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ap은 과연 멋진 서비스가 될 수 있을까?
다급해진 다음카카오
모든 서비스가 다 성공할 수는 없다. 소품종 생산의 선두주자 애플도 그 이면에는 숱하게 날려 먹은 게 존재한다. 다만 좀 구분해야 할 것이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인지 아니면 불안감에 오는 초조함을 극복하고자 한 진입인지 차이를 살펴보는 것이다.
다음카카오는 Zap이라는 앱을 내놓았다. 가장 큰 특징은 두 가지다. 24시간 후에 사진과 동영상이 사라지는 기능으로 사생활 보호라는 것과 사진 위주의 서비스라는 것. 사진 위주의 서비스는 이미 대세의 흐름이다. 그런데 24시간 후의 콘텐츠 폭파는 좀 다르다. 아직 한국에서는 주류라고 보기는 어려운 흐름이다. 그렇다면 이 개념을 Zap은 잘 풀어냈을까?
보안과 대화 연속성의 관계
보안을 위해서는 글의 내용이 삭제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그 방법은 캡처에 의해 뚫릴 수 있다. 사용자가 글의 내용을 캡처하여 보관한다면 그것은 기록이 되는 것과 다름없다. 이렇게 사용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삭제를 통한 보안은 완전한 기능을 하기 어렵게 되기도 한다. 또한 삭제가 되면 그 동안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에 대해 알기가 어렵다. 극단적인 보안인만큼 대화의 흐름이 24시간을 기준으로 계속 삭제되어 깨지는 것이다.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를 되돌아보며 복기하기도 하는데 그런게 불가능한 것이다.
24시간이 지나 폭파된 방 |
조금 더 조심스럽게는 불가능했을까?
누구나 대화 내용에서 일부분을 지우고 싶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아차 하는 그런 순간 말이다. Zap의 콘텐츠 삭제 기능이 그 논리와 그리 멀리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지우고 싶은 것에 대한 삭제 욕구 말이다). Zap이라는 앱을 만들어 서비스를 세상에 내놓기 전에 카카오톡에서 읽기 표시가 뜨기 전이라면 자신이 보낸 글, 사진, 동영상을 지울 수 있는 기능을 미리 선보여서 Zap의 성장 가능성을 점쳐보았다면 어땠을까? 만약 그것이 유용한 기능으로 확인된다면 그때되서 그 경험을 살려 삭제를 통한 보안과 인스턴트 메신저로서의 자리를 만들어갔다면 더 확실하고 안전한 길이 되지 않았을까?
이런 이유로 난 아직 Zap의 미래가 긍정적이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서비스의 목적이 사용하면서 와 닿아야 서비스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데 Zap에게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합병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제대로 된 한방을 보여주지 못한 탓일까? 다음카카오의 Zap에서 보이는 부족한 모습이 그런 초조함을 대변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