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40계단 문화관광테마거리, 알고 가야 더 좋은 그곳
그냥 봐도 좋은 곳과 알고 봐야 좋은 곳이 있다면, 부산의 40계단은 후자다. 40계단을 처음 본 사람들은 대개 "이게 다야?"라는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선 40계단에 가보겠다는 사람에게 "볼 거 없어"라는 말을 전하곤 한다. 어쩔 수 없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 이해하기에는 40계단의 시대는 너무나도 멀다. 한국전쟁은 반세기 전의 일이고, 40계단을 다시 화제의 주인공이 되게끔 만들었던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개봉한 것도 이미 16년 전의 이야기다.
현재의 40계단(좌)과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속 40계단(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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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생 아이돌이 TV에 나오는 시대에 1999년 작 영화는 어쩌면 고대 유물쯤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40계단을 이야기하면서 박중훈, 안성기, 장동건이 출연한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어떻게 빼놓을 수 있을까.
샛노란 은행잎이 흩날리는 가운데 떨어지는 빗방울. 굵어진 빗줄기 사이로 등장하는 남자와 붉은 선혈이 빗방울에 섞여 흘러내리는 가운데 흐르는 비지스(BeeGees)의 홀리데이(Holiday)까지. 당시 한국 영화에서 손꼽히는 명장면으로 회자된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강렬한 오프닝 시퀀스의 배경이 된 장소가 바로 40계단이다.
영화가 개봉한지 1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현재의 40계단은 영화 속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빗속의 남자를 거울처럼 비춰내던 삼화 이용원의 문과 계단 옆 건물의 좁은 난간도 그대로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계단 양옆으로 작은 공방과 카페가 몇몇 들어섰다는 것. 그리고 계단 가운데 아코디언 악사의 동상이 세워졌다는 것 정도가 전부다. 물론 영화 속 모습이 기억나지 않더라도 괜찮다. 동상과 함께 인증 사진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테니.
요즘에야 영화 촬영지로 더 많이 알려졌지만, 사실 40계단은 한국 전쟁 당시 피난 살이의 애환을 상징하는 곳이다. 계단 일대에는 피난민들이 거주하던 판자촌이 있었고, 피란민과 노동자들은 항구나 시내로 가기 위해 하루에도 수십 번씩 계단을 오르내려야만 했다. 계단은 부두에서 들어온 구호물자를 내다 파는 장터이자 피난 중 헤어진 가족들의 상봉 장소가 되기도 했다. 가파르고 고단한 삶의 길이었던 셈이다. 세월이 흐르며 폭이 4m에 달하던 계단은 점점 줄어들어 옛 모습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본래의 40계단에서 남쪽으로 25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계단에 다시 40계단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1993년 8월 '40계단 기념비'를 세웠다.
계단 앞쪽으로는 40계단 문화관광테마 거리가 조성되었다. 거리는 대화재 전의 옛 부산역과 피난민을 실어 나르던 부산항을 주제로 꾸며졌다. 거리 곳곳에는 40계단이 생겼던 1950~60년대의 생활상을 재현하는 조형물과 소품이 놓였고, 이곳을 유명하게 만든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주인공이 되어 볼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됐다. 40계단 문화관도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부산의 역사와 피난민의 생활상,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둘러볼 수 있다. 40계단 문화관광테마 거리는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중앙동 역 13번 출구에서 바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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