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7, 삼성전자 갤럭시S7 성공전략 모방할까
듀얼카메라 제외하면 이전작과 유사…
단점 개선에 주력해 원가절감 효과 기대
애플이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7’ 시리즈의 디자인을 이전작과 비슷하게 유지해 원가를 절감하고 그동안 지적받은 단점을 개선하는 등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7 시리즈가 이런 전략으로 실적을 크게 개선하며 성과를 내자 애플도 이를 따라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폰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기존 아이폰6 사용자들의 교체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애플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아이폰7 어떤 변화 생기나
타임은 7일 “애플이 아이폰의 가장 큰 단점을 해결해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 갤럭시S7과 LG전자 G5 등 안드로이드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대결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보도했다.
팀 쿡 애플 CEO |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 최저가 모델에 16기가 용량의 내장메모리 탑재를 고집했다. 하지만 9월 출시하는 신제품 아이폰7 시리즈는 32기가 모델부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필 쉴러 애플 부사장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클라우드 서버와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대로 16기가 용량은 대부분의 사용자에게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6기가 내장메모리가 아이폰6S부터 추가된 4K급 고화질 영상촬영과 움직이는 사진 ‘라이브 포토’ 기능을 온전하게 사용하기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일자 전략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대부분의 사용자가 16기가 용량이 부족해 가격이 더 비싼 상위 모델을 구매하던 상황에서 이런 변화는 아이폰의 체감가격을 100달러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이폰7은 대화면 모델에 듀얼카메라가 최초로 탑재되고 이어폰단자를 제거해 단말기 두께가 더 얇아지는 등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무선충전 또는 방수기능이 새로 추가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외신들이 부품공급사를 통해 입수한 정보를 보면 아이폰7의 디자인은 아이폰6이나 아이폰6S 등 이전작과 거의 비슷하다. 이전과 달리 2년마다 한 번 나오는 새로운 시리즈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은 기존의 제품 출시전략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는 시장변화에 긴밀히 대응하는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7 성공전략 따라가
애플이 삼성전자 갤럭시S7 시리즈의 성공전략을 따라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의 둔화에 대응하며 이전에 아이폰6의 성공으로 검증받은 ‘안전한 길’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에서 공급부족으로 초반 판매에 차질을 빚었던 곡면화면의 ‘엣지’모델의 생산비중을 갤럭시S7에서 늘리고 외장메모리 슬롯을 추가하는 등 변화를 줬다. 또 방수기능과 저조도 카메라 등 사용자의 체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아이폰7의 디자인으로 추정되는 도면 이미지 |
애플의 아이폰7 전략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전작과 디자인을 유지하며 개발비를 낮추는 한편 가장 크게 비판받았던 기본 모델의 내장메모리 용량을 늘리고 카메라 기능을 강화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이폰6S는 훌륭한 제품이지만 소비자의 실제 요구를 반영하지 않아 실패한 측면이 있다”며 “차기 아이폰은 애플을 다시 스마트폰시장의 왕좌로 복귀하도록 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폰 신제품의 디자인을 이전작과 유사하게 만들 경우 원래 탑재하던 부품을 재사용하며 생산원가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이런 전략으로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을 크게 높였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저성장시대에 접어든 스마트폰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요소는 차별화가 아닌 품질과 브랜드, 가격 등 기본적인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애플같이 검증된 업체들은 안정적인 전략을 택해 시장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플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과제는 중국에서 2년 전 출시한 아이폰6의 교체수요를 아이폰7로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다.
대화면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은 중국은 애플 최초로 화면크기를 5인치 가까이 늘린 아이폰6의 흥행으로 아이폰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애플이 올해 5월 기준으로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이 5위까지 하락하는 등 고전하고 있는데다 스마트폰 평균 교체주기가 2년 반 이상으로 길어진 만큼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중국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보급형의 ‘아이폰SE’마저 실패하며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며 “아이폰7도 인기를 끌지 못하면 가장 큰 고기를 놓치는 셈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 김용원