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를 모으는 가상현실 기기, 어떤 게 있을까?
최근 가상현실(VR)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 개발자를 위한 자리에서 홀로렌즈를 이용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결합한 혁신적 사용자 체험 기술을 선보였다. 또한 2015년 5월 28일에 발표한 구글 개발자회의(I/O)에서는 가상현실을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방법과 함께 구체적인 콘텐츠 생산을 위한 촬영 기술을 소개했다.
이미 삼성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가상현실 기기인 기어 VR을 출시했고 LG에서는 G3전용 VR 기기 VR for G3를 G3 구매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제공했다. 이처럼 천천히 고조되어 가는 가상현실 기기는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떤 식으로 즐길 수 있을까? 구체적인 디바이스와 촬영 기기에 대해서 알아보자.
오큘러스 리프트 - 대중화된 가상현실 기기
가상현실 기기 가운데 가장 앞서가는 기업은 오큘러스이다. 머리에 쓰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형태로서 2012년 12월부터 300달러짜리 개발용 키트를 일반 판매했다. 주로 3D그래픽을 위한 게임을 위해 특화된 기기로 유니티 3D와 언리얼 엔진을 지원한다. SDK를 설치함으로써 기본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비슷한 가상현실을 제공하는 기존 HMD는 작은 디스플레이 패널 2개를 직접 눈 앞에 배치하면서 정교한 렌즈를 사용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대형 6인치 패널 1개를 좌우로 나누어 각 안구용으로 사용한다. 또한 정교하지만 값비싼 렌즈 대신, 컴퓨터 측에서 두 눈의 시야에 맞추어 어안 렌더링을 하고 이것을 패널로 출력시킨다. 이후 HMD본체에서 볼록렌즈를 이용해서 두 눈에 적절한 상이 맺히도록 한다. 따라서 넓은 시야각을 통해 현실감이 늘어나면서 비교적 저렴하게 가상현실을 구현할 수 있다.
2014년 9월 5일 삼성전자는 IFA 2014에서 갤럭시 노트 4를 소개하며 오큘러스와 합작하여 만든 기어 VR을 공개했다. 갤럭시 노트4를 디스플레이로 이용하는 방식이며 97도의 시야각을 제공한다.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폰과 PC를 이용하는 가상현실 시스템은 오큘러스 기술과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넓은 시야각과 빠른 반응속도가 장점이지만 어안렌더링으로 인한 주변부 화질 저하가 단점이다. 또한 디스플레이 일부만 이용하기에 체감적으로 고해상도를 경험하려면 훨씬 고해상도 패널을 써야한다는 단점도 있다.
구글 카드보드 - 원천기술에 가까운 DIY 제품
구글 카드보드는 구체적인 제품이 아닌 하나의 규격이다. 도면이 그려진 골판지 상자, 양쪽 눈을 위한 어안렌즈 2개, 자석, NFC 태그 스티커로 이뤄진다. 벨크로나 고무밴드를 이용하여 머리에 고정시킨다.
해당 도면에 따라 개인이 제작해서 만들면 오큘러스 HMD와 비슷한 제품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개인 스마트폰을 디스플레이 대용으로 삽입하면 가상현실 기기로 완성된다.
기본 원리는 오큘러스 리프트와 같다. 오큘러스 리프트가 전용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으며, 기어 VR이 특정제품인 갤럭시노트4를 쓰는데 비해 구글 카드보드는 안드로이드를 쓰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을 디스플레이로 대용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제품을 자체 제작하지 않고 기술을 무료로 공개하며 저작권을 주장하지 않는다. 상용 제품 판매도 막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술 자체의 보급을 최우선적으로 하겠다는 구글의 의도이다. 이번 구글 I/O 2015에서 6인치 스마트 기기까지 지원할 수 있는 2번째 카드보드가 발표되었다.
JUMP 프로젝트 - 가상현실 콘텐츠를 직접 만든다
사실 지금 가상현실 기기는 개척기이다. 따라서 기기 숫자도 많지 않지만 더욱 심각하게 부족한 것은 콘텐츠이다. 비교적 저렴한 오큘러스 리프트나 기어 VR조차도 몇 십만원은 되며, 1만원도 안되는 카드보드라고 해도 막상 만들고 나서 콘텐츠가 많지 않기에 활용도에서 떨어진다. 더구나 이런 기기의 보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이른바 킬러콘텐츠는 아직 없다.
구글에 제시한 점프(Jump) 프로젝트는 가상현실 비디오를 좀 더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해 주는 방법이다. 구글답게 직접 완제품을 만들지 않고 기반 기술을 공개하며 관련 업계와 협력하려는 의도를 나타냈다.
구글 점프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영상을 찍는 카메라로서 360도 카메라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원리를 담은 사양을 무료로 공개했다. 3D 프린팅 부품을 위한 도식도 포함되어 개인이 집에서도 제작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16개의 카메라를 이용해서 사방을 담고 다시 위쪽을 찍은 카메라를 추가해서 모든 방향에 대응할 수 있다.
완제품을 구입하고 싶은 사용자를 위해서는 액션 카메라 업체 고프로(GoPro)와 제휴해서 만든 새로운 VR 카메라 '어레이'가 나왔다. 어레이는 16대의 카메라로 전방위 입체 영상을 촬영해서 이를 하나의 입체영상 파일로 결합한다. 이 파일이 구글이 개발한 렌더링 기술을 거쳐 유튜브에 3차원 영상으로 업로드된다. 사용자는 유튜브 앱이 깔린 스마트폰과 구글 카드보드 등을 이용해서 입체영상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