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사라진 플랫폼 기업의 미래
LG G5의 부진보다 더 무서운 현실
안타깝지만 현실이 그렇다. 출발은 좋았지만 지난 4개월간의 결과는 그리 좋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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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G5는 기존 LG 스마트폰과는 다른 출발이었다. 갤럭시와 대등한 경쟁이 되리라 믿었고 이 평가는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는 지금과 같다. 당혹스러울 것이다. 만족하면서 쓰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제품이 소수의 전유물이 된다면 아쉽지만 실패다. 제품이 원인이기에 소비자가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소비자가 문제는 아니다. 만족하면서 쓰는 소비자, 구매하지 않은 소비자가 모두 말이다. 문제는 왜 많이 선택받지 못한 제품이 되었는가이다. 제품의 디테일한 문제점은 UNDERkg님의 리뷰를 참고하면 될 것이다. 제품 자체의 문제점은 직접 쓰면서 그리고 사용자의 성향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전달하면서 말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난 G5의 사용자가 아니다. 그래서 LG전자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기업도 사람과 같다고 생각한다. 기업을 구성하고 움직이는 것이 사람이니 이는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사람에게는 위협에 대한 반응 중 익숙한 것으로 돌아가는 성격이 있다. 매우 급하고 위기의 순간 갈림길에서 익숙한 길과 낯선 길이 있다면 익숙한 길을 가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 길이 익숙하다는 것이지 맞다는 뜻은 아니다. 굉장히 쉽게 하는 실수다. G5의 문제는 G5의 문제다. 그렇기에 플래그쉽 제품 전략과 그에 따른 연계 전략으로 풀어야 상식적이다. 하지만 LG는 플래그쉽 제품(G5)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 대신에 익숙한 것으로 되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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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를 통한 공략이라는 주장을 하지만 내가 볼 때는 그저 과거의 익숙한 선택으로 되돌아간 것 뿐이다. 그런데 그 선택이 더 화끈해졌다. 근 1분기 사이에 한 카테고리에서 5종의 제품이다. 화끈하다고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이 선택을 하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이제 협력업체들도 두손 두발 다 든 것 같은 느낌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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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출시 초에 개발자와 협력을 하고자 저런 행사도 열었던 것이리라. G5의 부진은 단순히 스마트폰 하나 부진한 것이 아니라 LG전자가 만들어가려는 모듈 플랫폼의 존망이 달린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G6에도 모듈을 이어갈 것이며 G5의 문제점은 이렇게 해결하고 장점은 이렇게 발전시키겠다라는 전략을 말해줘야 한다. 그리고 설득해야 한다. 한 철 장사로 끝낼 게 아니니 믿고 참여해 달라고. 그러나 LG전자에서 그런 리더십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기업이 만들려는 플랫폼을 누가 믿고 참여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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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제품은 다음 기회에 만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도 사람 사는 것처럼 장점은 더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믿음이 사라지면 그건 위험하다. 그냥 선택지에서 밀려나는 것이다. 어차피... 역시나... 이번에도 그럴 텐데... 삼성전자가 해내고 있다면 LG전자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존을 위해서라도 익숙한 것에서 벗어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