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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미아 찾기 그리고 그 너머의 인간적인 것들

최근 페이스북은 자사의 타임라인에서 실종 아동의 정보를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했다. 천만이 넘는 사용자가 사용하는 페이스북 그리고 그 타임라인에 위치기반을 통해서 보이는 아동의 정보는 이전의 전단 형식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좀 더 이 서비스의 구조를 살펴보면 개인의 자원을 활용하여 커다란 문제를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페이스북의 미아 찾기는 SETI@home과 닮은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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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미아 찾기 그리고 그 너머

SETI@home( 링크 1, 링크 2)은 외계 지적 생명체를 탐색하는 데 개인이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외부 세계를 탐색하는데 필요한 막대한 자원의 컴퓨팅을 분산처리하여 외계 지적 생명체 탐구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자신의 자원을 내어주고 공공성이 있는 프로젝트에 참여 한다는 것이 페이스북의 미아 찾기와 닮았다. 그리고 사건이 발생하면 공유하기와 서로의 댓글로 더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은 집단지성과도 닮았다.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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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너, 내가 아닌 우리가 해결하는 집단지성 - 서울시 수해 커뮤니티맵( 링크)

이렇게 닮은 점이 있지만 다른 점도 있다. 외계인을 찾는 문제는 우리 사회의 핵심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미아 찾기의 문제는 우리 공동체가 해결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문제다. 이것은 다시 참여도와 연결된다. SETI@home은 높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 참여하므로 참여도 또한 높을 것이다. 그러나 미아 찾기는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절박함을 느끼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외계인이라는 소수의 관심사를 넘어 신속한 발견을 위해 아주 많은 참여자의 관심사를 끌어내야 하는데 SETI@home과는 해결 방향은 비슷할지 몰라도 해결을 위한 참여도의 수준은 매우 다르다.

 

이제 여기서 인간적인 문제가 등장한다. 해결을 위해서는 아주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하고 이는 정확한 위치 정보를 필요로 한다. 현재 회원가입에서 주민번호와 집주소가 점차 없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참여자의 위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다. 사용자가 직접 단말기 정보를 통해 알려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페이스북에서 접속위치를 어림잡아 계속 수집하며 이 사용자의 위치는 이곳일 것이라고 수정해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의 배터리라는 자원을 잡아먹고 후자는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모바일 기기에서 배터리를 아끼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가? 그리고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기 위해 얼마나 조심하는가?

 

인간적으로 너무나 쉬운 참여방법 즉, 타임라인을 보고만 있어도 되는 이 미아 찾기 캠페인은 너무나도 단순한 문제 배터리와 내 개인정보에 대한 문제와 연결되어 있고 여기서 인간적인 귀찮음을 불러오게 된다. 발생하지도 않은 일을 위해 항상 무엇인가를 해야 하나라는 물음으로 말이다. 게다가 누구 하나 물어보거나 채근하지 않는 참여방식(그냥 타임라인을 보는 것)은 페이스북 사용자의 참여(배터리 문제와 위치정보)에 대해 역설적으로 더 느슨하게 만든다.

 

이번 페이스북의 시도가 의미 없거나 멍청하다는 것이 아니다. 성과가 단 한 건이라도 있다면 그건 분명히 가치가 있는 일이다. 다만, 논리적으로 완벽하고 깔끔해도 우리가 사는 인간 세상은 그게 제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서비스의 UX에는 논리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그것이 이기심과 귀찮음 같은 부정적인 모습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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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가 사회의 어떤 면에서 이해되고 UX에서 어떤 전략을 갖는지 바라보고 고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