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V950, 유출된 신제품에 나타난 전략은?

현재 한국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만들어서 유통하고 있는 국내기업의 숫자는 매우 적다. 갤럭시 시리즈로 유명한 삼성전자와 G 시리즈를 내놓고 있는 LG전자가 있다. 피처폰 시절에는 이 밖에도 좀더 많은 기업이 있었지만 스마트폰이 가져온 시장변화와 함께 사라져버렸다.

 

시장에서 팔릴 만한 제품을 내놓지 못한 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름 매력적인 제품을 내놓던 기업이 없어지면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아진다. 다양성이 없어지면 그만큼 활력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독특한 개성을 가진 스마트폰을 내놓던 팬택이 법정관리 이후 한동안 사라진 것에 아쉬움을 느끼는 사용자가 많았다.

제품사진출처 : Vega Blog (이후 동일)

그런 팬택이 다시 새로운 제품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나왔다. 새로운 인수자를 맞아 2016년 1월 출범식을 가진 팬택이 보급형 스마트폰을 곧 출시한다는 정보이다. 아직 확정된 정보는 아니지만 유출된 신제품 소식은 팬택을 좋아하는 사용자에게 기대감을 품게 만들었다. 유출된 신제품의 모습과 스펙을 통해 팬택의 새로운 시장전략을 알아보자.

팬택 V950 - 중저가폰으로 3월에 베트남 출시예정

벤치마크 테스트 사이트인 GFX벤치에서 팬택의 새로운 스마트폰을 V950이란 모델명까지 언급하며 사양을 공개했다. 

우선 5인치 디스플레이를 선택한 것은 이 제품이 ‘노트’로 대표되는 패블릿 시장이 아니라 한 손에 들고 다니며 주로 터치를 통해 사용하는 ‘폰’ 제품을 겨냥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현재 안드로이드폰 시장에서 5인치급은 가장 휴대에 무난하면서도 넓은 화면을 제공해주는 크기로 사용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가장 중요한 연산을 맡은 칩으로 퀄컴 스냅드래곤 615을 선택했다. 이 칩은 2014년 4월에 스냅드래곤 805 등과 함께 발표되었으며 64비트 코어텍스A53 옥타(8)코어 구조로 되어 있다. 1.8GHz 쿼드코어 + 1.0GHz 쿼드코어가 교대로 구동한다. 

그래픽 처리는 내장된 아드레노405가 맡으며 1080p 60fps H265/HEVC 디코딩을 지원한다. 해상도는  WQXGA(2,560*1,600)까지 대응할 수 있다. 통신규격은 LTE-A Cat.4 150Mbps 를 지원한다. 준고급 칩셋으로 현재 SKT에서 출시한 중저가 스마트폰 ‘쏠’에도 이 칩이 쓰였다. 

성능으로 볼 때는 무난하지만 프리미엄폰 들이 스냅드래곤 820으로 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다면 최고의 성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2GB 램 역시 마찬가지로 3GB를 탑재하는 추세로 볼 때 약간 아쉽다.16GB 내장 메모리는 그렇게 많은 앱을 설치하지 않는 사용자층에게 유용하며 1200만 화소 후면 카메라와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역시 중저가폰 수준이다. 부품 수급이 매우 용이하고 단가가 비싸지 않은 부품 위주로 채택했다고 볼 수 있다. 

시장전략 - 생산원가 절감과 중저가 전략

팬택 내부 직원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블로그 'Vega Blog'에서는  팬택이 신형 스마트폰 'V950'을 출시할 예정임을 확인했다. 2016년 3월 베트남에서 출시할 예정이며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 팬택이 신제품을 국내를 포함해 인도네시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 것에 비해 약간 다른 방향이다.  

 

팬택 V950은 2014년 11월에 발표한 베가 팝업노트 이후 16개월만에 내놓은 신제품이다.  그때까지 팬택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주력제품으로 삼성이나 LG와 동등한 시장에서 경쟁하는 전략을 취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팬택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연속성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소유주가 바뀌었고 생산, 유통 기반이 송두리채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재 팬택은 쏠리드가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팬택이 스마트폰 제품 생산을 베트남이나 중국 등의 외주업체에 맡길 것으로 본다. 법정관리 등을 거치는 동안 국내 공장을 비롯한 생산부분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3월에 베트남에서 제품을 내놓는 것은 생산 현지인 베트남 시장에 중저가 모델을 먼저 내놓고 반응을 보면서 본격적인 국내 시장 복귀를 준비하는 과정이란 분석이다.

업계전문가는 “얼마전 국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SKT 루나는 외국 출시 제품을 약간 변형한 모델이다” 면서 “팬택 V950 역시 베트남 등지에서 시장조사 겸 판매를 하다가 몇 가지 부분을 고쳐서 국내 모델로 변신할 가능성이 높다” 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