에서 채굴한 암염 덩어리도 있고, 미용 소금도 있다. 소금이라기엔 너무 예쁜 그 모습에 반해 하나쯤 기념으로 갖고 싶어지지만, 가볍게 하나 사들고 가기엔 가격이 만만치 않다.
마을의 중심에는 아담한 광장이 있다. 작은 분수대를 중심으로 올망졸망 서있는 앙증맞은 건물들과 창가마다 놓여있는 싱그러운 꽃송이들이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꽤나 경쾌한 느낌이다. 할슈타트를 두고 '동화 속 마을'을 떠올린다면 그건 바로 이곳에서 보는 모습일 테다.
광장과 선착장을 지나 쭉 걸어가면 모두가 알고 있는 할슈타트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고, 마을 윗쪽 할슈타트 폭포 방향으로 올라가면 할슈타트의 다른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보는 전망은 푸니쿨라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가서 보는 것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웅장함은 덜하지만 조금 더 촉촉하다.
할슈타트에 머물길 잘했다. 길고 긴 여행길에 살포시 찍은 쉼표가 할슈타트여서 다행이다.
할슈타트 여행 정보
할슈타트↔할슈타트 기차역(2016기준)
- 할슈타트 마켓→할슈타트 기차역 6:50(일X) / 8:10(5.1~10.26) / 8:45 / 10:15 / 10:45 / 12:15 / 12:45 / 14:15 / 14:45 / 16:15 / 16:45 / 18:15
- 할슈타트 기차역→할슈타트 마켓 7:06(일X) / 7:35(일X) / 8:30 / 9:00 / 9:30 / 10:35 / 11:00 / 12:35 / 13:00 / 14:35 / 15:00 / 15:30 / 16:35 / 17:00 / 17:30 / 18:50
- 가격: 1인 편도 EUR2.5
할슈타트 소금광산 HALLSTATT SALZ WELTEN/SALT MINES
- 운영시간(2016): 4월 9일부터 9월 25일까지 09:00~16:30 / 9월 26일부터 11월 6일까지 09:30~15:00 / 11월 7일부터 27일까지 09:30~14:30
- 푸니쿨라(2016): 4월 9일부터 9월 25일까지 09:00~18:00 / 9월 26일부터 11월 6일까지 09:00~16:30 / 11월 7일부터 27일까지 09:00~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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